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봉을 올라보고 싶었다.
북한산 언저리에 수십년을 살아도 아직 미답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2016년 까지는 출입제한 구역으로 합법적으론 갈 수 없는 곳이다.
이전에 사자능선을 통해서 보현봉 코밑까지는 가 보았지만 도저히 바위절벽을 오를 수는 없기에 되돌아 섰던곳.
그래서 형제봉을 통해서 어찌 한 번 올라볼까 싶었는데.. 성공하진 못했다.
어쨋든 일단 버스를 타고 북악터널 직전 북악정 입구에서 하차하여 길을 건넌다.
오후 2시 등산 시작
어느 카페의 외관
평창동 언덕길을 조금 걸어오르다가 둘레길 구간으로 들어선다.
둘레길이라 화장실도 산뜻한 새것으로 바뀌었다.
여기에서 둘레길과 형제봉 오르는 길이 나뉜다.
오른쪽은 둘레길, 왼쪽은 형제봉 오르는 길.
첫번째 형제봉
오늘은 가을치고는 하늘이 흐리다. 스모그가 잔뜩 끼었지만 그래도 햇살 아래 빛나는 형제봉,, 조용해서 더 좋다.
두번째 형제봉 - 여기가 형일까 아우일까~
보현봉을 따라 흘러내린 사자능선 뒤편으로 비봉이 살짝 보인다.
도시는 이렇고..
평창동도 이렇고..
그래도 보현봉은 푸른 하늘 아래 어엿하구나!
숲은 이미 깊은 가을이라 웬만한 단풍은 다 마르고 참나무 이파리가 낙엽이 되어 바닥에 쌓이고 있다.
스산한 바람마저 차가운 날.. 또 한 해가 가는구나..
보현봉의 완만한 줄기 아래 자리잡은 일선사 (보일랑가?), 그 뒤편으로 보현봉 오르는 길이 있다고 하는데 주말이면 공원지기가 지키고 있으며 평일엔 일선사의 스님이 출입을 막고있다고 하니 어째 힘들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한번 슬슬 다가가 보았더니 오늘따라 일선사에 무슨 공사가 벌어졌는지 스님들이 몽땅 마당에 나와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구마.
에이~ 글렀다.
하기사 일선사까지만 가면 보현봉은 거의 오른것이나 다름없지만.. 때맞춰 보현봉 위에선 어디로 숨어 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없는 등산객이 야호를 외치고 있다. 저러니 욕을 먹지..
우리는 욕심을 버리고 - 굳이 거기에 오르지 않으면 어떠리,, 어디에서 바라보아도 전망은 거기에서 거긴걸 뭐- 그냥 대성문으로 향했다.
참 오랫만일세~~
단풍이나 볼까하고 숲길로 접어들었지만 단풍은 이미 다 지고 메말라 있다.
대성문에서 대남문은 지척인지라 걷다보니 금세 대남문에 도착했다.
대남문에서 바라보는 보현봉
대남문아래 바람이 자는 따스한 곳에서 간식 먹는다.
커피와 생강차, 빵과 우유 바나나 등 - 오늘은 먹을것이 많다.
대남문과 작별하고 이제 청수동암문 거쳐 불광사쪽으로 하산할것이다.
청수동암문 깔딱고개 끄트머리에 나무 계단 공사중이다.
열흘전엔 임시 우회길로 가느라 미끄러워 고생했는데 오늘은 거의 다 완성되어가는 계단을 통해서 편하게 내려온다.
흠, 계단이 편하긴 하구만.
깔딱고개도 예전보다 많이 정비되어서 한결 걷기가 편해졌다. 오히려 향로봉 깔딱보다 낫다.
내려오다 만난 기가막히게 예쁜 단풍나무 한그루.
색깔이 거의 예술이다!! 이렇게 예쁜 빨간색은 거의 처음 보는듯,, 올가을의 마지막 보는 단풍이지 싶다.
나머지 먹거리 떨고 가세요. ㅋㅋ
향로봉 너머로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데 지난번 보다는 이른시간이라 오늘은 헤드랜턴 안켜고 하산할 수 있을듯하다.
멋진 바위절벽 향로봉 - 거의 칼능선 위험구간이라 출입통제
그래도 예전엔 다 밟고 다녀봤지롱. 그 때가 그립다~
오후 6시 하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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