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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2017년 여름 지리산

by 혜산 2017. 8. 19.

 

2017년 8월 6일~7일

2박 3일의 종주 - 참여인원이 엄청 대규모인 31명

그 중 학생이 22명

 

우리는 그저 책임이나 의무없는 동반인으로 함께한다.

 

 

서울엔 장마가 길었다. 예년처럼 7월 말에 갔더라면 비때문에 어쩔뻔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비는 오랫동안 지루하게 내렸다.

그런데, 하필이면 우리가 출발하려는 시점에 태풍소식이 있다.

이름하여 '노루' 라는 태풍.

비에 대한 대비는 물론 하겠지만 비가 많이 내린다면 입산금지가 될 수도 있기에 약간 걱정을 하였는데 다행히 태풍은 일본으로 방향을 꺾어서 후쿠오카에 상륙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

서울을 떠나는 날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더운 날이었다.

마치 습열사우나같은 더위가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든 날.

 

구례구역에 도착하니 그나마 서울보다는 훨씬 상쾌한 기후가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성삼재는 태풍의 영향인지 시원하다 못해 추울지경의 바람이 불고 있는거다. 대박!!

 

 

 

 

아침식사는 간편식 - 이것도 많은 인원이 함께하면서 빚어진...

나는 인스턴트식품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전망대쪽으로 노고단을 오르는 길은 공사중인지 통제되어 있다.

 

 

 

 

비 걱정을 했건만 햇살이 찬란히 빛나는 날씨

 

 

이번이 두번째 종주인 지수양

졸업생 대표로 참가했다.

 

 

사진은 고마 찍읍시더, 마이 찍었다 아이가~

 

 

늘 같은 지리산이건만,, 그래도 꿋꿋이 올 해의 사진을 남기고자 열심인 산노을

 

 

이 아이들이 중 다섯명은 지리산 종주 유경험자로 조장을 맡았다.

 

 

옛스승과 옛제자가 지리산에서 만났다. ㅎ

 

 

일행이 많으면 아무래도 출발하는 시간도 오래걸린다.

사진을 찍어도, 잠시 쉬어가기에도 늘어지는 시간.

 

 

 

 

 

 

 

 

노고단 고개에서 출발한지 약 사십분이나 걸려서 돼지령에 도착했다.

여기부터 벌써 선두와 후미가 갈리기 시작한다.

 

 

 

 

 

돼지령에서 약 이십분을 더 걸으면 임걸령샘터

 

 높은 산 능선인 이 곳에서 어쩜 저렇게 물이 잘 나올 수 있을까.. 물도 엄청 차갑고 맛도 좋다.

최고의 샘인것만은 틀림없는 듯.

 

 

 

 

 

 

오전 9시경 삼도봉

 

 

김대장이 모시고 온 산삼주가 햇빛을 보는 순간!

먹태안주를 만들기 위해 청량고추를 썰고 있다. 사실 이 곳에서의 음주는 되도록 피하는것이 좋다. 아님 정말 딱 한 잔만.

여기에서 일단 550계단을 내려간 후엔, 바로 좀 전에 마신 술을 후회하게 된다는 거.. 유념할 일.

 

 

 

 

 

후미가 워낙 느려서 기다리며 천천히 진행을 하다보니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나 되었다.

그러나 그러고도 한시간 이십분을 더 기다려서 마지막 후미가 도착했다.

그런 바람에 조를 짜서 라면을 끓이려던 계획은 날아가버리고 시간단축을 위해 먼저 도착한 우리는 수도없이 많은 라면을 끓여야 했다.

 

 

 

 

아직 출발준비가 끝나지 않은 몇 명을 남겨두고 연하천을 떠나는 시각이 오후 세시가 넘었다.

보통때 같으면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할 시간이다.

 

 

그래도 쉴 곳에선 쉬어가자~~

한 깔딱을 올라야 쉴 수 있는 이 곳.

 

 

하늘은 맑고 구름도 예쁜 날. 멀리 천왕봉이 우리를 반겨주듯.. 맑은 얼굴을 보인다.

벽소령대피소를 비롯하여 지리의 능선들이 참 선명한 날이다.

 

 

 

좀 더 당겨서 본 벽소령대피소

 

 

지수양은 체력이 과거 학생시절과는 딴판으로 훌륭하다. 체력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함께한 이들의 귀감이 되어 주어

역시 김대장님의 애제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ㅎ

 

 

오후 4시 45분 벽소령 도착

조금 스피드를 내어 연하천에서 한시간 사십분만에 도착했다.

 

 

올해도 원추리는 벽소령주위를 노랗게 물들이며 뛰어난 경관을 제공한다.

 

 

 

 

벽소령에서의 식사는 돼지고기 훈제 삼겹살과 간편식

 

 

나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준비해 간 누릉지를 끓여먹었다.

 

 

 

 

 

비교적 늦게 잠자리에 들었음에도 새벽 한시반 쯤 잠이 깨는 바람에 뒤척이다가

벽소령의 밤하늘이나 바라보자고 마당으로 나왔더니

푸른 밤이라는 이름답게 하늘이 푸르스름하다.

아,, 이래서 벽소령인가 하는 나만의 느낌을 간직한 밤.

 

 

세월이 흐를수록 예전의 느낌도 점점 퇴색되어간다. 처음 벽소령의 밤하늘을 바라볼때의 흥분과 설레임도..

여전히 지리산은 변함없이 아름답건만.

그리고 때가 되면 여전히 그립건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