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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2020년 1월 15일 화대중주

by 혜산 2020. 1. 27.

 

2020년 새해가 밝았다.

 

구정 연휴를 열흘 앞둔 15일 지리산으로 떠났다.

사실 이번 종주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원년멤버인 김대장이 사정상 불참하고 일정이 바뀌는 등.

그러나 그대신 새멤버가 동참했다..

출발예정일이 원래는 13일이었는데 느닷없이 집안에 큰 일이 생겼다. 그리하여 이틀을 미뤄 간신히 일정을 실행하게 되었으나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산행에 앞서 욕심을 부리진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소복히 쌓인 흰눈을 기대했다.

워낙 이제는 보기 힘든 설경인지라 혹시 지리산이라면 보여주지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런데 이 겨울이 워쩐일인지 삼동에 눈이 아닌 비가 내린다. 그것도 사흘씩이나..

 

 

15일 오후 10시 30분 용산역

열차는 45분에 출발하여 16일 새벽 3시 05분 구례구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동안 성삼재로 오르던 일정과 달리 화엄사에서 산을 오르려면 아침 식사가 좀 애매했다.

구례구역 주변엔 밤샘 영업을 하는 식당이 없다고 하여 집에서 미리 김밥과 컵라면을 준비했다.

 미리 예약해놓은 택시 기사님께 뜨거운 물을 부탁하여 구례구역내에서 김밥과 컵라면으로 이른 아침식사를 마쳤다.

구례구역에서 화엄사까지의 택시비용은 이만원.

 

 

16일 오전 4시 10분 출발준비를 마쳤다.

홍님과 새멤버인 진산님

 

 

5시 04분 연기암주변 샘터

바가지샘물이 달콤하여 맛이 아주 좋았다

 

 

6시 24분 집선대에서 잠시 쉬어간다.

 

 

7시10분 코재

 

 

무넹기를 오르는 마지막 한발자욱이 힘겨운 이 곳.

 

 

 

아!! 고생 끝 행복 시작? ㅋ 일단 코재는 올랐으니까~

 

 

7시 24분 전원 무넹기 도착 - 화엄사로부터 세 시간 십 오분정도 걸렸다.

 

 

우리의 아침식사는 사골 떡국. 이제 여덟시인데,, 엄밀하게 말하면 이건 점심식사인 셈이다.

앞으로 연하천까지 10.5km를 굶고 가야하므로 든든히 먹어둬야 한다는거.

대부분의 종주팀은 다 떠난 시간이어서 널널한 취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 9시 16분 출발준비 완료

 

 

식사를 마치고 노고단고개를 향하여 걷는 시간, 쉽고도 어려운 길이다.

 

 

 

 

 

노고단 고개에서의 전망

 

반야봉이 손에 잡힐듯 선명하고 멀리 천왕봉과 종주능선이 또렷하게 잘 보이는 화창한 날씨

길바닥엔 밟기 좋을만큼의 눈이 깔려있어 아이젠을 하지 않고도 걷는데 무리가 없다.

 

 

노고단고개에서 - 9시37분 종주시작

 

 

10시 23분 돼지령

 

 

 

 

10시 34분 돼지평전

 

 

10시 55분 노루목

 

 

이 날 노루목에서 간식 도난사건이 있었다.

우리 일행이 당한 일은 아니지만, 배낭을 이 곳에 놓아두고 반야봉을 올랐던 어떤 분이 배낭뚜껑에 넣어둔 간식을 누군가에게 싹쓸이 도난 당했던것..

십수년간 수십번 종주를 했지만 이런사건은 처음 들어보았다.

장터목에서 핸드폰 도난사고 정도는 있었다지만. 아 참, 지난 여름엔 노고단대피소 테이블에 놓아두었던 우리 일행의 반찬가방을 도난당한 적도 있긴했다.

도대체 이런 높은 산을 오르면서 자신의 식량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남의 것을 훔쳐먹는 인간들은 뭐란말인가...

 

 

12시 20분 삼도봉

파란하늘이 참 멋진 날!!

 

 

신예인 진산님께서도 반야봉을 배경으로 삼도봉에 섰다. 감격의 순간 ㅎㅎ

 

 

역시 젊음이 좋다~ 요런것도 해보니 ㅋ

 

삼도봉에서 한시간을 놀고 (따뜻하니까 마냥 늘어진다~) 

이제 화개재로 go~

 

 

550계단을 무릎이 뻐근할 만큼 내려서야 화개재..

 

 

화개재의 따스한 햇살 넘흐 좋다~ 해바라기 싫컷 한다.

 

이제부터 정말로 행복끝 고생시작인걸 각오하고 토끼봉으로 고된 오르막을 오른다.

확실히 화엄사에서 시작된 산행이라 토끼봉을 오르는 발걸음도 따라서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오후 2시45분 토끼봉

오늘은 일정은 이제 3km 남았다! 

 

 

봄날씨인 지리산의 토끼봉

한겨울에 얇은 바람막이 하나로 산행 중인데, 우리 진산님은 한 술 더 떠서 여름티셔츠 하나만 입고도 땀을 흘리신다.

 

 

 

 

 

토끼봉을 지나 계속된 오르막을 걷자니 슬슬 배가 고파온다. 아까 토끼봉에서 간식을 먹었어야 하는데 깜빡했다.

적당한 곳에서 일행을 기다려 건빵으로 간식타임을 가진다.

암, 먹어야 걷는겨

배가 고프기 전에 미리 먹어둬야 한다는 원칙을 잘 지켜야 산행에 무리가 없다는걸 되새기고 

마지막 기운을 모아 연하천을 향한 지루한 오르내림을 반복하여 드디어 

도  착!!!

 

 

 

오후 4시 45분 연하천 대피소

 

이번 산행엔 산노을이 카메라를 맡은 덕분에 모델노릇을 많이 했다.

제육볶음과 쌀밥으로 저녁식사, 약간의 이슬이를 곁들인 덕분일까,아주 꿀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