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 설악의 공룡능선 무박산행 - 이것이 우리의 계획이다.
대충 낮잠을 자두고,, 저녁 11시 서울을 떠난다.
연휴라 그런지 밤 늦은 시간임에도 서울로 들어오는 차들이 홍천에서 양평간 도로에 가득 차 있다.
홍천을 지나자 길은 한적해 지는데, 가끔씩 졸음운전을 하는 차 때문에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깜짝 놀란다..
이래 저래 무박산행은 여러가지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씩씩하게 설악동으로 들어섰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설악산 입구 주차장에 들어서니 왠일인지 주차장이 텅~ 비어있는것이다.
어??!? 뭔가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스친다..
그래도 산행 준비를 마치고 머리에 헤드랜턴을 쓰고 성큼 입구로 들어서자, 우리의 앞을 막아서는 빨간글씨~
''입산금지'' 어둔 밤에도 빛을 발하며 우리를 째려보는듯 하다.
허,, 이렇게 난감할 수가..
지리산은 4월 말까지가 입산금지기간이라 설악산도 그렇겠거니,, 하고 무작정 나선것이 잘못이었다.
이를 어쩐다?? 근처의 오대산으로 목표를 바꿀까?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며
일단 설악의 품안으로 들고 본다. 금강굴까지는 출입이 허용되므로..
금강굴에서 바라본 설악 -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어느덧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다.
저 뒤편으로 계속 올라야 하건만..
금강굴을 오르는 철계단에도 연등이 걸리었다. 저 가파른 절벽을 예전의 원효대사께서는 어찌 오르셨을까..
칼로 자른듯한 수직의 절벽이 아찔하다.
이 꽃은 향기가 매우 좋다.
하늘은 변화가 무쌍하다. 햇살이 비치는 듯 하더니 어느새 먹구름이 몰려와 산 봉우리를 뒤덮는다.
지독히도 운이 나쁘신 미소 옆지기님 (절대 나랑 커플아님-그런데 진짜 커플같다 ㅎㅎ)
지난번에도 비때문에 설악산 입구까지 왔다가 꿈을 접어야 했다.. (쉽사리 허락되지 않는 공룡의 등이다.)
이 두 남자의 모자때문에 여러 사람이 깜짝놀랐다.. (공원직원으로 오해하기 십상) ㅋㅋ
마등령으로 향하는 첫번째의 긴 깔딱고개를 오르고 나면 이런 경치가..
바위 한켠에서 추위에 떨며 준비해간 아침을 먹고, 오르던 길을 되짚어 내려온다.
비선대의 물은 맑기만 한데..
밤을 새고 먼길을 달려온 우리는 허탈감에 더욱 지친다..
그래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열심히 웃어야해~
그래야 한 살이라도 젊어보이지이~~
부처님오신날의 연휴를 맞아 설악동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그들은 남고 우리는 떠난다..
그런데 연휴에 어지간히도 많은 차들이 길에 나섰는지 미시령터널 초입부터 정체가,, 웬말이가..
원통에서 양구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주 아주 오랫만에 가보는 길이다.
소양호를 따라 구불구불 무지하게 지루한 길 (여기서 나는 열심히 졸았다,, 그래서 이 경치를 놓쳤다)
파로호 주변엔 잡고기로 어죽을 만들어 파는 집이 있다.
오랫만에 가 보았더니 주인은 바뀌고,,
골동품 카메라며 오르간 등등,,나름 인테리어도 신경을 쓴 눈치가 보인다.
노끈에 매달린 메주,, 아닌 골동품 카메라들
어죽맛은,, 솔직히 옛날 맛이 훨씬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