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3일 출발
총인원 12명 남자 일곱, 여자 다섯명
애초엔 열다섯명이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일이란 늘 계획대로 끝까지 잘 진행되기 어려운 법.
이런 저런 사정으로 세명이 빠졌다.
그래서 결과적으론 배의 6인실에,, 여자칸에도 이방인 한 명, 남자칸에도 이방인이 한 명 끼어서 같이 하루밤을 보냈다.
(배는 승선인원이 미리 예약되어 있었으므로 갑자기 취소가 되면 방이나 사람을 바꿀 수가 없다.)
어쨋든 배로 가자, 비행기로 가자 커니 하고 말도 많았던 우리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올 여름 유난히도 비가 많았던 만큼,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려고 도착하는데도 부슬비가 따라온다.
주차비는 하루에 만원이라고 하므로 차 석대를 동원하여 부두에 차를 주차시켰다.
오후 세시까지 도착하여 여행사 측과 미팅하여 이름표와 배표, 그리고 주의 사항을 듣고 승선을 시작한다.
그리고 5시 출항
'어머나 웬 갈매기??' 하였더니 알고보니 새우깡의 위력이라..
새우깡은 강화도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니었었네.
배는 얼마 후 인천대교 아래를 지나간다.
망망한 바다 위에 놓인 길고 긴 다리,,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경우는 배멀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일행들은 거의 모두 멀미약을 먹느라 야단이고, 배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멀미약을 받아다가 만약의 사태에 꼼꼼히 대비한 덕분인지,
저녁 식사 후 뱃전에 모여 2.5도 짜리 압록강 맥주 한 잔씩을 마시고는 모두들 멀미약에 취한건지 술에 취한건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상태로
편안히 잠자리에 들었다.
(참고로 한마디 한다면 배에서는 술값이 싸다,, 왜냐면 면세품 구입이 가능하므로. 양주를 싸게 마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라면 불법이겠지만 맥주 자판기에서는 시원한 하이트캔맥주를 천오백원에 구입 가능하다. 이 앞에 항상 남자분들이 줄을 서있다시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층침대 - 이만하면 널찍하여 편안히 잘 수 있고 배가 새거라서 그런지 침구도 그만하면 깨끗한 편이었다.
다만, 처음 배에 오르면 (워낙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몰라도) 복도에 깔린 카펫에서 약간의 걸레냄새같은 것이 나는것이 좀 거슬리지만 다행히도 선실에서는 그런 냄새가 나지않는다.
단동항에 도착하여 하선을 기다리고 있다.
단체승객은 언제나 꼴찌로 하선이므로 배가 정박하고도 족히 삼십분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단동의 세관을 통과하고 잠시 같은 버스의 일행을 기다린다.
화장실을 가 보니,, 칠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것이 별로 없다.
그나마 반쪽짜리 문짝이 있어서 체면 유지는 하고 있는데, 일어서면 누구하고나 시선을 마주칠 수 있으니 노크를 하는 불편은 더는 셈인가..
중국에서의 첫 식사
한국식당이므로 형편없는 배에서의 식사에 물린 우리들은 (입맛이 좀 까다로운 한 분까지 모두) 맛있게 잘 먹었다.
압록강변에서 - 뒤로 북한땅을 이어주는 압록강 철교와 겹쳐서 끊어진 단교가 보인다.
갈 길이 징하게 멀기 때문에 우리의 일정은 항상 시간에 좇긴다.
한칸뿐인 화장실을 줄을 서서 다녀오다 보면 사진 찍을 시간도 없어서 후다닥 찍고 동동거리며 뛰어다닐 지경이다.
차에 오르면 보통 두시간 이상을 그저 달리기만 한다.
가끔 화장실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차를 세워주기는 하는데, 옛날 뒷간이라 불렸던 우리의 화장실은 거기에 대면 선생님이고,,
차라리 길 양편의 옥수수밭으로 흩어지는 것이 훨씬 나은 수준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역시 도시가 아닌 변방이라 그런 모양이다.
