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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2018년 1월 2일~5일 종주

by 혜산 2018. 1. 14.

2018년 새해 초 이튿날

날씨는 포근한 편이다. 눈소식도 별로 없으니 올 해의 겨울 지리도 별로 멋진 경치를 볼 수는 없을 듯.

마음을 접고 떠나는 길 ㅎ

10시 50분 열차를 기다린다.

해가 갈수록 모든 일들은 매너리즘에 빠진다.

설레이던 기차여행의 흥분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고..

 

 

용산역 - 영등포에서 떠나는 것보단 한결 편하다.

 

초고속 열차가 다니는 요즘 네시간의 기차여행도 참 지루한 느낌이다.

어서 빨리 목적지인 구례구역에 도착하기만 기다리며 지나치는 역을 하나씩 헤아리는 밤.

둥실 보름달이 떠있다.. 그것도 슈퍼문이라네.

 

일행은 모두 열일곱 - 그 중 성인이 아홉이고 지리산종주 유경력자가 열다섯이나 되는 정예부대.

확실히 걸음이 빠르다.

노고단대피소에서의 취사도 얼른얼른, 발걸음이 빠른 이들은 동작도 빠른가 ㅋ

암튼 이른 아침 식사를 끝내고,,  바람불고 어두운 노고단고개는 기념촬영없이 그냥 통과~

돼지령도 임걸령 샘도 쉼없이 통과 하다보니 삼도봉에 도착하여 일출을 맞이하게 되었다.

 

*삼도봉 - 오전 7시 40분

 

동쪽엔 일출이 시작되려하고 있는데 서쪽 하늘엔 둥근 슈퍼문이 둥실 떠있다.

하늘도 맑아서 멀리 천왕봉이 한 번에 조망되는 기가막히게 좋은 날씨.

단지 바람이 불고 추워서 늘 하던 삼도봉에서의 막초타임도 생략되었다.

 

* 삼도봉 일출

 

오전 7시 42분 일출

 

 

 

 

아 손시려~~

한 장 찍고 돌아서는 산노을 ㅎ

 

일행은 걷는 속도가 빠르다.

빨라도 너무 빨랐던지, 그간 근력이 좀 떨어진 왕년의 수요멤버 한 분이 그만 뒤쳐지고 말았다.

삼십분 이상을 뒤쳐져 연하천에서야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오전 9시 - 토끼봉

잠시 간식을 먹으며 후미를 기다린다.

 

 

올해의 눈은 이런 정도인데 멋진 설경은 없지만 작년보다는 훨씬 걷기 좋은 상태다.

 

 

 

 

 

아이들의 체력은 요술봉같다. 마구 뛰는가 하면 금세 바닥에 주저앉고 드러눞기가 일쑤.

그러다가 또 벌떡 일어나면 빠른속도로 걷는다. ㅎ

 

 

오전 10시 30분 연하천대피소 도착

 

이건 뭐, 그동안의 시간에 비하면 거의 달려온 셈이다.

이른 시간인지라 취사장도 우리의 독무대인데, 취사장엔 작년에 없던 유리문이 달려있는거다.

그동안 화장실도 깨끗이 정비했다. 차츰 등산객을 배려하는 마음이 나아지는것 같아 고마울 지경.

올 해의 지리산은 가뭄상태로 식수도 거의 고갈되었다는 소식때문에 우리는 모두 2리터짜리 페트병을 준비했다.

그나마 물사정이 좋은 연하천에서 물을 길어 벽소령까지 지고 갈 예정이다.

 

 

파란 하늘아래 멋진 연하천!!!

정말 아름다운 하늘이다.

 

 

 

 

화장실도 예쁘게 재단장했다.

 

 

 

 

삼각고지에 올랐다.

점심 먹고 쉬며 느슨해진 몸이 이 고지를 오르려면 다시 숨이 차오른다.

 

 

햇살도 따뜻하니 쉬어가자~

 

 

 

 

천왕봉이 그림처럼 선명한 날

길다란 영신봉능선 뒤로 촛대봉도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

 

 

 

 

푸른 하늘 아래 멋진 형제봉

 

 

시간이 지나치게 널널한지라 가는곳마다 쉬어간다.

 

 

 

 

 

 

 

오후 2시 벽소령대피소 도착

 

 

 

 

 

벽소령대피소의 이 모습도 이번이 마지막일듯 싶다.

내년엔 새롭게 단장을 하기 위해 공사가 진행된다고 한다. 내년 여름 벽소령의 하늘을 볼 수는 없겠지만 많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