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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발길따라

설악산 공룡능선(2)

by 혜산 2017. 8. 2.

 

 

중청에서의 일출

 

 

 

 

전 날 일찍 잔것도 아닌데 새벽같이 잠이 깨었다. 간밤에 추워서 밤잠을 설친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난방을 한시간 돌려준다고 했건만 했는지 말았는지 여하간 추워서 담요를 뒤집어쓰고 긴바지를 껴입을까 말까를 고민하다 새벽에 잠시 깜빡 잠이 든게 다여서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하다. ㅎ

 

게다가 3층 구조인 대피소는 천정이 낮아서 위층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바로 곁에서처럼 가까이 들리는고로 새벽잠은 일찌감치 포기하는것이 좋다.

아마도 대청봉 일출을 위해 일찍 일어나는 님들이 많은 탓일게다.

 

 

대피소가 동쪽을 향해 앉아있기에 식탁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얼마든지 일출은 감상할 수 있다.

오늘의 일출은 구름이 많아 그저 그렇다.

 

 

오전 6시 55분 아침 식사 후 일찌감치 출발을 한다. 오늘은 공룡능선을 넘는날~

 

 

 

여기까지는 여유만만 즐거운 마음 하나가득~~ ㅎ

 

 

주루룩한 입석바위 앞의 봉정암이 선명한 아침

 

 

 

 

 

날은 청명하고 새소리도 예쁜 아침 숲 -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ㅎㅎ

 

 

우리가 걸어야 할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섰다.

 

 

1275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듯 - 우뚝 솟은 장쾌한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1.3킬로미터의 희운각 가는 길이 왜 이리 힘든가..

내리막이건만

놀며 쉬면 한시간을 넘게 천천히 내려와 희운각에 도착

양치하고 화장실 가고 등등 중청대피소에서 못다한 것들을 해소한다.

 

 

장마철이어서 희운각의 물은 철철 넘치도록 잘도 나온다. 수도꼭지를 바로 곁에 만들어놓아서 싫컷 마시고 (끓여먹으라 했건만) 남성분들은 머리까지 감았다.

등산객이 별로 없어서인지 참견하는 사람도 없으니 맘껏 땀을 씻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8시 45분 희운각에서 출발

 

 

무너미고개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하고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공룡을 탈 차례

 

 

 

* 신선대 - 오전 9시20분

 

희운각 쪽에서 오르는 공룡의 첫봉우리 신선대. 공룡능선의 백미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선대를 오르는 길은 무척이나 길고 힘이 든다. 천불동계곡 갈림길에서 30분이나 걸렸다. 몸이 아직 안풀려서일까.

예전에 정비를 했던 돌계단은 장마비로 어느새 재정비가 필요한 지경이고. 등로는 무척 까다로운 편.

아후~ 신선대가 이렇게 힘든 곳이었던가.

 

 

맘껏 바라보고 맘껏 놀다가자~~

 

 

 

 

 

 

 

 

아직은 힘이 남아 저런 장난도 한다. 그래 이제 시작이니까 ㅎ

 

 

 

 

천화대 범봉도 여기에서 싫컷 봐두자. 신선대를 내려서면 이제 저런 전망은 없을테니까

 

 

이제 그만 바라보고 go~~

 

 

 

범봉 앞에 올망졸말 울산바위

가까이 가면 결코 올망졸망한 바위가 아니거늘. ㅋ

 

 

되돌아본 신선대는 저렇게 뾰족한 모습이다.

 

 

 

1275봉이 한결 가까워진듯.

 

 

 

 

 

 

찍고

 

 

찍히고 ㅎ

 

 

 

 

 

 

이 거대하고 뾰족한 암봉과 깊은 골짜기는 ..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된다.

 

 

 

 

아무리 길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공룡은 역시 공룡이다.

결코 쉽지않다. 특히 바위가 물을 먹어 미끄러우니 고생은 배가된다.

 

 

설악산에만 자생한다는 바람꽃

야생화만 전문으로 찍는 분들에게서 또 하나 배웠다.

 

 

솔나리 - 얘도 마찬가지

귀하신 몸이라네

 

 

 

 

 

 

 

드디어 1275봉이 눈앞에 다가왔다.

저기를 오르면 이제 공룡능선 절반을 오른셈이다.

 

 

 

 

대박! 물이 흐르는 쉼터 발견

마침 점심때라서 발도 씻고 점심도 먹고 가기로 했다.

덕분에 힘든 봉우리를 그다지 어렵지않게 오를 수 있었다.

 

 

 

 

 

 

 

 

 

 

 

 

거대한 바위에 개미같은 인간

 

 

 

이래봬도 엄청 급경사에 물까지 흘러서 매우 힘이 든다..

 

 

무거운 쇳덩이 카메라 메고 고생중인 산노을

그래도 언제 또 여길 찍어보겠냐며 열심이다.

 

 

 

 

오후 1시 1275봉

 

드디어 1275봉 정상 도착!!

언제나 이 곳에 서면 감회가 새롭다. 또 하나의 공룡 종주를 해 내고 있다는 기쁨이랄까..

그러나 이 곳을 지나 마지막고개인 마등령을 넘을때는 이런저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다. 

어서 바삐 이 산행을 마치고자 하는 일념뿐. ㅎ

 

 

 

 

 

 

 

 

 

 

 

 

멀리 구름에 잠기는 1275봉과 그 곁의 큰새봉

큰새봉은 사실 하나의 봉우리는 아니지만 보이는 각각의 봉우리가 합쳐 정말 날개를 펼친 독수리처럼 보인다.

 

 

 

산 아래에서 안개구름이 밀려 올라온다.

마등령 너머 세존봉이 구름에 떠 있는듯 우아한 모습이다.

 

 

 

 

 

 

 

 

오후 3시 40분 마등령과 오세암 갈림길

 

약 십여분을 헉헉대면서 마지막 고개인 마등령을 오르면 오르막은 이제 끝이다.

이제 고생은 끝인가 싶지만 사실은 진짜 고생이 기다리고 있다.

다리는 지치고 발바닥은 불이 날 지경으로 화끈거리지만 비선대까지는 아직도 3km의 돌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비선대에서 설악동까지도 3킬로미터의 길고 긴 구간. 올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마등령에서 설악동으로의 하산은 정말 힘들고 지루한 길이다.

그래서 이번엔 오세암쪽으로 하산할 계획을 세웠었는데 하필이면 마등령에서 오세암구간은 낙석공사로 출입통제 중이다.

 

그리고 비선대에서 시원한 막걸리로 갈증을 달래려던 계획도 무산되었다.

비선대의 상점들이 싸그리 철수된걸 모르고 있었던거.

어쨋든 잘된일이다. 비선대가 한결 더 멋있어보이는건 착각인지 ㅎ

 

 

 

 

놀며 쉬며 13km 열두시간을 걷고 해가 진 뒤에야 산을 내려왔다.

 

속초에서 문어 한마리 냠냠하고 잘 자고 일어났더니 다음날은 종아리가 땡긴다..

이런 느낌 오랫만인데.

담 주에 지리산 가는데 지장이 없을까 살짝 염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