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를 떠나는 날은 종일 축축하게 비가 내렸다.
좋아~ 오늘도 그럼 민박이네,, 마음 속으로 은근히 기뻐하기.
물론 숙박업소에 들면 취사를 못한다는 단점이 있긴하다,, 그러나 먹는것 보다는 씻고 푸근하게 자는게 더 좋은걸~
독일쪽으로 건너오면 건축 양식이 우선 눈에 뜨이게 다른 모습이다.
맞아, 우리나라의 독일인 마을에서 보았던 바로 그런 주택이구나~
때론 이런 연립주택도 있다.
우리의 오늘 목적지는 로맨틱가도에 있는 로텐부르그.
로맨틱의 뜻은 로마로 가는 길이라는 뜻 - 로마제국이 남긴 잔재는 전 유럽에 걸쳐 아직도 생생히 살아있다는 느낌이다.
유럽을 세운 국가니까 그렇기도 하겠지.
말이 나온김에 한마디 더 한다면 유럽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역사, 로마제국의 역사부터 공부하고 가야 좀 더 재미있는 여행이 될것같다는 생각이다.
여기가 어디던가,, 아~ 생각났다.
짐머를 구하러 다니던 중 들렀던 곳이다. 집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마침 방이 하나밖에 없다길래 얼른 그냥 돌아나왔다.
무척이나 깨끗하고 조용해서 인상적이던 마을이다.
독일의 주택들은 여태까지 봐오던 모양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미려한 중세풍의 주택들을 보아와서 그런지 간소하고 절제된 선이 참 소박하다는 느낌이다.
로텐부르그엔 중세시대를 그대로 간직한 관광명소가 있다.
로텐부르그 성 때문에 주변에 숙박업소가 많이 형성되어있는 편이어서 쉽게 깨끗한 민박 하나를 구했다.
말은 한마디도 통하지 않는다. 이것이 민박집의 특징이다.
왜냐면 민박은 주로 중년 이 후의 나이든 분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들은 정말로 감탄사가 나올만큼 깨끗하게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
화장실 - 일부러 꼼꼼히 여기 저기 둘러보았다. 어딘가 흠잡을 곳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몇차례 민박을 했지만 이렇게 깨끗한 집은 없을만큼 정말 깨끗하다.
흠잡을 곳을 결국은 찾지 못했다.
방에도 아기 자기한 장식들이 어여쁘고 침대머리엔 손수 수를 놓은 테이블보가 있다.
구텐모르겐 - 굿모닝!!
이런 글씨들을 십자수로 수놓았다.
다음 날 아침식사
이런 여행지에서 민박을 하면 좋은 이유 중 두번째는 이런 아침식사다.
진하게 내린 향기로운 커피와 손수 구운 구수한 빵이 정말 맜있다!!
사람은 넷 뿐이어도 커피는 보온병으로 두 개씩이나 만들어서 주니 한사람이 서너잔씩의 커피를 흡족하게 마실 수 있다.
유럽의 빵은 주로 질기고 구수한 빵이어서 치아운동이 시원찮은 나는 먹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런데 우리 일행인 남자분들은 씹지도 않고 삼키는지, 나보다 배의 속도로 빨리 먹고 마신다.
나도 한 잔의 커피라도 더 마시려고 최대한의 빠른 속도로 열심히 먹었다. ^^
잼과 치즈도 종류별로 다양하다. 하긴 저것이 그 사람들의 반찬인 셈인가~
우리가 묵었던 짐머
아주 소규모의 진짜 민박집이다.
아침 먹고 출발 준비를 하면서 골목의 풍경을 담아본다.
저 사람들은 왜 지붕을 저렇게 예각으로 세우는지,,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데 주택의 모양은 그 곳의 기후와 일조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지붕을 통해 태양의 따스함을 담으려는 것인지..
게스트호프 - 우리가 숙박한 곳은 아니다 - 여기에서 호프가 맥주, 즉 술파는 주점인가 하고 오해했었다.
알고보니 그것이 하우스라는 뜻이라던데, 하우스라는 단어가 따로 쓰이는 곳도 있기는 했다.
여긴 게스트하우스라고 써있네,, 우리가 잔 곳보다 규모가 상당히 큰 모텔급이다.
하룻밤을 자고 나니 다행히 날씨가 개어서 아주 맑고 좋다.
사실 어젯밤 우린 몰래 밥을 해먹었다.
어디 나가서 사먹을 것도 마땅치는 않았지만 음식 종류가 딱히 우리 맘에 드는 것도 없으니 제일 속편한것- 반찬은 별로 없어도 밥인것이다.
더불어 와인 한 잔 마시고 편안히 잘 잤다.
밤새 골아떨어졌다가 잠이 깰무렵엔 내가 자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를 정도였다는거.
밥먹으로 가자고 방 밖에서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었다.
로텐부르그 성벽 오르는 길
올라가면서 마을을 내려다본다.
김대장의 작품 - 쌔벼옴
우리 인간이 사막의 미어캣과 다른 점이 과연 무엇인가,,
이런 시설을 지어놓고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러다 결국 싸우고 , 죽고 죽이고,, 이런것의 반복이 결국 우리 인간들의 역사가 아닌가..
