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북쪽으로 달린다.
오스트리아와 체코의 접경지역은 그야말로 시골이다.
한적한 농촌풍경이 계속되는 가운데 하늘에서는 비가 오려는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급기야 내리기 시작하는 비
하늘이 구름이 정말로 변화무쌍하다.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여기까지가 오스트리아 - 안녕~
드디어 체코땅으로 들어간다.
우리나라 시골의 오일장같은 풍경이 빗속에 펼쳐졌다. 사람도 없는 곳에서 누구에게 무얼 파는것인지 참 신기하다.
체코에 들어오자마자 오스트리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확 느껴진다.
집들은 다소 초라하고 중앙선 조차 없는 좁은 도로가 다소 우리의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
어두컴컴한 산길을 한참이나 달려서 겨우 마을을 만났다.
원래 체코는 우리의 일정에 없던 곳이다. 물가가 싸다는 이유로,, 그리고 안다녀오면 후회할것 같다는 이유로 진로변경을 하여 겨우 들어왔지만 분위기는 괜히 온것 아닌가 싶게 삭막했다.
유럽의 차들은 정말 조그맣고 앙증맞다. 우리나라의 경차도 유럽에 온다면 어째 좌악 펴고 당당히 달릴 수 있다.
오늘의 목적지 체크키크롬로프에 도착했다.
마치 우리나라 영월의 동강처럼 마을을 크게 휘돌아 굽이치는 몰타바강 주변에 있는 중세도시로 프라하에서 남서쪽 200km 거리에 위치한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는 중세도시.
주변 마을의 아파트.
예정에 없던 곳이라 정보도 전무한 상태라서 우선 잠자리 찾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 저기 민박집을 찾아 헤매고 돌아다닌다., 숙박업소는 많은데 관광지가 돼서 그런지 가격이 만만찮다.
마치 우리나라의 아파트같은 건물 - 저런 건물도 흔치 않던데..
세계에서 가장 발음하기 어렵다는 체코말은 발음도 물론 그렇지만 철자도 보통 읽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런 와중에 짐머나 팬션 따위 비슷한 단어가 들어있는 간판을 눈이 빠지도록 찾고 다녔다.
체스키크롬로프라는 관광지를 끼고서 먹고사는 동네인듯 새로 단장한 숙박업소가 많다.
우리는 진정한 민박집을 하나 골랐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우리나라 같은 진짜 민박집 - 가격도 많이 싸다.
바로 이 집 - 널찍한 마당에 정성스레 가꾸어 놓은 화초들이 아주 많다.
여유있게 노후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 조금 부럽다..
내부는 약간 후줄근하지만 그래도 밥도 해먹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아주 좋았던 곳이다.
이튿날 아침을 먹으며 내려다보는 마을의 경치.
아침 식비가 일인당 일유로(천오백원) - 어찌나 싼지 내 귀를 의심했었다..
음식이야 그저 빵과 커피 정도지만 그래도 달걀 오믈렛에 소세지까지 고루 갖춘 성의있는 상차림이다.
유럽의 빵은 대체로 거무튀튀한 질긴 빵이다. 그래도 씹으면 고소한 맛이 부드러운 하얀 빵보다 낫더라는,, 나중의 평가가 있었지만.
어쨋든 나로서는 빨리 먹기가 대단히 힘이 들었다.
나를 제외한 세 남자는 어찌 그리 빨리도 먹어대는지.. 그 속도 따라가려다 나중엔 배탈까지 났었다.
체코는 의외로 인터넷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원활하다는 느낌인것이 이런 촌에서도 (관광지이긴 하지만) 인터넷을 공유기까지 설치하고
노트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저 아저씨는 인터넷을 하고 싶어 안달인 우리에게 자기의 노트북까지 빌려주려 했지만 자판이 한글이 아니어서 아쉽지만 마음을 접었다.
나중에 아들에게 들으니 다 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같은 쉰세대가 거기까지는 좀 무리가 아닐까..ㅋ
아주머니는 사진을 함께 찍자는 우리의 제안에 잽싸게 집안으로 도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나타나셨다.
멋쟁이 아줌마!! (메일 주소를 받아왔어야 하는건데,, 사진을 못 보내드려 안타깝다.)
이제 저 곳을 둘러보러 간다.
도시의 모든 건물이 다 중세풍이다.
대부분의 건물은 13세기 무렵에 지어졌고, 그 후 르네상스 시대에 약간, 그리고 아무리 나중에 지어진 것도 18세기를 넘는것은 없다고 하니 최소 200년은 넘은 건물들이다.
하필이면 카지노 앞인고,,
이것이 블타바강이라니, 장장 200km 이상을 흘러 프라하로 간단 말인가..
강물엔 철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지 검붉은 색이어서 보기에 별로 어여쁘지는 않았다.
중세의 건축물은 참으로 자연과 조화롭다는 느낌..
가운데 윗부분을 막아서 벽이 체스키크롬로프성이다.
기념품 가게의 물건들
체코는 맥주가 유명하다더니 기념품도 맥주잔이 많은것 같다.
이제 약 북동쪽으로 이백여 킬로미터를 달려 프라하로 간다.
주유 중
주유소는 항상 휴게소와 함께 있다.
휴게소에서 고속도로 10일짜리 비넷을 구입했다.
비넷은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니는 동안 한 번도 표 검사를 받은 적은 없지만 그냥 다니다 걸리면 벌금이 엄청나다고 한다.
호텔도 참 운치 있다..
체코,, 좀 뭔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프라하 시내에 들어왔다.
참 재미있는건 각양각색의 저런 건물들이 죄다 붙어있다는, 아니 붙여서 지었다는 거다.
캠핑장을 찾아간다.
트로야캠핑 - 캠핑카가 서는 자리는 이런데
텐트용 그라운드는 저모양이다. 윽,, 안돼 안돼~~~
그냥 나가려다가 다행히 괜찮은 자리를 찾았다.
열번째 집을 짓고 있다. 오늘로 야영만 열네번째,, 집 떠나온지 17일째다.
'유럽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체코 프라하 2 (0) | 2011.01.13 |
---|---|
체코 - 프라하 (0) | 2010.12.07 |
오스트리아 - 할슈타트-짤즈부르그 (0) | 2010.10.26 |
오스트리아 - 할슈타트 (0) | 2010.10.25 |
이탈리아 - 베네치아 (0) | 2010.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