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다.
영하 15도 가까이 내려가 보기는 정말 오랫만인것 같은데..
산 아래 동네에서 올려다보는 무명봉과 향로봉
며칠전 조금 내린 눈까지 더하여 아직도 눈이 많다.
오랫만에 보는 얼굴이 더해져 다섯명이 산을 오른다.
오늘은 내가 찍사다.
불광사에서 오르는 길은 산행 초입이 약간 가파르다.
몸도 풀리기 전 가파른 오르막을, 발 빠른 이들에 맞춰 따라 오르려면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금새 땀이 솟을만큼 힘이 든다.
왼쪽 봉우리는 일명 용꼬리이다. 어째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봉을 오르려는 사람들은 용꼬리를 탄다고 한다.
오른쪽은 족주리봉 - 다른 이름은 수리봉이다.
무명봉 - 향로봉의 북서쪽에 위치하여 서쪽에서 북한산을 바라보면 제일 앞에서 그 우람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작 이름은 없다.
나름 멋진 여러개의 슬랩도 가지고 있는데다 전망도 좋아서 저기까지만 가서 점심을 먹고 하산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향로봉의 깔딱고개는 더운 날씨에도 좋고 이처럼 눈이 많이 내린 겨울에도 좋다.
너덜이 감추어지므로 걷기에 편하기까지 하다.
다만 낙옆이 쌓인 가을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코스.
계곡 젤 윗자락 향로봉 옆구리쪽 능선에 도착하면 일단 산 아래 도시를 내려다본다.
족두리봉이 이제는 저만치 아래로 보일만큼 올라왔다.
향로봉을 돌아 식당바위에 올라 백운대를 잡으려 하니 바람이 날 잡으려 한다.
어찌나 바람이 매섭던지 눈물 콧물 쏙 뺄만큼이다. 눈조차 바람에 다 날려버리고 없다.
그래도 경치는 아름답다. 언제 또 이렇게 멋진 북한산의 절경을 보겠는가..
비봉의 옆구리를 지나간다. 그늘인 탓에 더욱 춥고 바람도 많이 분다.
비봉을 올려다 본다.
태연한 듯 서 있지만 찾아주는 이 없어 쓸쓸할거다..
사모바위에서 따끈한 커피 한 잔 먹고 간다.
이렇게 추운 날에도 이 곳은 아주 아늑하다. 해가 잘 들기도 하고 바람도 없기에.
지난 번 먹이를 찾아 헤매는 새들이 있길래 집에 있던 해바라기씨를 들고 갔는데 웬일인지 오늘은 다가오는 새가 없다.
나중에 보니 누군가가 새먹이를 잔뜩 가져다 놓았다. 아하~~
정말이지 죽었다 깨어나도 나같은 사람은 이런 분들을 따라 갈 수가 없을거다.
세상은 이래서 살 만한가보다.
동장군이 무섭긴 한가보다.
아직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 사모바위는 텅 비어있다.
동쪽 면의 향로봉
북한산의 미녀라 칭할만큼 향로봉은 그 자태가 우아하고 아름답다.
올라 본지는 꽤 오래됐다. 위험 등산로는 이제 자제한다. 오래도록 산에 다니고 싶으니까. ^^
무명봉의 슬랩
여기에서 한 발 찍 미끄러지면 계곡 속으로 기양 한번에 간다.
등산로가 아닌데도 가끔씩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족두리봉 - 북쪽에서 바라본 모습
암벽하는 이들의 연습장소,, 릿지하는 사람들이 즐겨 애용하는 바위
이제 찍사 등장~
콧물때문에 근접촬영은 사양함. 정말이지 풀고 또 풀어도 콧물을 계속 훌쩍이며 다닌다.
눈이 내리고 보니 저 바위 벽엔 유난히 노간주나무가 많이 보인다.
옛날 동양화에 붓끝 한 점으로 그 멋을 더했던 나무가 아닐까 잠시 생각해본다.
도시로 돌아간다.
저녁을 먹으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온 몸에서 냉기가 술술 뿜어져 나온다.
술을 먹지 않아도 얼굴은 모두 붉은색이다.
쌀쌀맞기로 말하며 지리산보다 더 한 북한산이다. 그래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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