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리산

2020 화대종주 - 마지막 날(유평리로 하산)

by 혜산 2020. 1. 27.


2020년 1월 18일 토요일

오늘 일정은 다소 길다. 산에서는 십여킬로만 걸으면 되지만 하산 후 서울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

아침으로 누릉지를 끓여 먹고 6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산행을 시작했다.


7시 30분 통천문


원래 이 시간에 천왕봉에 도착해야 했지만 어차피 일출도 없으니 그저 되는대로 천천히 사진찍으며 가기로했다.

통천문 위의 멋진 풍경도 놓치지말고 담아가기.

올해는 눈도 상고대도 없지만 그래도 멋진 곳.








통천문만 지나면 천왕봉은 거의 다 온셈이다. 이런 계단을 세개 오르고 약간 된 짧은 오르막만 오르면 되니까.









사진 No!!



산노을과 나는 밤새 울고 일어난 사람처럼 눈탱이가 퉁퉁 부었다. ㅋㅋ









멋지구나 반야봉!! 첫 아침햇살이 닿아있다.


오늘은 일출이 구름에 가려 없었다.

이럴줄을 예상했던 우리들은 한발 늦게 도착한 덕분에 널널하게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감격의 순간! 또다시 천왕봉에 섰습니다~~


이제 중봉 오르자.




오전 8시 40분 중봉


중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






9시 30분 써리봉



천왕봉에서 중봉과 써리봉을 거치는 구간은 그 경치가 주능선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등산객이 많지 않으므로 등산로는 다소 거칠고 어렵지만 고요하고 아름다운 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산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많이 생각나는 곳이다.


치밭목대피소 가기 전 간식타임

날씨가 봄처럼 따스하지만 물병의 물은 얼고 있다.



오전 10시 35분 치밭목대피소 도착

오늘 점심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라면이다.


홍대장 등장!

두차례에 걸쳐 라면을 끓이다보니 취사시간은 한시간 반이 훌쩍 넘었다.


계곡은 약간 얼락말락

이번 산행에선 무제치기폭포를 들러볼까 했었지만 시간이 빠듯하므로 그 생각을 접었다.

다음을 기약하며..



오후 1시05분 - 삼거리 (유평리와 새재의 갈림길)

진정한 고생은 이제 시작이라고하니 마음의 각오를 하자.


십여년 전에 유평리로 하산한 적이 있긴 하다. 그러나 너무 예전이라 잘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무척이나 안좋았던 기억은 남아있는데

다시 그 길을 걷다보니,, 험한 너덜은 물론 길도 없는 곳에 산죽을 베어 길을 잇고 계곡을 따라가는 보일락 말락 헷갈리는 구간까지

정신을 바짝차리지 않으면 길을 잃고 헤맬것 같은 구간도 부지기수라 야간산행은 절대 함부로 나설곳이 아니었다.

역시 그 악명이 괜히 생긴것은 아니었다는걸 실감하고 돌아왔다.


2시 10분경 - 이제 고된 너덜과 오르막은 끝. 이제부터 유평마을까지는 그저 편한 내리막길이다.


오후 3시 10분 하산완료!!!


서울로 돌아올 차편이 어떨지 급하므로 무조건 길가에 붙어있는 콜택시 전화번호로 택시를 불렀다.

십여년 전에 삼만원으로 다섯명이 타고 원지로 갔었는데, 지금은 미터기 나오는데로 받는다.

친절한 기사님은 삼만칠천원이 넘는 금액이 나왔지만 이천원이나 깎아주었다. 다음에 또 이용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감사!!

원지에서 양말 갈아신고 양치하며 의관을 정제한 후 우등고속 4시 20분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렇게 또 한번의 겨울종주를 마쳤다. 

마치 큰 숙제를 마친듯 가볍고 개운한 마음과 정신적 충족감 그리고 행복함은 지리산이 주는 큰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