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저물어가는 평온한 어느 날.
중부 내륙에 눈소식을 들은 사위와 함께 - 눈 소식을 들으면 무조건 달려간다- 연차까지 내고서 달려간 길
12월 27일 서울서 7시에 출발하여 두시간 반 후 풍기 도착 - 어느 식당에서 황태찌개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희방사로 들어갔다.
전 날 산행코스에 대해 의논한 결과, 가장 마음가는 코스로 희방사를 정했다.
깔딱고개로 유명하긴 해도 일단 들어리는 깔딱으로 날머리는 평온한 코스가 좋다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까.
희방사매표소는 그 위치도 해발고도가 상당히 높다.
희방사매표소에서 연화봉까지는 4.5km - 두시간코스
우리는 제2주차장에서 출발했으므로 좀 더 짧은 코스가 되겠다.
조금 밟으면 시간을 땡길 수도 있다고 맘 먹었지만... 에고! 그건 희방사 코스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게다가 눈이 내렸잖아~
전날 내린 눈이 아주 많지는 않고 밟고 가기 딱좋긴 하지만 눈길이므로 평소보다 체력이나 시간을 필요로 한다.
10시 30분 희방사매표소 출발
10분정도를 오르면 희방폭포에 도착한다.
희방폭포 - 겨울이라 수량은 많지 않고 포근한 날씨로 얼지도 않았다.
10시 49분 - 희방사 앞을 통과한다.
지나면서 무슨 절이 이렇게 생겼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마도 희방사 부속건물인 모양이다.
희방사 코스 중간엔 생수를 구할 수 없다. 약수터를 묻는 우리에게 친절한 매표소 직원께서 희방사에서 길어왔다는 귀한 생수를 한 병 주셨다.
감사!!
11시 23분 - 깔딱고개 정상
약 53분쯤 걸렸다. 평소보다 조금 천천히 올랐지만 대단한 깔딱이다..
이 깔딱을 오르면 그 후론 좀 편해질까 했더니만 그것도 완전 오산.
예전에 다녀왔던 산노을의 깔딱만 오르면 나머지는 거저라는 헛소리에 속았다!!
이 곳에서 연화봉까지의 1.6km도 계속되는 오르막이어서, 작년 겨울에 올랐던 한라산이 떠오를 만큼 고된 오르막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 고생을 잊게 해주는 풍경이 나타났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아래 눈부신 눈 꽃과 상고대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멋진 이 설경
이 곳을 오를땐 한계령에서 오르는 설악산 중청대피소 직전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느낌이 아주 비슷했다.
아,, 어쩜 하늘이 저렇게 푸를수가 있냐... 감탄 또 감탄!
12시 30분 연화봉
물 한모금 안마시고 두시간을 쉬임없이 올랐다.
먼 산은 여유로운 산행을 할 수 없는것이 좀 아쉽지만 정상에서의 훌륭한 경치가 모든 고생을 눈녹듯 녹여주었다.
저 멀리 보이는 연화2봉 강우레이더관측소 옆에 대피소가 있다. 그 곳에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제1연화봉은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패쓰! 오늘은 시간이 넉넉치 않으므로 욕심은 버리기로 했다.
연화봉에서 대피소 가는 길은 시작부터 임도로 이어진다.
기상대에서 죽령휴게소까지의 길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널찍하게 잘 닦여져있지만 편한만큼 산행의 맛도 떨어지고 지루하다는 평이 있다.
그러나 오늘은 눈이 온 덕분에 딱딱한 시멘트를 밟지 않을 수 있으니 대박 행운이다.
더불어 멋진 설경까지 덤이다!
제2연화봉에 있는 대피소까지 이런 경치가 주욱 이어진다.
1시 30분 - 대피소 도착 3km를 걸어 오르는데 마지막엔 염증이 날 지경이었다.
어찌하여 사람들의 쉼터를 이렇게 높은 꼭대기에 올려 놓았단 말인가.. 널찍한 기상대 주변에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았겠나 했었는데
알고보니 군사시설을 리모델링 한 것이라고 하네. 어쩐지..
정면으로 보이는 취사장으로 곧장 들어갔다. 따스한 햇살 덕분에 넣어왔던 다운자켓도 필요없이 편안한 취사를 할 수 있었다.
점심메뉴는 사골떡국과 그리고 불고기 양념한 것을 조금 넣어가지고 가서 단백질을 보충했다. ㅎ
2시 50분 대피소 출발 하산 시작
하산길에 바라보는 비로봉쪽의 소백산
3시 45분 하산 완료 -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하산을 하고 보니 마침 4시에 출발하는 희방사쪽으로 향하는 버스가 대기 중인거다.
시간을 맞춰도 이렇게 잘 맞췄나.. 의도한 것은 아닌데. 택시를 불러 타고 원점 회기를 할 생각이었었다.
문제는,, 희방사 입구 삼거리에서 내리면 우리의 차가 있는 제2주차장까지 산길로 1.6km를 걸어 올라야 한다는 거.
그 구간동안 식었던 땀이 다시 흐른다. 등산이 다 끝났다고 스틱도 접었는데 괜히 그랬다는 생각들을 하면서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4시38분 드디어 주차장에 도착 - 집을 향하여 go~~
얼떨결에 나선 눈꽃산행에 모두가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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