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4일
사패산 - 포대능선 - 송추계곡
날도 더운데 웬일로 도봉산 종주 계획이 잡혔다.
장거리 산행을 두려워하는 오여사는 연신내에서 만나자마자 걱정부터 앞세운다.
그러나 내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에 누구를 코치하리.. 알아서 하시랄 수 밖에.
고적한 산길을 오르다가 계곡을 만났다.
모두들 돌아가신 어머니나 만난듯이 반가워하고. 오여사는 아예 여기서 놀다가자고 졸라대기까지 한다.
더운날 뭐하러 빡세게 산을 기어오르느냐,, 이런데서 놀다가는 것이 더 좋은 일 아니냐며 우리를 설득하려들지만
그 말에 동의하는 님은 없네..
사패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오르니 그래도 아래쪽보다는 약간 시원한 느낌이다. (그냥 느낌인지.. 암튼 엄청 더운 날이다.)
멀리 도봉 주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그래, 오늘 저길 다 밟아주리라..
자아~ 단체사진 한 장 박고..
폼도 멋있는 김대장,, 고독한 척! 풋~
태양을 피해본다고 쓴 저 모자 -삼년만에 장롱 속에서 꺼냈는데- 더워서 미치는 줄 알았다.
산불감시초소 앞에서 닭살커플~~ 저 사진도 뜨거워서 간신히 찍었을 걸.
어쨋거나 오랫만에 밟아보는 도봉의 포대능선,, 쏟아지는 햇빛때문에 진땀꽤나 흘린다.
깔딱진 오르막을 오르때마다 에어파스를 뿌려대는 옥산님 부부땜에 진행이 좀 느리긴 했어도 그런대로 원만한 산행이었는데,
진짜문제는 자운봉의 Y계곡이었다.
잘가는 몇사람은 일찌감치 건너가 버리고, 쩔쩔매는 몇사람때문에 나머지는 하염없이 기다리는 사태 발생.
뭐, 이런 일이야 여럿이 산행을 하다보면 늘 일어나는 일이지.
죽을(?) 고생을 마치고 드디어 정상에 오르고 있는 오여사.
기다리고 있는 카메라에 손을 들어 보이는 예절바른 싸나이들.
저 롱다리 아저씨는 이깟 계곡쯤이야 누워 떡먹기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이지.ㅎㅎ
발빠른 일행들은 벌써 신선대에 올랐다.
아름다운 도봉의 암벽들.. 이제와서 다시보니 설악의 준봉들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Y계곡을 오르느라 진이 다 빠진 일행때문에 신선대도 올라가보지 못하고 그냥 송추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원래는 여성봉까지 완전종주를 노렸었지만,, 이쯤 접고 계곡의 시원한 물에서 족탕이나 하자.
시원한 물 속에서 어린애처럼 분탕질하는 님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점잖은 님들도 계신다.
발을 씻고,
송추계곡의 기나긴 지루한 길을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흠~~ 오늘은 별로 기분좋은 산행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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