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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힘들었던 지리산 서북능선 무박종주 1

by 혜산 2021. 5. 22.

2021년 5월 13일 밤 - 강변역에서 성삼재행 버스에 올랐다.

이 야간 버스로, 지리산 종주가 불가능한 요즘 그나마 손쉽게 지리산을 접할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버스는 함양과 인월을 거치고 뱀사골 골짜기쪽으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14일 새벽 3시가 채 안된 시간에 성삼재에 도착했다.

 

참 오랫만에 성삼재를 올랐다.  얼마나 반갑던지..

산행인구는 예전과 다르게 많이 젊어졌다. 코로나로 갈 곳을 잃은 젊은이들이 전보다 많이 산을 찾는가보다.

버스 한 대가 거의 만차로 등산객들을 산으로 실어 날랐다.

 

지리산 서북능선

오늘의 산행거리는 대충 23~25km로 넘어야 할 봉우리는

고리봉-만복대-정령치-고리봉-세걸산-세동치-부운치-팔랑치-바래봉-덕두산-인월 월평마을 되시겠다.

 

03시 서북능선 들머리 - 이제 고리봉부터 시작이다.

시작은 푹신한 오솔길이어서 좋았으나 그것도 잠시, 헤드렌턴 불빛에 달려드는 벌레들과 씨름하며 걷다보니 곧 오르막이 시작된다. 

걷다보니 자꾸만 주능선과 비교되는 서북능선길은 일단 벌레의 공격이 압권이다.

한여름에 걸어도 이렇게 벌레가 덤비는 일은 없었던 주능선은 그 시작도 아주 편했었다는걸 이 번에 실감했다.

어쨋든 만복대에서의 일출을 기대하며 정신없이 걷다보니 약 삼십분만에 고리봉에 도착했다.

 

 

3시 33분 작은고리봉

4시12분 묘봉치

 

묘봉치에서 만복대까지는 기나긴 오르막의 연속이다.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만복대를 다 올라야 동편의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있으므로 약간 속도를 내어 걷느라 허덕지덕 봉우리를 올랐다.

 

오전 5시10분 만복대

힘들게 오른 보람이 있다..

동녘의 붉은 하늘아래 의연한 천왕봉과 이어지는 주능선 - 감격이다!!

바로 앞에는 장엄한 반야봉..

 

 

이제 정령치로 하산할 시간

정령치까지는 2km 내리막길이다. 

 

 

오전 6시 35분 정령치

간단히 떡과 뜨거운 음료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도착한 정령치는 매우 조용하다.

 

 

십여년 전에 여기부터 이어지는 서북능선을 바래봉까지 걸어본 적이 있기에 여기부터는 뭐 쉬운길이지,,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십 년 세월을 그리 쉽게 보았던가.

우리 둘이는 돌아가며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 한 사람은 소화불량, 그리고 나는 소화불량에 이어지는 허기때문에. ㅎ

 

7시20분 큰고리봉

 

철쭉이 한창이다.

비록 주능선이 선명하지 않아 약간 실망이지만 철쭉으로 이어지는 길이 연신 감탄일만큼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