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9일 월요일
들머리: 북악터널 앞 삼성아파트입구
길을 건너 산행 시작
연일 영하 10도가 넘는 혹한이 이어지다가 살짝 주춤한 날씨
양지는 따뜻하지만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선 싸늘한 바람에 볼이 따가운, 그래서 아직은 많이 쌀쌀하다.
세 명이 단촐하게 떠나는 산행이다.
올 겨울엔 지리산을 비롯한 장거리 활동이 비교적 많았었다.
춥기도 하거니와 평일이라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날이다.
주말이면 산이건 둘레길이건 무지막지하게 떠들어대면서 길을 점령하는 인파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가중되니 웬만하면 산행을 피하고 싶어진다.
형제봉을 피하고 일부러 심복암쪽으로 빙 둘러서 천천히 산을 올랐다.
한시간 남짓을 올라 도착한 일선사
절마당은 늘 고요하다.
절에는 전에 없던 누렁이 두마리와 새끼가 한마리 기거하고 있다.
마치 떠돌이 개처럼 생겼는데 아마도 절에서 거두어 주는듯 했다.
잠시 쉬어갈 겸 절마당 양지쪽에서 커피와 함께 과자를 개들과 나누어 먹었다.
형제봉은 거의 일년에 한 번 정도 오게 되는데 그동안 길이 많이 정비되었다.
덕분에 겨울이면 작은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이 빙판으로 얼어붙어 불편하던 곳을 편안히 걸을 수 있었다.
변화는 또 있다.
대성문에 도착하여 올려다보니 웬일~ 대성문 누각이 없는거다.
대성문은 공사 중
누각을 헐어내고 뭔가 공사중이다.
대성문 앞 따스한 곳에서 밥 먹으려던 계획을 급 수정하여 대남문으로 향한다.
대남문 앞에 자리를 잡는 김대장
문의 남쪽과 북쪽은 천지 차이로 온도 변화가 심하다.
북쪽은 그늘지고 바람불고 춥다..
따스한 이 곳에서 점심먹고 오랫만에 비봉능선을 걸어볼 예정이다.
우리가 자리를 잡자마자 삼삼 오오 산객들이 몰려들어 점심먹을 자리를 찾는데, 한 발 늦었으면 이 곳에서의 점심식사도 불가능할뻔했다. ㅎ
날이 추워도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참 꾸준히도 산을 찾는가보다.
* 청수동암문
이 문앞에 선것이 얼마만이던가..
참 많이도 게을러졌다는 자책을 해본다.
나이가 들수록 하는 말이 늘 예전 이야기 인것은 그렇지 못한 현실때문이겠지.
예전엔 오후 늦은 시간에 출발을 했어도 이 곳을 수시로 넘었었는데.
상장능선에서 시작되는 멀고도 긴 시간 동안 북한산을 종주 하다가도 이 곳에만 도착하면 마치 집에 다 온듯한 편안함을 느끼던 곳이었는데..
어쩌다 이제는 점점 낯설고 먼 존재가 되어 가는 듯 하구나.
그동안 정비가 된것은 길 뿐 아니라 이렇게 표지판도 많이 새로워졌다.
산엔 적당히 눈이 쌓여있어 아이젠 없이 걷기 좋은 길이지만 여기부터는 눈 아래 빙판이 숨어있어 조심스럽다.
*석문봉
눈이 하얗게 쌓여있는 저 바위를 오르기는 약간 까다롭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저렇게 잡고 오를 수 있는 쇠로 된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로프는 이 곳뿐 아니라 승가봉에서 설치되어 있는데 사실 잡고 오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무조건 일자로 직진하기엔 힘이 더 들 수도 있다는 사실.
그래서 사람들은 로프를 무시하고 발놓기 편한곳으로 약간 위험을 감수하며 오른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도 어쨋든 설치해 주신걸 고맙게 여겨야겠징?
두 김대장님
호젓한 산행에 기분 마이좋다~~
드디어 우아한 비봉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꽃밭에 다소곳이 앉은 새색씨같은 사모바위의 모습도, 우람하게 버티고 서있는 장군같은 모습의 비봉도 참 반갑다. ㅎ
하늘은 약간 흐리지만 비교적 선명한 날씨
사모바위 너른 마당에 섰다.
아무도 없이 조용한 마당엔 지나간 이들의 발자국만 가득하다.
관봉에서 바라보는 비봉과 향로봉
희끗희끗한 눈으로 화장하여 더욱 어여쁜 향로봉이다.
약 다섯시간에 걸친 산행을 불광사에서 마무리했다.
걷기 좋은 눈길과 좋은 날씨 덕분에 매우 기분좋았던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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