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8일 수요일
오후 두시 반이나 되어서 출발
남편과 단 둘이 하는 수요산행이다.
지난 주 캠핑 이 후 찌뿌둥한 몸도 정비할겸, 오늘은 조금 장거리를 걸어볼 생각이다.
봄날씨답게 집 안 보다는 월씬 더 더운 바깥날씨때문에 겉옷은 모두 벗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을 올랐다.
그런데.. 지난 한 주 산행을 쉬었을뿐인데 너무나도 무거운 몸 때문에 그야말로 줄을뚱 살뚱 숨을 헐떡이며 앞서가는 남편을 따라가야 했다.
아,,,
몸 만들기는 이렇게 어렵고 반대로 망가뜨리기는 너무나 쉬운 현실.
날은 점점 더워지는데 몸은 날로 게을러가니 정말로 큰일이구나 싶다.
참나무에 꽃이 피었다.
향림사 절터
숲 속은 연두빛 세상
바닥은 떨어진 산벚꽃으로 수를 놓았다.
요염한 포즈 보소 ㅋㅋ
산 아래 세상은 황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지만..
산의 품에 들면 그저 만사가 행복하다.
연두 연두한 어린 참나무 잎들이 봄이 깊어감을 말해주는듯.
오늘의 날씨는 이만하면 아주 훌륭하다!!
내일 모레 비봉능선을 오를 예정이라 오늘은 가볍게 길게~~ 걷기로하고 탕춘대능선으로 간다.
비봉 남쪽의 수인암장
오래도록 북한산을 다녔어도 그런 이름이 있는줄은 최근에 알게되었다. 며칠 전 저 곳에서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탕춘대 성은 비교적 잘 유지가 되어있는 듯 하다.
성 위로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으니 잘하는 짓인지 못하는 짓인지..
탕춘대 암문을 지나 상명대 뒤편으로 계속 진행한다.
우측으로 홍은동 일대가 펼쳐진다.
이제 거의 끝자락까지 다 온듯.
상명대 후문에서 홍은동으로 넘어가는 길
산자락 아래도 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다.
홍은동 산동네를 내려다보는 맛도 있고.
형제봉에서 평창동을 내려다보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구나. ㅎㅎ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점이 나쁘지 않다.
오후 4시 50분
내부순환 홍지문터널이 보이는 곳 도착 - 왼쪽에 옥천암이 살짝 보인다.
옥천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직할사찰이며 남해의 보리암, 동해의 홍련암,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4대 관음기도 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옥천암에 있는 관음보살상 때문인데, ‘보도각 백불(普渡閣 白佛)’로 불리는 이 관음보살은 많은 영험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자료사진>
<일찍이 조선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도 이 석불에 기도한 일이 있고, 또 흥선대원군의 부인 민씨(閔氏)도 아들인 고종을 위해서 자주 찾아와 기도하였다고 한다. 삼각산의 맥이 비봉과 향로봉을 거쳐 인왕산으로 이어지기 직전 삼각산이 끝나는 지점에 자리한 옥천암은 서울이 대규모로 도시화되기 전만 해도 옥같이 맑은 물이 흘렀다. 그러한 까닭으로 절 이름 또한 옥천암이라 불리웠다.>
먼발치서 옥천암 한 번 바라보고 우리는 다시 원점회기 한다.보다음엔 직접 옥천암을 둘러보기로 마음 먹고.
시간이 너무 늦었다. 이미 오후 다섯시인데 해 지기전에 연신내로 돌아가려면 서둘러야 한다.
해가 마냥 길어지니 발걸음도 여유롭다.
시간이 없어도 찍을건 다 찍고 간다. ㅋ
그런데, 되돌아 가던 길, 탕춘대 암문 위에서 준비해 간 샌드위치를 먹다 깜놀!!!
멧돼지가 나타난거다.
아직도 해는 지려면 멀었는데 얘들이 시계를 차고 다니며 저녁인줄을 알았던가? 겨울이라면 무척이나 어두울 시간이긴 하다만. ㅋ
상명대 쪽에서 올라오다가 사람들을 맞딱뜨리니 저도 놀라서 우왕좌왕하더니 암문 위라고 안심하고 있던 우리를 놀래키려는듯 성곽위로 성큼 뛰어오르는 바람에 심장이 떨어지는줄 알았다.
근처를 지나던 등산객과 합쳐서 여섯 개의 눈이 녀석을 노려보자 결국 돼지는 성곽을 뛰어내려 숲 속으로 사라졌다.
사실 북한산을 자주 다니는 사람치고 멧돼지를 목격하지 않은 사람은 없는것 같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 모두 돼지 일가를 만났던 경험이 있다고 했다.
좀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 아직까지 북한산에서 멧돼지에 받쳐 죽었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아본다.
오후 6시 30분
다시 향림사터 잣나무 밭으로 돌아왔다.
오후 7시가 넘어서 하산 완료
오랫만에 장 시간을 걷고 보니 다리는 피로하지만 기분은 엄청 조으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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