두번째 들른 화장실 타임
이곳은 아마도 도로변의 휴게소 같은 곳인지, 오른쪽 끝에 노랗게 칠한 화장실을 가지고 있으며 냉장고에서 꺼내온 듯한 시원한 오이나 찐 옥수수와 고량주 등을 팔고 있다. -오이 맛은 좋았다 - 그리고 가격은 무조건 천원~~
화장실은 그만하면 깨끗한 편인데, 단점이 있다면 두사람이 동시에 입장하여 사이좋게 볼 일을 봐야한다는 거..
고구려 졸본성 - 지금은 오녀산성으로 불리우고 있다.
다섯 용맹한 여인의 전설이 깃들여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 차에 올라 저녁 먹을때까지 달리고 또 달린다.
오후 다섯시경 통화 도착 그리고 저녁식사
메아리식당은 예전에서 똑같은 코스를 거치며 저녁을 먹었던 곳이다.
이 곳 통화의 명물이라며 포도주 한 병씩을 각 테이블하다 한병씩, 가이드가 인심을 썼다.
음식맛은 보통 - 그러나 접시가 비면 몇 번이고 리필이 가능하다.
주변의 과일상점
과일은 우리나라와 아주 비슷한데 종류가 더 다양한것 같다.
통화에서 백두산 아래 송강하까지는 아직도 여러 시간이 남아 있는데, 문제는 비포장 도로와 도로공사 중인 곳이다.
송강하 부근에 도달하면 그나마 예전의 비포장길을 공사하느라 한쪽 차선씩 공사중인데, 시멘트를 양성하는 동안 차가 다니지 못하게 하느라
도로 위에 짱돌을 쭈욱 깔아놓았다.
가다가 가끔씩 양쪽 차가 마주치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비켜주지 않으려 싸우다 보면 일이 복잡해진다.
말로만 듣던 이 일을 돌아오는 길에 실제로 겪었다.
암튼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가로등 하나도 없는 이런 길에서 가이드와 운전 기사는 그런 일이 없기를 마음 졸이며 지나야 했다고.
천사호텔
리모델링을 했다고 하는데, 참 깨끗해서 좋았던 방.
어줍잖은 카펫을 까는것보단 저런 바닥이 훨씬 마음에 든다.
아침 기상은 여섯시 전 후에 해야 한다. 모닝콜을 해준다고 했지만 별로 거기에 의지하지 않는것이 좋다.
사흘 중 단 하루만 모닝콜이 울렸으므로.
중국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는 맛없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혹시 밑반찬을 준비해 가는 사람들은 이런 날 아침에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
우리는 공동 짐으로 김을 장만했지만 단 몇 끼 식사쯤이나 참을 수 있으므로 그다지 우리의 반찬이 그립지는 않았다.
안개비가 내린다. 축축히 젖은 길바닥만큼이나 우리의 마음도 축축하다.
이 곳에 상주하는 우리의 산행 대장은 오늘 5호경계비에서 천지는 볼 수 없을것이라고 단언해버린다.
그러나 트레킹을 하다 보면 볼 수도 있을것이라 믿어보며 출발한다.
우리 일행 중 무릎이 좋지 않은 네 사람은 짚차로 천문봉을 오를것이다.
내 옆의 허여사는 무릎이 안좋은 남편때문에 트레킹을 포기했었는데, 이 날 갑자기 종주가 하고 싶어졌다.
평소에 산행을 잘 하는 사람이긴 한데 문제는 신발이다. 운동화를 신고 백두산을??
가이드가 펄쩍뛴다. 안돼죠 당연히~ 이러면서.
그러나 자신감이 있으면 못할일이 없는 법,, 가 보기로 마음 먹었으니 그대로 실행하기로 한다.
천지 아래 주차장
고산이어서 그런지 아래쪽의 화장실을 다녀오는데도 숨이 차오른다.
5호 경계비 쪽의 천지 물이 골짜기로 흘러 내려간다.
얼음같이 차가운 물이다.
이 나무 계단은 예전엔 없던 것인데, 이나마 없으면 무지하게 혼란스러울 듯하다.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도 엄청나게 많이 늘어서 말 그대로 아우성이다. (호떡집에 불났냐..)
서파의 5호 경계비 도착
천지가 안개에 가려있어 그런지 모든 관광객들이 비석만 붙잡고 아우성이다.