로마제국이 아무리 그 위세가 대단하였다고 하나 결국은 오늘날 작은 하나의 도시로만 그 이름이 살아남았고
중세 시대에 교회의 위력이 아무리 컸다고 해도 오늘날 조그만 시국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것..
결국 과거의 역사가 우리의 미래인 것이다.
로텐부르크 성벽의 모습
로텐부르그 성내를 둘러본다. 이것이 시청사던가..
안쪽엔 시청사도 있고 가정집, 카페 그리고 각종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하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옛날 인형가게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았던 인형과 소꿉놀이가 생각났다.
슈니발렌은 이곳의 명물이라는 과자다.
우리팀의 총무님은 여행안내책자에 충실하신 분이다. 이 곳에 오면 반드시 맛을 보아야 한다는 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슈니발렌을 구입했다.
줄을 서서 사야 할만큼 찾는 이들도 많지만..
맛은 우리의 재래시장에서 사먹는 꽈배기에 슈가파우다, 혹은 초콜릿 거기에 땅콩 정도로 묻힌 맛이라고 보면 딱 맞을것이다.
동그란 모양은 어여뻐도 먹으려면 결국 꼴사납게 부수어야만 되니 모양이 무슨 상관이랴.
가격도 만만찮게 비싼편이라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눈요기만 해도 충분할듯..
저걸 먹느니 차라리 소세지에 맛있고 쌉쌀한 독일맥주를 한 잔 먹으라 권하고 싶다. ^^
테디베어 하우슨가,, 모든 상품이 다 곰천지인곳.
무슨 범죄박물관이라나,, 각종 고문도구가 있다는 곳.
들어가지는 않았다. 별로 보고 싶지도 않았고.
한시간 반 정도면 온 마을을 다 둘러볼정도로 마을은 크지 않다.
보는 건물은 다 비슷하므로 몇 개 정도 눈여겨 보고 나면 이제는 뭐 주워갈 물건이 없나 기웃대기 시작한다.
이 모자는 확실히 다른 곳과는 비교되는 특이 상품이긴 한데.. 소화하기가 좀 그렇네.
원래 옷 같은건 쳐다보지도 않으니까 그렇고, 스카프도 약간 촌스러워보인다.
테이블보는 어떨까.. 골라보면 괜찮은 물건이 있을것 같기도 한데, 당최 남자들은 이런쪽으로는 관심이 없으니 나 하나때문에 시간 뺏기는 일은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또 포기.
그런데 우리 신랑은 그 와중에 잽싸게 모자 하나를 챙겼다.
양털로 만든 펠트모자 - 아주 마음에 들어해서 하나 사주었다.
우리 김대장님도 폼 한 번 잡아본다. 같은 모자인데 햇살 아래에선 다른 색으로 보인다.
나중에 뮌헨에서 똑같은 모양의 모자를 아버지 드린다고 구입했다. 김대장은 효자다!!
로텐부르그를 떠나 뮌헨을 향하여 남쪽으로 달린다.
원래는 로맨틱가도로 가려고 마음먹었다는데 길을 못찾아서 그냥 아우토반으로 달린다.
독일의 고속도로 휴게소
뭐랄까,,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우선은 주차장의 규모가 그렇게 대형으로 크지 않다는 것.
그리고 좀 더 환경 친화적이고 인간 친화적이라는 느낌.
우리는 주로 이런 곳에서 샌드위치나 햄버거 같은것으로 점심을 때웠다.
그리고 뮌헨에 도착했다. 독일사람들은 뮌헨을 뮌첸으로 발음하더라..
유럽사람들은 개끌고 다니는 것 참 좋아한다. 하기는 며칠씩 집을 비우면서 저것들을 굶길수는 없는 노릇이니.
지하철에서도 개를 한마리도 아니고 두마리씩 - 말 만한 놈을- 끌고 타고 내린다.
이 곳 사람들의 절약정신
- 화장실엔 사람이 들어가야 불이 켜진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꺼져버린다. (센서등인가보다)
조명이 더 필요하면 허공에 대고 손을 휘저을것.
-수도꼭지는 눌러야만 약 일분간 물이 나오고 끊어진다. 샤워하려면 거의 막노동이다. 비누칠 하랴, 수도꼭지 누르랴,, 정신없다.
-더운물(특히 독일) 은 코인을 넣어야 나온다..
김대장은 그걸 모르고 동전을 넣으려다가 안들어가는 바람에 놓쳐버리고, 놓친 동전은 떼굴떼굴 굴러서 옆칸으로..
뭐 언어가 통해야 주워달라고 말이나 하지, 동전 하나때문에 벗은 몸에 뛰어나갈 수도 없고.
돈 잃고 냉수로 샤워했다는 말씀이었다. 이 곳 날씨는 좀 추웠는데..
이 곳에다 텐트를 쳤다. 전기가 없는 곳이라서 우리 산노을이 전기밥통들고 전기찾아 삼만리,, 지켜섰다가 밥이 다되면 들고 오기로 했다.
캠핑카 주변에는 전기가 반드시 있다. 그러나 캠핑카 주인이 의심의 눈초리로 자꾸만 힐끔거린단다. 뭐하는 짓인가 의심스럽기도 했을것이다.
아 눈물겹다,, 그 알랑미 쌀밥~ (먹고 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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