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끼어있는 주말..
남보다 한 발 앞서 금요일 새벽에 출발한다. (마침 시간이 났기에..)
네시에 출발하여 세시간 반만에 전라북도 운봉마을에 도착,, 새벽이라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운봉은 바래봉 철쭉제기간이라 야시장이 서있다.
이 곳 주차장에 차를 두고 정령치로 향한다.
운봉에서 약 22km거리이고 시간은 이십분이면 충분하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주차장엔 아무도 없이 썰렁하다.
등산화 끈을 조이고.. 준비 완료!
멀리 지리산의 주능선이 구름을 이고 있다.
약간 흐리지만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의 긴 능선에 한 눈에 보인다.
등산로는 뒤편의 계단길부터 시작이다.
뒤편으로 첫번째로 찍을 봉우리인 고리봉이 보인다.
바래봉까지는 약 9.4km의 거리이고 거기에서 운봉까지 하산하는 거리가 4km가 넘으니
합쳐서 약 14km 남짓을 걸어야 한다.
고리봉에 오르니 이런 전말이 펼쳐진다.
지리산엔 야생화가 참 많다. <댓잎현호색 - 이파리가 댓잎과 닮았다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봄의 지리산에 처음이라.. 야생화를 보는 기쁨이 쏠쏠하다.
얘의 이름은 <얼레지> 실제로는 처음 보았다.
참 예쁘긴 한데, 고개를 숙이고 사진 찍히기를 수줍어 하는것 같다. ㅎㅎ
흰색과 보라색의 제비꽃이 섞여있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아직 이 곳의 나무들은 연두잎을 감추고 있다.
고요한 산중엔 아무도 없이 우리 둘 뿐이다..
어쩔 수 없이 계속 모델 노릇을 해야만 하는 신세. ㅎㅎ
이제 세걸산에 도착했다. 지도엔 한시간 반의 거리라고 하는데 사진찍느라 시간을 낭비한 우리는
두시간을 훌쩍 넘기고야 도착했다.
조팝나무 꽃 - 길가에 피어있는 것들은 엄청 소답스럽던데.. 산중에 핀 조팝나무는 좀 부실하다. ㅎㅎ
정말 오랫만에 보는 할미꽃 - 아직 꽃봉우리를 덜 열었지만 참 반가웠다..
이름모를 풀꽃 - 어찌나 바람에 몸을 떠는지 간신히 찍었다.
세둥치와 부운치를 지나 팔랑치와 바래봉이 보이는 곳에서 가지고간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식후에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면 풀밭에 앉아있자니..
살랑이며 부는 바람이 심신을 간지르고,, 간 밤에 반납했던 잠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려 한다.
잠시 무아지경으로 빠질것만 같은 조용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나를 붙잡는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다음 목적지인 팔랑치로 향한다.
멀리 바래봉이 보인다.
철쭉은 이 곳 팔랑치에서 바래봉 사이의 구간에 집중되어 있는데, 아직 시기가 약간 이른탓으로..
꽃은 봉우리 상태이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의 특징이라면 오래된 철쭉나무의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다.
팔랑치,,오래전 양들을 방목했던 목장의 흔적이다.
인근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새로 심은 낙엽송뿐 철쭉이외엔 나무가 보이지 않느다.
철쭉이 양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나보다. ㅎ
되돌아 본 우리가 걸어온 능선.
고리봉- 세걸산 - 세동치 - 부운치 - 팔랑치에 이르기까지..
이제 바래봉만 오르면 오늘의 오름은 끝이다.
바래봉 근처에 오니 운봉쪽으로 오른 많은 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며 그동안 적적했던 분위기를 한 방에 날려 버린다.
바래봉이 이제 바로 앞으로 보이는데.. 스님들의 바리떼를 엎어놓은 형상이라 하여 바래봉이라고한다.
마지막 바래봉 오르는 길은 두갈래길이다. 마음이 급한 우리는 곧장 오르는 길을 택했는데,
가파른데다가 그늘이 없어 걸음이 빨라지고 숨은 가빠온다.
그늘이 없어 한여름엔 고역일듯 싶다.
하산은 돌아 내려오는 길 - 이 쪽엔 약수터가 있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바래봉을 내려와 운봉쪽으로 하산하는 길.
일반 관광객을 위한 길이 가꾸어져 있지만.. 왠만하면 이런 돌로 포장한 길은 피하고 싶다.
다행이 중간부턴 좀 가파르지만 산길로 하산 할 수가 있다.
모처럼 활짝 핀 철쭉을 그냥 두고 갈 수는 없다는 찍사의 권유로 오늘의 마지막 사진을 찍는다.
주차장쪽으로 갈 수록 인파는 늘어나고 축제야시장에서 들리는 음악소리가 산을 타고 오른다.
아침엔 우리가 첫손님이었는데..
관광버스가 연신 사람들을 실러 들랑거리느라 정신이 없다.
이제 오늘의 목적은 달성했는데,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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