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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일지

2008.10월 25일 불광사 ~ 남장대지

by 혜산 2008. 11. 3.

불광사 - 비봉 - 사모바위 - 승가봉 - 청수동암문 - 715봉 - 남장대지 - 행궁터 - 산성입구로 하산

 

날씨도 청명하다.

원래는 명성산으로 억새를 보러갈까 했었는데, 지난번 속리산에서 워낙 많은 인파에 시달리고 보니

이제 그런 산행은 좀 염증이 난다.

주말이라 사람은 좀 많겠지만 내 집 마당에서 노는 것이 마음은 편할것 같다.

남, 선, 홍 세분이 동행이다.

 

불광사 입구에서 8시 30분에 만나 떡 하나씩을 먹고 출발한다.

향로봉 골짜기의 약수터엔 물이 말랐다. 조금 고여있는 물이 탁해서 먹기가 찝찝하다.

어떤 아저씨는 누군가가 물을 휘저어 놓았다며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불평을 해댄다.

내가볼땐 그건 아닌것 같은데.. 가뭄이 죄 아니겄쑤?

 

 

오늘의 동행 - 아무리 힘든 산행도 묵묵히 감내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고마운 분들..

 

 향로봉 골짜기를 올랐다.

일단 예까지 오르면 오늘 산행의 힘든 고비는 마친셈이다. 늘,, 초반이 어려운 법이니까.

 

 

건너편 봉우리에 홍님이 나타났다.

출발이 늦어 다른 코스로 출발하셨는데 부지런히도 걸었나보다.

 

 열심히 비탈을 오르는 님께 천천히 오시라고 얘기하지만,, 도착 뒤에 보니 이미 온 몸은 땀범벅이다.

우리 남부장님 한말씀 하신다. '아니 사우나 하셨쎄요??'

 

 만추의 북한산 - 날씨도 좋다. 멀리 백운대가 손에 잡힐듯한데 말간 얼굴이정말 예쁘다.

 

 오늘의 남성 사인방.

날랜 걸음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든든한 선부장님,,

황소걸음으로 늘 후미를 지켜주시는 남부장님.

종횡무진 우리산행의 감초이시며, 산사랑을 몸소 실천하시는 (버려진 쓰레기는 모두 님의 베낭으로..) 홍산님

오늘의 산행을 책임질 산노을 - 그리고 그 사람을 책임질 나는 카메라를 들고있다. ㅋ

 

 음,, 여기가 어디던가..

늘 먼저 올라 카메라를 대기시키고 있는 산노을땜시 한시도 표정을 일그러뜨려선 안된다. ㅎㅎ

아, 향로봉 뒤편 식당바위 부근이로군.

저 아랫동네 어디쯤에 우리 집이 있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는 법인지,,

남보다는 좋다하는 카메라를 지니고도 갖고 싶은 것이 끝도 없는 우리 산노을님.

늘 갖고 싶어하던 광각렌즈를 지리산 가기 직전에 과감히 질렀다.

그 덕분에 백운대에서 비봉까지가 한 그림에 들어온다며 애들처럼 좋아하는군..

 

 찍고,,

 

 찍히고..

 

우리 산행에서 사진찍기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제 함께 산행하는 님들도 사진찍히는 일이 없으면 허전해할 정도니깐.

 

 한참을 왔나보다.  사모바위 아래쪽으로 승가사의 청기와가 보이는걸 보면.

 

 

승가봉 오르는 중

 

남성동지들에게 뒤질까봐 먼저 바위를 오르는 날보고, 바위만 보면 날랜 다람쥐 같다며 놀린다.

남의 속도 모르고..

 

오랫만에 청수동암문 골짜기를 오른다.

오늘의 목적지가 남장대지인 까닭도 있지만 문수봉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개미들이 무섭어서 감히,,

그 쪽으론 꿈을 접었다.

 

 

청수동암문 찍고 715봉을 지나 남장대지쪽 능선에 접어들었다.

여기만 오면 세상이 조용한 것이 정말로 좋다.

거기에다 사방으로 트인 경치는 또 얼마나 좋은지.. 내가 서있는 저 작은 바위가 바로 사진을 찍기위한 뽀인트다.

 

 어, 뭐야~ 어느새 옆에 온겨?

우리 선부장님은 우리 두사람을 함께 찍어주지 못해 애가 타신다.

우린 늘 함께하다보니 별로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데..  

하긴,, 지금 안찍으면 내년에 후회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슬로건이다.

 

 왼쪽으로 의상능선, 그너머 원효봉과 염초봉 그리고 삼각산이 이렇게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 어디에 또 있을런지..

 

남장대지 - 지형이 바뀌었을까.. 아무리 보아도 동장대 절반만큼도 너른 지반이 없는데 팻말은 이곳에 붙어있다.

 

솔잎이 낙옆되어 폭신한 잔디처럼 펼쳐진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더불어 각자의 베낭에서 꺼낸 막걸리며 오디술, 그 중에서도 머루주가 으뜸이다. 음,, 맛있는거.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고 바람까지 불어댄다.

가지고 간 옷을 겹겹이 끼어 입고도 춥더니 기어이는 한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행궁터로 향하는 길에, 아래쪽엔 아직 단풍이 좀 남아있다.

 

한무리의 일행이 하산중이라 어느쪽에서 오시느냐고 물었다.

아주머니의 대답, '몰라요~~ 올라가다가 비가와서 다시 내려가는 중이에요오'

아이구,, 아무리 그래도 그렇치 쫌 알고다녀야 더 산행이 재미나지 않을까~

 

 

 

 

 

비는 내려도 무지 즐거워하는 홍산님.

아마도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순수하고 깨끗해서 일꺼다..

 

 비오는데 그만 카메라 넣으라고요오~~

그래서 오늘 사진은 여기까지다. 

 

하산 중 털복숭이 개가 있는 산장에 들른다.

여름이 지나 이제는 생맥주를 팔지 않는단다. 우쒸..

어쩔수 없이 막걸리 한잔 마시고 산성입구까지 차를 탄다. 바쁘신 선부장님을 먼저 보내드리고 또 바윗길에 들렀다.

구즈다운 자켓 공동구매건으로 사진 몇 장 찍고 입어보고..

등산용품이라면 보고 또 보아도 좋은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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