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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발길따라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걸어보기

by 혜산 2016. 5. 8.

연휴를 이용해 실로 오랫만에 태백쪽으로 여행을 떠났다.

첫 날은 강원랜드 구경으로,, 곤돌라를 타고 산꼭대기로 가서 백두대간 산줄기를 바라보는것.

둘째날은 짧지만 낙동정맥 트레킹 하기.


무지하게 심한 교통체증을 뚫고 점심무렵에야 영월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자하니 식당도 인산인해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ㅠㅠ

겨우 막국수 한그릇을 그렇게 급히 먹고 -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느긋하게 먹을 수도 없다 - 숙소 도착.

원래 연휴를 이용한 여행은 이렇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도시를 빠져나가고 식당을 이용하고,, 숙소를 잡고 그러니 어디던지 붐빌 수밖에.

그래도 태백은 다른곳에 비하면 좀 여유가 있는 편이다.

다음 날 아침먹고 차를 이용하여 승부역으로 간다.

우리가 트레킹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하이원 추추파크에서 레일바이크를 탈 예정이었다.


11시 30분 승부역에서 트레킹 시작

북에서 남쪽으로 향하여 걷는다.


승부역부근 - 멀리 보이는 빨간다리 오른쪽에 역사가 있다.

우리는 강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이정표가 비교적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는 편이다.



신록에 어우러지는 바위절벽이 참 아름답다. 역시 숨은 비경이라는 말이 헛말은 아닌듯.

그저 기차로 스쳐지나기에는 아까운 경치들이 길을 걷는 내내 펼쳐진다.










길을 따라 십분 쯤 걸으면 나타나는 저 다리를 건너 트레일은 이어진다.


흠,, 아마도 장마철이나 기상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약간의 위험요소가 있는듯.



길을 걷는 내내 상쾌한 숲의 향기가 머리를 맑게 해주고 가슴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새소리 그리고 향긋한 흙내음,,

게다가 적막한 주변엔 아무도 없이 우리 둘뿐이다..




길은 매우 다양하다. 물가를 따라 걷는가 하면 이런 숲도 나타난다.




우리 둘 뿐이므로 사진은 각자가 모델이 될 수밖에. ㅎ


요런 오솔길도 참 좋지.

들꽃들이 줄을 지어 우리를 환영해주는 듯. ㅎ





길이 이어지지 않는 곳에는 이렇게 데크로 길을 이어놓았다.




거북바위라고 하는데.. 거북이 찾기!  오른쪽의 매끈한 바위가 거북이라네~


기찻길 아래에 서보기는 난생 처음인듯 신기하고 재미있다. ㅋㅋ



출렁다리 구간 - 생각없이 걸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ㅎ


그냥 평범해 보이는데 알고보면 출렁다리

잘못했다간 튀어서 강물로 떨어질것만 같아서 깜놀. ㅎ



이런 길은 기차길을 따라가는 구간이다.

몇군데가 있는데 길은 편하지만 한여름엔 그늘이 없으니 조금 더울것 같다는 생각. 길이는 약 100미터 내외정도 되는것 같다.








트레일이 싫증나지 않도록 다양하니 힘들것도 없고 재미도 있다.

시간만 널널하다면 길을 가는 동안 얼마든지 산좋고 물좋은 이 곳에서 쉬어가고만 싶은 곳.

우리는 기차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일단 열심히 걸어본다.



약간 헷갈린 구간.

산 위로 잘도 놓여있는 이 계단길을 저 아래 금줄을 넘어 올라왔다.

저 금줄은 딱히 크게 가지말라고 경고하는것 같지도 않고 산위로 정성스레 뻗어있는 이 계단은 대체 무엇때문에 존재하는지가 몹시도 궁금했건만,,

결국은 다시 내려가서 저 기차길 아래 강가로 이어진 트레일을 따라갔다는거.

만약 이 계단을 계속 따라갔다면 산 위로 향했을 것이고 저 기차길을 어찌 건너야 했을지가 문제일듯.



아까의 그 길은 이렇게 이어진다.

만약 수량이 많아진다면 여기가 제일 문제가 될 구간이 아닐까 싶긴하다.



그러다가 트레일은 다시 산 위로 향한다.


양원 - 승부 구간 트레일 중 고도가 가장 높은 구간이 아닐까 싶은 곳.






이런 풍경이 나온다면 - 저기 운치있게 솟아있는 미루나무- 양원역에 다 온 것이다.


우리가 양원역에 도착하는 순간 때를 맞추어 브이트레인이 도착했다.


요즘은 기차종류도 무척 많아져서 이런 열차가 있다는건 대충 알고 있었지만 직접보니 신기한 모습의 열차.

브이트레인은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운행되는 계곡열차라고 한다.




사람들이 쏟아져 내리더니 기다리고 있던 동네사람들이 차려 놓은 가게로 돌진.








예전엔 돼지껍데기 천원에 먹걸리 한잔에 천원의 낭만이 있었다고 했다.

잠깐 멈추는 일반 열차 승객조차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잽싸게 한잔 마시고 올라오던 기억이 좋다고 그래서 구경이나마 해볼까 했는데

돼지껍데기는 이미 실종되었고, 그대신 감자떡이나 오뎅 등등 도시 어디에서나 맛볼 수있는 음식들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다.

브이트레인은 거의 십분가까이 머물면서 관광객이 이 곳 특유의 낭만을 즐기도록 도와준다.




사람들은 기차와 함께 떠났다.

우리는 남아서 이제 철암으로 북상하는 열차를 기다린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사라는 양원역은 이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곳. 이전엔 기차를 타려면 승부역까지 5.6km를 걸어야만 했다고 한다.

그래서 기차가 서게되자 엄청 기뻤던 지역주민 스스로 역사를 세우고 화장실을 지었다고 한다.




우리가 타고 갈 O트레인이 도착했다.

서울에서부터 직접 이 곳으로 온다는 오-트레인

내부는 완전 럭셔리하다. 가족석등 좌석도 다양해서 오붓한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 보인다.

가격은 좀 비싸다만.



이렇게 5.6km의 트레킹이 천천히 걸어도 한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게 끝이났다.

우리가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또다른 세상에 다녀온 기분.

나중에 다시 한 번 시도해보고픈,, 그때는 좀 더 거리를 늘려서 분천역까지 걸어볼 생각이다.


다시 태백으로 돌아간 우리 억척스레 삼척까지 가서 문어 한마리를 건져왔다.. ㅎ

3kg에 십만원!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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