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과 자신의 딸이 원조교제를 하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의 복수와 화해를 그린 작품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 이은 김기덕 감독의 10번째 작품. 이번에도
순제작비가 단 5억원 정도가 소요된 저예산 영화로 제작되었다. 제목 '사마리아'는 이교도에 의해 더럽혀진 땅이라는 이유로 유태인으로부터 천대와
배척을 받은 성서에 나오는 지명이라고 한다. 2002년 영화 <나쁜 남자>에 이어 다시 한번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출품되어
감독상(은곰상)을 수상했다.
감독의 변. 어쨌든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다. 호기심이 가득 찬 10대들의 경험이
배고픈 시절... 달콤한 향기를 쫓다 보면 어느새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함정에 깊숙이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싱그러운 청춘들은 현명한 삶의
예지를 터득하기도 전에 피할 수 없이 가학과 피학과 자학의 시대 한가운데 서있다. 누가 이 사마리아 소녀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나 역시
가해자의 입장에서, 사랑하는 딸을 창녀로 둔 이 시대의 아버지들의 고통스런 마음을 헤아려본다. 2003년 8월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각오가 필요 없는 시대 속에 그냥 살아지고 그냥 길들여지고 분명한 이유 없이 화를 내고있고 어느새 화해도 없이 웃고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돌이켜 보는 것도 의미 없고 그럴 시간도 없는 현실... 무수한 사람들 속에 물고기 때처럼 이리저리 휩쓸리느라 옳고
그름의 판단은 갈수록 흐릿해 진다. 아물기 힘든 상처를 입은 후 돌연 한가해지면 무척 많이 울 것 같다. 나는 너 때문에 울고 너는 나 때문에
울며 서로 사랑하는 만큼 괴롭힌다. ......우리는 머지않아 다 미칠지도 모른다. - 2003년 8월 27일 홍천에서
김기덕.
written by 홍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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