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바람이 불었다.
더워서 밤 잠을 설치던 때가 불과 일주일전인데.
수요산행이 여의치않아 둘이서만 호젓이 산을 오른다.
아~~주 멀리까지 시야가 열린 날
도시에서는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은 참으로 귀하고도 귀하다.
한강은 물론이고 멀리 인천 앞바다까지 한 눈에 담아본다.
족두리봉 왼쪽으로 인왕산과 안산 그 뒤로는 관악산까지 뚜렸하다.
기자촌 능선의 일명 대머리바위는 우리의 시산제 터
마치 톱날같은 관악산의 능선은 멀리서 보아도 그 특징이 뚜렸하기에 바로 알아볼 수가 있다.
그런데 오늘은 하늘이 참 변화무쌍하다. 먹구름이 향로봉 능선너머에 가득하더니 어느결에 사라졌다가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비가 내릴것같은 먹구름이어서 그런지 산에는 등산객이 한명도 없다. 그래서 더욱 좋은거~~
식당바위엔 커다란 누렁이 한마리가 어슬렁거릴 뿐
향로봉도 어엿한 모습으로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참 아름다운 봉우리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짠~ 하고 열린 푸른 하늘
오!!! 어떻게 저런 푸른빛이...
보고 또 보아도 참으로 아름다운 북한산
그림처럼 멋진 능선들이 이처럼 깨끗한 날씨에는 더욱 그 빛을 발한다.
우리 둘이서 완전 호사를 누린다!
기자촌 능선이나 향림담에서 왼쪽 능선을 이용해서 오르는 이 코스는 정말로 전망이 훌륭하다.
향로봉쪽을 빼고는 막힘없이 사방이 열려있어서 시원하기도 하고 쉬어가며 눈을 호사시키기에도 그만인 곳이다.
한참이나 이 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북한산 삼매에 빠져본다.
*향로봉
동쪽사면이 훨씬 어여쁜 봉우리
오후엔 늘 역광때문에 그 모습을 담아내기가 어려웠지만 카메라가 쫌괜찬은 덕에 그림을 건졌다.
*비봉
이렇게 한가한 날 비봉을 한 번 올라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그냥 접었다.
등산화 바닥도 미끄럽고 괜시리 몸풀러 왔다가 관절에 무리를 주는 일은 피하지 싶어서.
식당바위에서의 전망도 참 좋다.
슬슬 낙조가 드리워서 향로봉에서 저녁노을이나 찍어볼까 했는데 그 많던 구름이 다 북으로 가버리고 서쪽하늘은 그저 밋밋하기만 할 뿐.
게다가 가스가 끼기 시작하므로 낙조는 별볼일 없을것으로 전망된다.
그래도 잠깐 향로봉에 올라보고 해지기 전에 하산시작.
약 세시간에 걸친 여유만만 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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