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매서운 겨울 추위에 모든것이 얼어붙던 때가 엊그제.
날이 녹으며 얼어터진 수도관을 가느라 야단법석 이던것이 마치 먼 옛날 이야기 인듯,
오랫만에 촉촉히 봄 비가 내린 다음 날.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사뭇 다른 느낌이다. 창문을 여니 푸르디 푸른 하늘이 방긋 웃어준다.
오!!!
일년은 삼백육십오일이나 되지만 그 많은 날 중에서도 몇 번 볼 수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하늘.
이런 날은 모든 일을 접어두고 산을 올라야 한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불어주는 선선한 바람이 또한 상쾌하기 그지없다.
계곡이 시작되는 곳에서는 벌써부터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메말랐던 산이지만 깊숙이 품고 있던 얼음들이 어제내린 비로 녹아 내리면서 비의 양보다 훨씬 많은 물이 계곡을 시원스레 흘러내리고 있다.
산을 오르는 내내 시선을 빼앗는 맑고 푸른하늘과 둥실 떠오른 멋진 구름들.
족두리봉 쪽 하늘엔 좀 더 많은 구름이 보인다.
향로봉과 인왕산 뒤로는 관악산 청계산까지 좌악~ 펼쳐진 산봉우리들
비 온 다음 날 산에 오르면 보이는 특징, 모든것이 햇살 아래 반짝인다는 것.
인천 앞바다가 보인다..
이제 동쪽을 바라본다.
해맑게 얼굴 씻은 북한산의 흰바위들.
비봉도 여엿하고 문수봉과 보현봉 멋진 모습 그대로.
백운대 아래 노적봉 흰바위가 햇살에 빛난다.
늘 보아도 감탄~~ 멋지구나 우리 북한산.
한참을 홀로 앉아 산을 바라보노라니 한줄기 바람에 선뜻 몸이 추워진다.
아직은 초 봄.
이제 산을 내려가야겠다.
백운대 한 번 더 바라보고 몸을 일으킨다.
조용한 비봉능선 - 오늘은 그저 바라만 보고 하산할 예정.
다음에 와서 밟아줄게~ ㅎ
계곡엔 물소리가 요란하다.
이제 곧 가지끝에 새싹이 돋고 꽃봉우리를 내밀테지.
그 날을 기다리며 산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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