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 세석대피소 ~ 삼신봉 ~ 청학동
전 날의 피로때문인지 푹~ 잘 자고,
누군가 실수로 이층 복도에서 아래층으로 떨어지는 '쿵' 하는 소리에 잠을 깼다.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
마룻바닥이니 망정이지 정말 큰일 날뻔했다.
오늘도 비는 오지 않지만 안개가 많이 끼어있다. 그러나 세석평전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아래 샘으로 내려왔다.
샘물은 시원스레 잘도 쏟아진다. 이 높은 고원 어디에서 저런 샘이 솟는것일까.
대충 세수며 양치를 하고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하산길이긴 하지만 원래는 남부능선 종주가 오늘의 목표였다. 삼신봉을 지나 쌍계사까지. 총 15km가 넘는 긴 능선이다.
준비 완료하시고..
8시 출발!!
시작할땐 길이 참 좋다,, 마치 정글 숲을 지나는 듯 바람도 상쾌하고 숲은 향기롭다.
의신과 거림 갈림길
길바닥도 온통 물 물 물이다.
8시 30분 음양수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의 전망은,, 한마디로 지리산을 내려가기 싫을정도.. 이 곳에서 삼십분을 보냈다.
그런데 하늘은 우리에게 두가지를 동시에 준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배낭커버를 씌우고,, 옷에 내리는 비는 그냥 맞을만하므로 우의는 입지 않기로했다.
9시 45분 석문 도착
세석에서 삼신봉 구간은 등산객이 별로 많지 않은 구간인지
길은 조릿대 숲이 점령해 버렸다.
그러잖아도 걸음이 시원치 않은 동생은 조릿대와의 한판에서 완전히 그로키상태가 되어버렸다.
12시 40분 삼신봉 도착 - 옷은 젖어서 물방울이 떨어지는데 바람마저 불어댄다.
사진 한 장 찍기도 버거운 저 아지매. 그래도 멋지게 포즈를 잡았군 그래.
세시간 반이면 도착할 거리를 네시간이 넘게 걸렸다. 비가 오는 바람에 쉬지도 못하고 걸었건만.
동생의 상태를 보아하니 도저히 쌍계사까지 갈 형편이 아니다.
날씨도 좋지않아서 더이상은 무리라고 판단, 그냥 청학동으로 하산키로 결정한다.
삼신봉에서 청학동까지의 2.5km의 구간도 너덜이 많고 내리막 경사가 급해서 그리 쉽지는 않다.
그야말로 발바닥에서 불이 날지경인것이 잠시도 쉴 곳이 없기 때문이다.
다 내려왔다~~~!!
2시 4분 산행 완료! 여기가 청학동 산행 들머리
비록 몸은 젖었지만,, 갑자기 동생의 목소리가 생기를 되찾았다.
마침 도착한 버스를 타고 하동으로 향한다.
지난번 버스 기사님이 일러주신 하동 읍내의 작은 식당
음식맛이 아주 좋다. 배가 고팠나~ (국내산 재첩만 쓴다고 - 지난번엔 재첩이 없어서 못먹었었다)
생삼겹에 재첩국으로 늦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쌍계사로 향했다.
기어이 불일폭포를 가고야 말겠다는 일념. ㅋㅋ (비용은 미터요금대로,, 이만칠천원이 나왔다)
민박집을 잡고 짐을 풀었다.
주인장 말로는 날이 맑으면 멀리 토끼봉이 보인다고 했다.
순전히 지리산에서 난 나물로만 음식을 한다는 식당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동동주 몇단지.
그러나 감자전은 갈아 놓은지 오래되어 시커멓게 변색된 것이고 도토리묵은 가짜였다.
그래도 분위기만은 끝내줬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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