좀 점잖게 떨어져서,, 옆에서 찍어도 될텐데 기어이 그 위로 기어올라 돌을 붙잡고 찍어야 직성이 풀리는지 말이다.
조선쪽에서도 마찬가지,, 징하다.
종주를 하지 않는 일행과 작별하고 트레킹 시작
시작은 한줄로 늘어서서 중국인 가이드 앞을 지나며 인원수를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천우 우회길을 오르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므로 모두들 우비를 꺼내 입었다.
저런 잔돌멩이들이 까끌하고 멋진 북한산의 바위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우리 다리를 피곤하게 한다.
이번엔,, 예전에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백두산의 모든 것을 잘 보고 오리라 다짐했던 우리.
꼴찌로 가면서 사진을 찍어댄다. 옆에 계신 분이 우리의 후미 대장.
천지가 열렸다~~! 하고 아래쪽에서의 외침이 들려온다.
안개에 가렸던 천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참말로 감동이다!
이 순간을 놓칠새라 모두들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댄다.
우리 일행의 찍사인 산노을은 같은 장소에서 각 커플및 조합에 따라 십 수장의 사진을 찍느라 걸음이 느릴 수 밖에 없다.
청석봉에서 한허계곡 내려가는 길은 참 조심스럽다.
아무리 잘 걷던 사람들도 이곳에서는 조심하느라 정체현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곳이다.
(폼은 그럴싸 하지만 실은 풀이 젖어있다.. ^^)
화살곰취 라나.. 그러보 보니 취 잎새가 화살처럼 뾰족하다.
박새꽃 - 무진장으로 많이 피어있는데 멀리서 보면 별볼일 없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나름 어여쁜 꽃이다.
하늘이 걷히고 있다,, 일순간 안개에 덮히기도 하면서 일기는 변화무쌍하다.
그러나 개이고 있는것만은 확실하다.
오른쪽이 한허계곡 - 천지의 물이 흘러 송강하까지 이어진다는 곳.
계곡에서 잠깐이나마 천지물에 발을 담가보았다. 얼음처럼 찬 물이어서 단 몇 초밖에는 담글 수가 없다.
그리고 위쪽에서 물을 받아 마셨다. 시원한 백두산 천지의 물!!
한허계곡을 지나면 오늘 코스 중 가장 힘이 든다는 백운봉 오름길이 시작된다.
깔딱진 길고 긴 오르막 길에선 누구나가 힘이 들어 한다.
그러나 이 예쁜 꽃들은 힘든 산행길에 크나 큰 위로가 되어 준다.
날쌔게 가이드를 좇아 사라진 일행때문에 주변엔 우리 둘 뿐이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모델~
그런데 운동화를 신은 허여사가 좀 힘들어 한다.
한 번의 경험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전에 왔을땐 세걸음 걷고 한 번씩 쉬어가고 했던 나는 이번엔 나름 작전을 짰다.
반보 서행 - 이것이 고소증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했다.
전에 없이 고소증이 왔는지 어쩐지 머리가 계속 아팠으므로 천천히 별로 숨가쁘지 않게 오르니 훨씬 좋다.
돌꽃이라는 소박한 이름을 가진 야생화 되시겠다.
한 고개 잡고.. 또 한고개 남았지롱~
한허계곡에서 물을 세병이나 담아서 등에 지고 있다. 집에 있는 가족에게 먹이겠다고..
하늘매발톱
바위구절초도 지천이다.
여행사측에서 마련해준 도시락으로 점심식사.
도시락은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는데.. 내용을 보면 - 양배추김치, 마른멸치와 된장 한숟갈, 생오이 삼분의 일쪽, 껍질채 세로로 자른 소세지 반개, 오이고추 한개 그리고 밥이다. 많이 나아진것이 그 정도..
'산따라 발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산 - 집안 고구려유적지 (0) | 2011.08.30 |
---|---|
백두산트레킹 (0) | 2011.08.26 |
춘천 오봉산 (0) | 2011.07.10 |
설악산 (0) | 2010.10.15 |
명성산 2009년 11월 28일 (0) | 2009.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