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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일지

7월의 북한산은 이렇게 멋지다 - 500번째 포스팅

by 혜산 2018. 7. 22.

2018년 7월 3일


둘레길을 걸었다.

장마때문에 수시로 비가 오락가락 하므로 아무생각없이 있다가 갑자기 나선 길.

그래서 그냥 가벼운 운동겸 나섰다.

그런데 대기는 그 수증기가 증발하며 하늘에 모인결과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준다.


아뿔사!! 이런 날은 산에 올랐어야 하는건데...

한폭의 그림같은 하늘을 둘레길 좁은 틈새로 바라보고 있자니 어찌나 아쉽던지.




여기까지가 둘레길의 종점.

계속 진행해도 되지만 내리막 계단이 싫다는 산노을의 제안에 따라 오던 길을 다시 되짚어간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나름 좀 더 운동이 되기도 하고.



7월 13일


어느새 장마는 끝이나고 불볕더위가 시작되었다.

이열치열 - 산을 오르면 그 무서운 더위도 어느정도는 감당이 되겠지 싶어 일단 약수터로 방향을 잡고 출발.


약수터에 도착하면 비로서 약간 몸이 풀리면서 좀 더 위로 오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동안 산을 다니면 배운 노하우 - 산은 오르면 오를 수록 시원하다는것.

오를때 고생이 되는 만큼, 아니 그 이상의 보람을 꼭 안겨준다는것. 이 것 하나는 확실하다는 것.


장마끝이라 수분 만땅이고 땀은 무지하게도 흐른다.

머리에 아예 수건으로 띠를 매고 모자를 써야한다. 그래야 얼굴로, 눈으로 들어가는 땀을 좀 더 막아볼 수 있다.


그동안 여름이면 지리산 속에서 피서를 했었다.

그 시원하던 지리산도 차츰 더워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느산에 비하랴. 

그런데 올해는 각자의 사정으로 지리산종주가 무산되었다. 

내년이면 가능할까... 아님 이대로 끝인가.




향로봉을 향해 가던 중 전망봉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기자촌능선에서 이어지는 이 봉우리는 이름이 없다. 우리끼리 지은 이름 - 전망이 베리굿이므로- 전망봉이다. ㅎ


향로봉에서 길게 이러지는 능선 끝에 깜찍한 족두리봉 - 그 너머는 인왕산과 안산을 넘어 여의도가 보인다.

조렇게 작아보이지만 나름 거대한 슬립이다.

바위꾼들의 연습바위로도 유명하다.






나의 유일한 모델 산노을- 왕년의 푸짐했던 몸매는 간곳없이 훌쭉해진 몸으로 산을 누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면 누구나 멋져보인다.  더구나 흰구름이 들러리를 서기까지 하면 금상첨화


백운대 위엔 아직도 미련을 못버린 검은 구름이 어디에다 비를 뿌릴까 궁리 중인듯.

역시 북한산의 주봉답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향로봉에도 인적이 없다.

이 날은 진정 바람 한점이 인색한 북한산이다.

힘든 산행일수록 걷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지리산을 생각한다. 

지리산행에 비하면 가벼운 배낭,  얼마되지도 않는 거리인데 - 이제 삼도봉이나 갔을까- 이러면서 나약해지는 몸과 마음을 채찍질 ㅋ




욕심같아선 좀 더 산을 걷고싶지만 출발이 늦었으므로 아쉬움을 접고 하산하여 더위 속으로 돌아간다.

아무리 더워도 역시 산 위는 시원하다..


* 하산을 시작하자마자 나무뿌리 밟고 미끄덩 해버린 산노을 - 덕분에 곁의 바위에 팔꿈치를 깨고 다리를 긁혔다.

 눈을 감고도 다닐 만큼 수없이 다닌 산이건만,, 순간의 실수로 며칠간 불편을 감수하며 새삼 느꼈을것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 허구가 아님을.


1994년 이래로 가장 더웠던 오늘

시원한 산이나 바라보며 마음을 달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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