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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96

종주 마지막 날 - 세석에서 출발 천왕봉을 넘어 중봉으로 1 지난 밤에는 그동안 잠이 밀린 바람에 초저녁부터 완전 다운이었다. 사람들이 거실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누워서 꼼짝없이 비몽사몽 실내가 너무 커서 그런지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추워서 몇 번 잠을 깼을뿐 그저 기절하듯이 잠을 잤다. 다른 일행들은 또 예외없이 잠을 설쳤다고 하소연인데. ㅎ 일어나보니 비소식이 들린다. 이른 새벽이니 또 한차례 쏟아지는것일수도 있고 걷는 내내 우리를 괴롭힐 수도 있기에 약간 긴장했다. 출발 전에 미시나 한그릇씩 마시고 장터목에서 누릉지를 끓여먹기로 했는데, 계획이 바뀌어 누릉지를 끓여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잘한일인것이 그러는 동안 빗발이 서서히 잦아들었으니까. 경험상 알 일이지만 장마철 고산에서는 새벽에 한차례씩 비가 쏟아지기도 한다. 노고단에서도 그.. 2019. 8. 8.
화대종주 사흘째 2 -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2019년 7월 24일 오전 9시 50분 우리는 벽소령 마당에 섰다. 원래 이쯤에서 이른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먹을까 했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생각을 접었다. 대신 아무곳에서나 주먹밥을 먹기로 했던것. 암튼 이 벽소령은 우리의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곳이다. 멀리는 15년 전부터 가까이는 작년 겨울까지. 그동안 많은 변화도 있었다. 처음엔 화장실도 이동식이었다. 근처만 가도 냄새가 펄펄 풍기는 혐오스러운 곳이었으나 지금은 지리산의 전 대피소를 통해봐도 가장 깨끗하고 편리한 수세식 화장실을 자랑한다. 취사장도 아픈 다리를 끌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던것을 이제는 대피소 초입에 환전 쌈박한 새건물로 지어놓았다. 제작년 전체 리모델링을 하여 독립형 침상은 물론 비싼 등산화를 가진 사람이 신발분실을 우려해 들.. 2019. 8. 6.
화대종주 사흘째 -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 오늘의 날씨도 별반 어제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바람이 많이 불어 야외취사가 힘들 지경이다. 짙은 안개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밥을 짓고 먹고, 또 밥을 지어서 주먹밥을 싸고.. 오늘이야말로 10km만 걸으면 되는 가벼운 일정이니까 급할일이 없지만 밤에 한 시도 안되는 시간에 잠이 깨어 뜬눈으로 네시까지 버티다 일어났다. 우리 둘 다 슬슬 몸이 부어가고 있는 중인가보다. 사진으로 보아도 퍽이나 쪄보인다는.. 삼각봉 올랐다. 천천히 오르니 하나도 힘이 안든다는 놀라운 사실을 이제야 알았을까 ㅋㅋ 선두 두 김대장 - 워낙 걸음이 빠르므로 아무리 천천히 가려 해도 브레이크가 말을 안듣는다는 건각들 후미대장 홍산님은 김대장의 부인을 에스코트하고 있다. 본인도 많이 힘들텐데 그래도 웃어주는 착한 사람. 나의 소.. 2019. 8. 5.
화대종주 이틀째 - 노고단에서 연하천까지 노고단의 아침이 밝았다. 다섯시에 기상하여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떡국을 끓이는 동안 한편으론 밥을 짓고,, 이것으로 점심을 싸가기로 했다. 원래 점심은 라면이지만 노고단에서 연하천 사이엔 대피소가 없으므로 취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안먹고 걸을 수는 없는데다가 행동식으로는 대체가 어렵다고 주장하는 분이 있으므로. 다음 날 아침엔 홍샘의 반찬가방이 없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전 날 밤, 야외테이블에 여러개의 반찬가방을 쌓아놓고 들어갔었는데, 제일 위에 있던 홍샘의 가방을 누군가 집어가버렸다. 그동안 지리종주는 많이 해봤지만 이런일은 정말 처음이다.. 이리하여 우리 일행의 반찬부족사태는 시작되었다.. 대피소 내부는 침상형으로 지내기는 편안하다. 특히 아래층이 다리아픈 사람들에겐 선.. 2019.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