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파란 날 그동안의 깔짝 산행을 벗어나 조금 장거리 등산을 해본다.
전형적인 가을, 바람도 시원하게 잘 불어주니 산을 오르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전 날 비가 내렸기에 오늘은 오랫만에 문수봉을 오르기로 옆지기와 미리 약속을 해두었지만 뭉개다보니 산을 오르기 시작한 시간은 오후 세 시나 되어버렸다. 해도 짧은데..
조금 빠른 코스를 택하려고 깔딱고개를 통해 한시간만에 향로봉에 도착하여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바라보니 그림이 따로 없다!!
서울 시내를 내려보고 있는 의젓한 비봉의 모습
사모바위에 도착하니, 온통 주변은 마치 범죄현장이라도 되는듯 노란 금줄이 펄럭이고 있다.
사람들의 모여 앉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줄로 막아놓은 모습이 2020년 코로나쇼크의 정점을 찍는 듯이 보인다.
어쨋든 이 곳에서 샌드위치로 식사를 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좀 더 진행하기로 했다.
저 멀리 우리의 목표인 문수봉이 보인다.
언제 저 곳까지 가려나 싶은데..
정말 좋은것은 이 긴 산행중에 만난 사람이 열손가락에 꼽힐만큼 적었다는 거다.
이 아름다운 산이 온통 나 만의 것인듯 자유로운 산행에 행복감이 꿈틀거렸다.
오후 5시 30분 문수봉 도착
문수봉구간은 재정비를 마쳤다.
봉을 오르는 첫 구간은 짧은 계단이 놓였고, 잡고 오르는 봉의 위치는 거의 그대로인데 봉의 굵기나 위치가 조금더 잡고 이용하기에 편해졌다는 느낌인데, 저기 구간만은.. 봉우리 사이로 빠져버릴것만 같은 공포감이 여전했다.
바람마저 어마어마하게 불어서 저 인정사정없는 철봉들에게 불평을 늘어놓으며 간신히 통과!!
그러고 나면 펼쳐지는
이 멋진 풍경!!!
저녁햇살을 받아 금색으로 빛나는 두꺼비 바위
어디를 바라보아도 막힘없는 풍경들,, 보현봉과 백운대를 마지막으로 바라보고 대남문 쪽으로 하산했다.
근처만 다가가도 커피냄새가 풍기던,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남문엔 오로지 우리 뿐이다.
이 곳에서 비로서 식사를 하고 산성골짜기로 하산했다.
하산을 시작하자마자 해는 저물었다. 5.8km의 길고 어두운 길을 걷노라니.. 그동안 괜찮았던 컨디션이 이 곳에서 다 망가져버렸다.
중흥사복원때문인지 행궁터 복원 때문인지 등산로엔 뭔가 이동수단이 오르내릴 수 있도록 돌이 깔리거나 세멘트 포장이 되어있었다.
이게 무슨 산 길이냐?? 국립공원 맞는겨? 이거 공원측에서 허락받고 만든 길인가, 아님 임시 포장인가
이러면서 마구 마구 불평을 해 대었다.
딱딱하고 어두운 산 길은 발목이나 무릎엔 최악이다. 특히 긴 산행뒤엔 더욱 그렇겠지.
어쨋든 오랫만에 문수봉을 오르고 나니 약간 힘은 들었지만 마음엔 행복감을 가득 채우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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