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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일지

유별난던 수요산행 - 사모바위까지

by 혜산 2018. 12. 18.

한차례 모진 추위가 지나간 다음 날.


모처럼 해가 밝은 이른 시간에 이루어진 수요산행.

시간 여유가 있는 날이니 오랫만에 비봉능선을 오르자 했다.

이른 시간이라 해도 이미 오후 두 시.

약수터에서 물 한바가지씩 들이키고 능선을 이용해서 향로봉을 오른다.

이상하게도 전 날부터 편두통이 시작된 나는 배낭 속에 보온병에 뜨거운 물 한병 넣었을 뿐인데 몸이 무겁고 또 무겁다.


중간에 쉴겸 커피 한 잔 마시자는 나의 제안을 사모바위에 도착해서 마시자는 산노을의 대답이 뭉개버리자 급작스럽게 짜증까지 밀려온다.

이렇게 몸이 안좋으면 화가 치밀고 짜증이 나는구나...

어쨋건 사모바위에 도착하니 해는 아직 높이 떠 있으나 그 열기는 그저 미미할뿐.

해 가리는 곳 없는 넓은 광장에 자리를 펴면 좋으련만 굳이 나뭇가지가 얼기설기 곧 그늘이 들 것만 같은 곳에 자리를 잡는 통에 속으로 또 짜증.

그러나 이러자 저러자 의견을 내 세울만큼의 기운도 없으니.

얼른 대충 시간 때우고 떠나자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하산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내려오자 두통이 밀려온다. 내평생에 두통과는 거리가 멀었건만 웬 편두통이란 말인가.

하산하자마자 약국에 가서 두통약을 샀다. 그 자리에서 복용하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데 예정에 없던 일행이 끼는 바람에 늦게까지 술자리로 이어지는 사태 발생.

술 한 잔에 기분이 마구 업된 산노을 두고 먼저 혼자서 집에 가자니 마음이 안 놓이고 그 자리를 지키자니 고역인 상태로 밤이 깊어갔다.

결국 그날 밤부터 사흘을 내리 모진 두통에 시달렸다. ㅠㅠ



해 그림자가 길어진 솔밭

잎은 푸르지만 초겨울의 쓸쓸함이 묻어난다.





추위가 살짝 가시자 기다렸다는듯이 따라온 미세먼지로 하늘이 흐리다.







해마다 시산제를 지내는 기자촌 능선의 대머리바위 - 역시 계절탓인가- 쓸쓸해보인다.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은 한 주를 보냈다.

그동안 게을리했던 운동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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