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들에 대한 이미지는 대체로 크고 웅장하다는것, 그리고 계단..
황산이나 장가계가 그랬기 때문이다. 뭐 그렇다고 대단하게 여러 산들을 돌아다닌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아홉시간의 산행을 한다는 말도 사실은 믿지 않았다. 보나 마나 뻔해~ 이러면서.
신경도 안쓰고 딴짓만 하다가 떠나기 전 날에서야 내가 갈 곳이 어떤곳인지 검색해보니 중국의 태항산맥은
우리나라의 백두대간과 비슷한 600km에 걸친 거대한 산맥으로 산시성과 산둥성은 이 산맥을 기준으로 나뉜다고.
그리고 하남성과 하북성은 황하를 기준으로 나뉘었다는 새삼스런 사실도 공부.
어쨌든 트레킹 전문 여행사라니까 믿고 가보자~
2013년 11월 7일 츨발
오전 11시 40분 이륙
이륙 1분만에 영종도 바로 곁의 신도를 지나고 있다.
뭔가 느낌이 다르다,, 여기는 바로 북녘땅 웅진반도 남쪽 끝자락 강령군이다. - 우측으로 연평도가 있었는데 지나치고 좌측으론 백령도가 있을것이다.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1200년 전 해상왕 장보고가 오갔다는 뱃길을 이제는 한시간이면 휘리릭 지나간다.
영종도에서 산둥반도 끝자락까지의 거리는 직선으로 채 400km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 - 알고보면 참 가까운 나라 중국이다.
오후 1시 30분경 중국 제남공항에 도착
중국에서의 첫 식사
약간 어두컴컴한 호텔의 로비를 지나 식당으로 간다. 어찌보면 대낮부터 호화롭게 불을 밝혀두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실속있는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중국음식을 보자마자 일행 중 한 분이 직원을 불러 술을 한 병 가져오게 했다.
한 잔씩만 하면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또 뒤끝이 깔끔하니 좋다고.
가이드의 말대로 중국에선 종업원들의 서비스는 기대하면 안된다. 서비스정신은 아예 없으니까.
따뜻한 차 한 잔 더 마시고 나오려고 했는데 기다리다 날 저물게 생겼으니 포기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갈 길이 머니까..
속았다, 속았어..
여행 첫 날 일정이 약간 수상했다. 출발을 일찍도 했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숙소에 가서 일박이라니 이건 필시 공항에서 호텔까지의 이동거리가 긴것이라 생각했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무려 여덟시간 이상을 달려가야 한다네. 생각보다도 훨~씬 길다!!
일행들도 약간 나이가 있는 분들이다 보니 나처럼 태평하게 여행사만 믿고 왔나보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속았네 속았어~~
정저우공항으로 왔다면 아마도 비용이 더 많이 들었겠지만 이동거리가 짧으니 고생은 덜했을것이다.
총인원이 열명뿐이라 차도 미니버스 22인승 - 이 좁은 차를 타고 쉬는 시간 포함하여 거의 여덟시간을 고문당한 끝에 호텔 도착.
그러나 저녁식사 분위기는 좋았다. 모두의 공통점은 산을 좋아한다는것,, 산이 좋아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이니 서로 잘 통할수밖에 ㅎㅎ
이곳은 하남성의 휘현,, 저기 서계신 저 분은 누군지.. 들었는데 까먹었다. ㅋ
이튿날 아침 - 이 곳 시간으로 (우리나라 보다 한시간이 늦다) 6시 기상, 아침식사 후 구련산으로 이동한다.
팔리구풍경구
함께 한 일행 열 명 - 찍사 남푠 포함
여기부터 원래 트레킹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만 운행되는 차를 갈아타고 구련산 천호폭포 부근까지 이동.
이것을 빵처럼 생겨서 빵차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는 그냥 승합차로 이동- 한번 앉아만 보았다.
산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압도하는 어마어마한 절경 - 아홉개의 연꽃같은 봉우리를 가졌다는 구련산.
저 절벽 위를 트레킹할 것이다.
9시 20분 천호폭포 - 높이가 130m라는 이 폭포는 글쎄,, 갈수기라서 그런지 영 모양새가 별로이다.
인공으로 수량을 조절한다고도 하는데 비수기라 물을 조금만 흘려 보내는것인지.
