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밤 11시 50분 남부터미널에서 백무동 행 버스를 타고 떠난다.
인원은 열 명
지리산이 처음인 세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종주 경력자들이다.
함께 할 예정이던 김대장이 가정 사정으로 또 빠지는 바람에..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향하는 길.
한신계곡은 처음인데다 야간산행이라서 마음의 부담이 조금 되는 것도 사실이다.
날씨마저 추워진다고..
버스에서 내리니 새벽 세시 반이 조금 안된 시간인데, 그냥 터미널 에서 아침으로 떡국을 끓여 먹고 출발한다.
탐방지원센터에서는 새벽부터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의 인적사항을 적으라고..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니 적절한 작업인듯.
20대 젊은이 여섯명, 그리고 우리 네 명
그 중 여자는 두 명뿐.
세석대피소 코스를 보니 완만한 경사로가 이어지다가 마지막 1.3km를 앞두고 갑자기 경사가 심해지는 듯.
좋아 좋아,, 몸 풀기는 딱인걸.
겨울산행이 처음인 아이들은 스패츠를 착용하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린다.
사전에 그렇게 얘기했는데 헤드렌턴이 없이 온 친구도 있으니,, 할말을 잃었다.
정말 다행히 달이 밝고 눈 덮힌 길이 어둠을 몰아주어 렌턴없이 중간에 끼어가도 큰 무리가 없다는 거.
워낙 물이 많은 계곡이라 그런지 가끔가다 이런 빙벽이나 얼음길이 나타나 긴장하게 만든다.
아이젠도 이젠 낡아서 잘 찍히지 않으니 줄잡고 용쓰는 수밖에.
아직까진 웃을만 하다. ㅎ
길은 아주 완만하여 거리가 좀 길긴 해도 어둠 속을 걷기에는 딱이다 싶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서면 넓다란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도 굉장하다. 밝을때 봐야 하는건데..
날이 밝아온다.
계곡은 북사면이라서 해가 떠도 전혀 동이 트는 분위기는 찾을 수 없지만.
날이 밝자 이 때까지 일렬로 대열을 이루며 걷던 길이 조금 자유로워진다.
발걸음이 조금 느린 친구가 있어서 진행은 조금 더디지만 어둠속을 무사히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든다.
쉬어가는 시간
나는 찍사~
드디어 마의 급경사 코스가 나타났다.
길이 험하니 저런 계단이 놓여졌겠지~
일행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천천히 걷고 있는 산노을을 앞서 포인트에서 일행을 기다린다.
모두 일렬로 서~~
계속 이어지는 급경사 구간이지만 그래도 눈길이 밟기에 좋아서 다행이다.
힘들어하는 친구의 등을 밀어주는 우정.. ㅎㅎ
이제 능선이 얼마 남지 않았어 힘내자~
능선 가까이에 오르니 멀리 구름 위로 둥실 떠오른 덕유능선이 아름답다..
드디어 주능선에 도착!!
반가운 밝은 햇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ㅎㅎ
능선까지 오르는데 다섯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막초타임이 있긴 했지만..
아, 얼마만이더냐~ 이 분위기!! 역시 세석평전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변함이 없구나.
고요한 세석대피소
햇살도 따뜻하다~
샘에서 물을 받아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려고 준비 중인데.
아예 누워버린 친구도 있다. 지난 밤을 꼬박 샜으니 졸릴만도 하지. ㅎ
세석대피소 마당에 눈이 벤치 높이만큼 쌓여있다.
거의 한시간을 쉬고서 장터목을 향하여 출발
멀리 반야봉이 선명하게 조망되는 맑은 날씨라서 처음 온 아이들에겐 큰 행운.ㅎ
고요한 세석대피소와 달리 촛대봉엔 의외로 등산객이 많이 모여있다.
역시 주말이라서 그런가..
촛대봉에서의 조망도 아주 굿!!!
천왕봉이 선명하게 잘도 보인다. ㅎ
장터목 쪽에서 바라보는 촛대봉
저 위도 오르면 참 좋긴한데 날씨도 좋아야 하고 시간도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
청학동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에서 쉬어간다.
지리산이 처음인 친구들은 이 멋진 경치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동안 올랐던 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첩첩산중의 장쾌한 산줄기들이 그 들 눈에도 멋져 보이는가보다.
연하봉 만나러 가자~
오랫만에 폼 한번 잡아본다 ㅋ
연하봉 올라간다
저렇게 완만해 보이는데 저길 올라가려면 왜 그리 힘이 드는지.. 마음이 급해서 일까
요즘식으로 ,, 손가락으로 사랑해요~ 를 하고 있는 두 사람. 애들한테 배웠대나~
해발고도 1,721m의 연하봉
확실히 다른 봉우리들과는 멀리서 봐도 차이가 있다.
일출봉이라는 새 이름표를 단 장터목을 향한 마지막 봉우리
오늘은 전망까지 좋아서 대박!!!
사진찍겟다고 길 곁으로 살짝 나왔을 뿐인데 푹 빠지는 길
드디어 장터목에 도착했다. 이제 천왕봉까지 3.4km의 여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장터목엔 어느새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있다. 동작도 빠르지.. 역시 장터목.
이래서 난 장터목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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