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다음 날
어쩌다 등산 얘기가 나왔다. 일곱살 손주 녀석이 그 얘기를 냉큼 받아들었다.
어른들은 술 한 잔 마시며 가볍게 흘린 이야기지만 아이에겐 중대사로 결정되었다.
그리하여 남겨진 메모들 - 잊지말라는 의미
약속은 했으되 다음 날 상태가 별로 안좋은 어른들은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주섬주섬 울며 겨자먹기로 등산준비를 해야했다. ㅎ
아이는 인왕산 자락에 살고 있다.
몇 번의 산행 경험이 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할 수 있는 등산이 무척이나 기대되는 눈치.
다행히 날씨는 온화하고 맑은 편으로 등산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이다.
잠시 쉬어갈까~
손주녀석은 유치원에서 만든 스티로품 금메달을 목에 걸고 산을 오른다. ㅋㅋ
아들에게 끌려 온 딸과 사위
기차바위엔 등산객들이 올라 아래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도 뒤를 이어 기차바위에 올라 아래 세상을 내려다본다.
산 아래 경복궁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하느라 울리는 풍악이 여기까지 들려온다.
북한산 비봉능선이 좌악 펼쳐보이는 전망 좋은 기차바위
할아버지와의 등산이 무척이나 즐거운 우리 꼬맹이녀석 ^^
아이는 초반 오버페이스로 잠시 개미마을로 그냥 하산하고픈 마음을 비췄으나, 역경을 이기고 애초의 목표대로 기차바위에 올라보니 마냥 기분이 좋다~ ㅋㅋ
서울 시내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인다.
휴일 치고는 등산객도 별로 많지 않아 아이를 데리고 산행하기에도 큰 부담이 없어 좋다.
휴일인데도 한가한 인왕산 정상주변
정상 찍고 무악재쪽으로 하산 중 만나는 첫 난코스
사람들이 많을땐 여기에서 정체현상이 벌어진다.
간식타임
사과 먹고 이제 우리는 무악동쪽으로 하산할거다~
뒤돌아 본 인왕산 정상
성곽을 따라 하산하는 길은 다시 재정비가 되어 걷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그런데 인왕산은 월요일이면 등산이 금지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다.
범바위를 지나 무악동쪽으로 하산을 하다보면 선바위를 지나게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주변의 바위 곳곳에 촛 불을 켜놓고 정성들여 빌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어,, 뭐지?? 우리는 마치 별천지에 온 것 같은 낯선 풍경에 어리둥절했다.
** 선바위 **
서울특별시 민속자료 제4호. 형상이 마치 중이 장삼을 입고 서 있는 것 같아서 ‘禪(선)’자를 따서 선바위[禪巖]라 불렀다고도 한다. 또 조선 태조와 무학대사의 상이라는 전설, 또는 이성계 부부의 상이라는 전설도 있다.
이것은 인간이 죽어서 석불(石佛)이 되었다는 인간의 화신으로 설화되고 있으며, 여기에 빌면 소원성취할 수 있다고 하여 일찍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자식 없는 사람이 이 바위에 빌면 효험이 크다고 하여 정성을 드리는데, 작은 돌을 붙이면 효험이 더욱 크다고 하여 작은 돌을 문질러서 붙인 자국이 많이 남아 있다. 이를 ‘붙임’이라 하며, 이러한 바위를 ‘붙임바위’라고도 한다.
일제가 남산 꼭대기에 있던 국사당(國師堂)을 선바위 곁으로 옮기게 한 뒤로 더욱 선바위에 대한 신앙은 무속신앙과 밀착되게 되었다. 국사당은 무신당으로서 굿을 행하는 곳이니 바로 옆에 있는 선바위와 복합적으로 신앙의 대상이 된 것이다.
선바위는 전국적으로 보이는 암석숭배의 일종이었겠으나 이것이 전설화되고 무속신앙과 밀착되면서 무속신앙의 주요지가 된 듯하다.
이런 내용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던 우리.
서울에서 나고 자랐어도 이런 역사에는 너무 무지했었구나..
국사당 주변 풍경이 이색적이다.
* 인왕사 일주문
인왕사는 멀고 먼 옛날의 호국도량이었다.
다음 산행시엔 절에 꼭 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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