이제 절벽 위를 오를차례
방법은 두 가지이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후딱 오를것이냐 아니면 땀을 흘리며 999계단을 오를것인가.
우리는 물론 트레킹을 하러 왔으니 걷는다.
높이 160m의 엘리베이터 - 저것을 타고 계곡을 내려다보는 느낌도 괜찮을것같다만. 가격은 만원이라넹.
얘들은 뭐든지 무조건 만원이래!
음,, 뭐라고 썼냠..
999계단을 오르고 나면 더 이상의 계단은 없으니 정말 다행이다.
그 위엔 절이 있다지만 갈 길이 멀고도 바쁜 우리는 통과~
이 곳엔 이런 물결무늬를 가진 파문석이 참 많다. 아주 까마득한 오랜 옛날 태항산백이 바다였다는 증거겠지.
구련산 천문구 - 참 진짜 진짜 웅장하고 멋있다!!
그런데 날이 흐려지더니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 오는 날의 풍경도 좋지~
비는 약 두시간을 내리고 그쳤다.
석애협곡
드디어 트레킹이 끝나고 밭이 나온다 싶더니 도착한 마을- 이런 고산지대에 마을이 있을줄이야.
ㅎㅎ 엄마랑 붕어빵 아기 - 표정이 어찌나 귀여운지..
협곡의 절벽들은 뭐 여러 암석이 섞인 평판암이란 소리겠지.
어딜 보나 어마어마한 협곡
약 네시간에 걸친 트레킹이 끝나고 주가포마을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비 덕분에 쉼없이 걷느라 약간의 시간이 단축된듯 하다.
말린 느타리 튀김과 몇가지 나물, 닭국과 또다른 멀건 죽, 하여간 열사람이니까 음식은 열가지가 될것이다.
향신료를 빼고 만든 현지식은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한참을 걷고 난 뒤니까 무엇을 먹어도 맛있지않을까~
이동네 사람들은 이런 경치를 매일 보면서 살겠지~
동네에선 개와 닭들이 대로를 활보한다. ㅎㅎ
이젠 왕망령 오를차례
원래대로 하자면 걸어서 갈 길을 그냥 차로 이동하여 왕망령을 오른다. 다리도 피곤하고 시간여유도 없다.
왜냐면 해가 짧으니까. 이래서 여행은 봄에 해야 하는것시여..
아까 식당에서 서빙을 하던 순박해보이는 청년이 이번엔 운전대를 잡는다. ㅋ
아직까진 지역에서 개발중인 산이라 각자의 영역엔 각자의 차량이 동원되며 타 차량은 출입이 금지된다.
여행자의 입장에선 약간 불편한 시스템인데 앞으로는 정부가 개발을 주도하게 될것이라고 한다.
산꼭대기에 넓은 터 - 왕망령
중국사람들이 일출을 보는 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무슨 객잔이라고 하는데 야영터라는 얘기도 있고.
뒤쪽의 산수화 같은 경치가 절경인데 비때문에..
비를 맞은 후 산꼭대기에 오르니 무척이나 춥다. 비수기라서 사람이 거의 없다 싶었는데 이 때 나타난 한떼의 아줌마들이 표석앞에서 사진찍고 있는 틈을 비집고 먼저 찍겠다고 난리 - 한국아줌마의 위력 실감!!
하여간 만나는 관광객은 모두 다 한국사람,,,
왕망령은 예전 중국의 황제였던 왕망이 전투를 벌였던 곳이라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만선산을 거쳐 하산한다.
절벽에 맨손으로 벽을 파들어가 만들었다는 1.2km가 넘는 길이의 터널 - 대단해요~
흑룡담 폭포를 거쳐 하산완료 - 폭포는 별볼일 없다.
일월성석 - 파문석에 해와 달 그리고 별이 들어있다.
오후 7시 10분- 남평으로 하산
산을 내려왔건만 우리를 태워갈 차는 보이지 않는다. 알고보니 제남에서 온 타지 차량이라서 마을로 들여보내주지 않는다는 것.
땅덩어리가 넓어서 그런가 님비현상은 우리보다 더 심한듯하다.
그리하여, 우여곡절끝에
저녁먹고 호텔에 도착하니 아홉시가 넘었다. 발맛사지는 사양하고 호텔에 짐을 풀고 나서 포장마차로 단체 나들이를 했다.
모든 분들이 대체로 술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즐거운 한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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