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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발길따라

이번엔 분천에서 승부까지 걸어봤다

by 혜산 2019. 2. 23.

일곱사람이 뭉쳤다.

올해는 동강트레킹 대신 다른 곳을 알아보자며 나선 길.

낙동정맥 트레일을 기차길 따라 가보자.

승부역에서 양원역 까지는 지난번에 둘이서 걸어보았지만, 이번엔 분천역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차로는 더 가까이 갈 수 없기때문에 잡은 계획이었는데, 알고보니 동네길로 이어지는 시멘트포장 길이 비동역까지는 이어지고 있었다.

무려 4.3km... 

억울해~

암튼 서울서 출발하여 봉화 도착하자마자 출발 준비하여 분천역에 차를 세웠다.



*분천역 - 산타마을

크리스마스는 이미 지났지만 아직도 이 곳엔 산타가 계신다.

서울서 아침 먹으며 내려온 시간이라 출발이 조금 늦었다. 원래의 계획에 트레킹이 내일 예정인데 뜻밖의 비소식으로 날을 바꾸기로 했다.

덕분에 오늘은 날이 매우 맑고 따뜻하다.


10시 40분 분천역 출발





분천역에서 1km를 걸은 지점

가도 가도 우리가 바라던 강가의 푹신한 흙 길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작은 포장도로엔 차들이 지나가기도 하니 이게 웬일이래.. 이런줄 알았더라면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곳까지 가보는건데..



드디어 만난 오솔길

이제 차도는 끝인가 했더니 웬걸~

이 곳을 벗어나니 여전히 찻길은 이어진다.



그래도 날씨는 좋고 기분도 좋다.


맑은 물 흐르는 다리를 건너며 모두들 행복해했다. 공기가 너~무나 상쾌한거다.ㅎㅎ





이 시멘트 포장길이 슬슬 지겨워지기는 하지만 아직은 기꺼이 이 분위기를 즐긴다.



* 비동역


분천역에서 4km를 걷고서 나타난 표지판

이제 300m를 걸으면 비동 간이역에 도착한다. 진정한 트레킹은 여기부터다.


이 길을 걸으며 얻은 결론 하나는, 도대체 거리를 나타내는 표지판이 믿을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지도에는 4.3km인데 이 표지판은 4.6km라고 적혀있다.

이 곳을 지나면 길은 오른쪽 위로 철길로 오르게 된다. 그 곳이 비동역 임시승강장이다.



비동역에 다른 열차는 없지만 관광열차인 V트레인을 이용할 수 있다.


비동역에서 시작되는 체르마트길은 철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 산길로 이어진다.






약간의 경사도가 있는 산 길



조금 힘은 들지만 경사로는 별로 길지 않고 아름드리 노송을 바라보며 걷는 숲길은 포근해서 아주 좋다.



이제 하산 - 너무 짧아서 아쉬운 체르마트길


숲 길을 벗어나면 양지바른 주인없는 휴게소가 있어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에 딱 좋다.

단 물은 없다. 그러나 깨끗한 화장실도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꿀을 사거나 뭔가 필요한 분은 전화주시라요~

주인장인 가까이 있는 모양인지.

걷다보면 민가가 한 채 있는데 그 곳인가..




* 쓸쓸한 양원역


비동역에서 2.2km의 거리이므로 점심먹고 잠시 걸으니 바로 양원역에 도착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양원역엔 기차를 기다리는 몇몇 손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다.

이 곳에서 막걸리 한 잔 먹어보려던 남정네들의 꿈은 날아가버렸다.

아마도 주말에만 문을 여는지 하다못해 생수 한병도 사먹을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하늘세평길의 진정한 트레킹은 여기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부터 제대로 걸어보자~




어느새 버들개지가 어여쁘게 피었다.








북진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오후 3시 45분 승부역 도착

원래는 산길로 다시 분천역으로 되돌아갈 예정이었지만 그 계획은 무리한 것이었다.

거의 한라산을 다녀오는 만큼의 거리인것을.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고 떠난것이 잘못인게다. 거기에 사람들은 이미 지쳐서 도저히 더 이상은 걸을 수 없는 상태인지라 다시 되돌아갈 방법은 열차밖에 없었는데 그 마저도 이미 십오분전에 떠나고 없었다.

대략난감..







결국은 봉화에 사는 친지분께 부탁을 드려서 승부역을 떠났다.

봉화에서 승부역을 차로 오는 길은 석포역쪽으로 들어와야 한다.


총 12.1km의 길을 걷는데 다섯시간이 걸렸다. 점심먹는 시간을 뺀다면 네시간 정도 걸린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