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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트레킹

동강트레킹 : 백운산 - 점재나루 - 정선

by 혜산 2010. 3. 1.

 

 백운산 해발 882m

오후 2시 30분 등반 시작

 

 완경사 길과 급경사길의 거리 차이가 좀 많아서 망설일 것도 없이 급경사 길로 접어들었다.

 

 시작부터 급경사가 굉장하다.

 

 

에고,, 힘들다~~ 입고 있는 자켓이 온통 땀에 젖었다.

 

 

 기나긴 깔딱고개를 올라 드디어 능선에 도착했다.

 

 

칠족령 쪽으로 오를까 말까 망설이다 택한 길이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마을 분들 얘기로는 그 쪽이 전망도 더 좋다고 했다.

 

정상 부근에 오르니 희미하게나마 굽이치는 동강 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부근엔 각종 산악회의 리본들이 울긋불긋 마치 서낭당처럼 걸려있다.

 

오후 4시 정상에 올랐다.

아자~~!!

정상에 오르니 고생 끝인가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점재나루로 하산하는 길은 가파르고 험하기가 이제껏 다녀본 산 중에 최고였다.

 

시작부터 가파른 돌길이라 조심스럽기만한 하산길

 

발 밑에 온 신경을 모으며 조심스레 하산하던 중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야~"

"응, 지금 백운산 내려가는 중인데 너무 힘들어"

"오늘은 어디까지 가는데?"

"글쎄~ 오늘 어디서 자야할지 아직 몰라,, 이 산을 내려가봐야 안다아~"

이 말에 딸이 큭큭 웃는다. 참 별 일이네 왜 그러고 다니는겨~~~

 

 

그러나 그 고생을 잊게 해주는 멋진 경치가 나타났다.

나리소 - 이무기가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고.

 

기대하지 않았던 멋진 경치라서 더욱 좋았다.

나리소 위쪽은 영월군 신동읍 방향이고 왼쪽의 하얀 길을 쭉 따라 내려가면 (사실은 북쪽으로 올라가는) 동강을 따라 정선까지 이어진다.

 

아무리 멋진 경치지만 발 밑이 조심스러워 아찔하던 순간들,, 진짜로 무섭기까지 했다.

사진 한 장 찍을만한 장소도 없을만큼 험한 곳이다. 사람을 세우고 사진을 찍자면 저렇게 밖에 찍을 수 없을만큼 경사도가 심하다.

 

그래도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 있나..사진은 남겨야지~ 

이런 좋은 자리도 별로 없다.

 

5시 45분 하산 완료

 

백운산 아래 점재마을로 내려왔다. 점재나루엔 잠수교가 있다.

벌써 해가 지려하고 있어서 잘 곳을 찾아야 하는데 어제부터 먹고 싶어하는 막걸리가 이 마을에도 없다.

'이 동네 사람들은 막걸리도 안 먹고 사나~' 누군가가 투덜거린다

좀 더 걸어 다른 마을을 찾기로 했지만 결국 이 날 막걸리는 먹지 못했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잠 잘곳을 찾아 헤매이다가

정선에서 내려오는 막차 -가수리 근처 하매에서 다시 정선으로 돌아가는-  를 타고 정선 부근 광하리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쉬었다.

 

버스 기사님이 무척 친절했다.

급한 사정으로 바삐 서울로 가야 하는 홍산님을 위해 버스 시간을 알아봐 주고 택시기사를 섭외해주고 택시비까지 흥정해준다.

민박집을 찾는 우리를 위해 이모 저모 설명까지.

엄청 고마운 분 - 복 받을겨..

 

 

이 날 이동한 거리 - 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6시까지 점심먹는 시간을 빼고는 하루종일 걸었나보다. 

진정한 동강트레킹은 언제쯤이나 할 수 있을까,, 동강 주변의 가파른 지형들 때문에 인공적인 길을 만들기 전엔 강줄기를 따라 걷는것은

앞으로도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숙박했던 정선찜질방

여자칸 하나를 통째로 육만원에 빌려서 썼다. 다 좋은데 너무 더운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이튿날 - 정선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 했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그냥 걷기로 했다.

정선에서 평창까지 이어지는 국도로 산 하나를 넘었다.

화물차가 뿌리고 가는 먼지도 싫고 뒤에서 덤벼대는 차도 무서워서 걷기 싫었던 길.

정선찜질방이 있는 귤암리에서 정선까지는 걸어서 약 한시간 반의 가까운 거리이다.

 

드디어 정선이 저만치 보이기 시작한다.

이 강은 같은 동강줄기이지만 이곳에서는 조양강이라 불리운다.

 

이런 아스팔트 길은 발바닥이나 무릎관절에나 모두 좋지않다.

슬슬 걷기가 싫어질무렵 정선에 도착.

 

정선의 장날은 2,7장이다.

오늘은 장날이어서 시장을 한바퀴돌며 이것 저것 시식도 하고 대충 장도 보았다.

기차 시간을 맞추느라 이 음식점에서 무려 다섯시간이나 버텼다.

그래도 맘씨좋은 주인 할아버지는 오히려 우리에게 서비스 안주까지 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셨다.

 

서울로 오는 기차 - 정선 장날에 맞춰서 운행하는 특별열차이고 원래 정선에서 서울로 곧장오는 열차편은 없다고 한다.

열차카페에서 가볍게 입가심 하는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