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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발길따라

홍천 팔봉산은 팔로 가는 산

by 혜산 2016. 4. 18.


2016년 4월 14일 수요일 - 20대 총선일

날씨는 흐리고 약간의 비가 간밤부터 뿌렸다. 내렸다기 보다는 뿌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의 적은 비가 흩날린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홍천강에 인접한 팔봉산은 약간의 비만 내려도 출입이 금지될만큼 비하고는 상극인 산이다.


산악여행 전문팀에 붙어서 가는 원행

아침 8시 독립문역주차장에서 버스를 탔다. 이 후 두 개의 정류소를 거쳐 총 33명의 인원이 되었다.

선거일이어서 그런지 봄철치고는 고속도로가 한가해서 열시무렵 목적지에 도착.

우리팀이 도착하기 직전까지는 산행금지였다고 하는데, 때마침 비가 그치면서 통금도 해제되었다.

오후 3시까지 하산하여 버스로 모일것을 지시받고는 산행 시작

팔봉산은 입장료가 있다. 일인당 천오백원, 단체는 천원씩.


산행은 시작부터 깔딱 ㅎ




팔봉산은 여덟개의 봉우리를 가지고 있다.

그 중 최고봉이 해발고도 327미터에 불과한 산이지만 막상 산을 올라보면 천미터급에 해당한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것이 총길이 4km정도에 불과한 산행루트에 여덟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니 경사도는 짐작하고도 남을 정도.

능선까지는 쉼없이 이어지는 오르막을 십오분 정도 오르면 될만큼 시작은 낮은 지점이다.

능선에 도착하면 드디어 제1봉이 그 모습을 보인다.



첫번째 봉우리를 오르는 수준은 이런 정도로 이제부터 유격의 시작이다.


팔봉산의 특징이라면 일단 여덟개의 바위 봉우리이기도 하지만 더욱 좋은것은 바위절벽에 어우러진 멋진 소나무라는 생각이 들만큼 그 자태가 아름답다.


봉우리의 면적은 아주 협소하다.

우리 열두명이 모여서 증명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몇군데가 안될만큼 비좁은 곳이 더 많다.


첫번째 봉우리 찍고 내려가는 길 - 쉽지 않다.

그러므로 막상 걷는 시간보다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다.


물기를 머금은 바위는 아주 미끄럽다.

안전시설은 잘 되어있지만 팔 힘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산행.

덕분에 다녀온 뒤 이틀동안 어깨와 팔이 아파서 골골대었다.


제1봉을 지나 2봉에 도착하면 산꼭대기에 당집이 있다.


일명 삼부인당


내부는 이렇다




제2봉 증명사진 찍고


2봉엔 이런 전망대도 있다.


2봉 내려오는 길

미끄럼 장난 아니다. 발에 힘을 주면 그냥 주르륵 미끄러져 버리니 그저 봉을 잡고 용쓰는 수 밖에.


3봉 올라가는 계단 - 이런 정도의 길은 아주 호사



제3봉

엄청 비좁아서 여러팀이 온다면 사진찍기는 포기하는게 현명한 선택일듯 한데

오늘따라 버스팀은 딸랑 우리뿐이라 천만다행이다. 그래서 에라~ 찍고보자 며 자리 다툼 중




그리고 짠~

정비완료!!


저만큼 2봉에 당집이 보인다.


3봉을 지나면 골짜기에 작은 다리가 놓여있다.

보통은 이 다리를 통해 4봉을 가지만 다리 왼쪽의 골짜기를 약간 내려서 가면 해산굴을 통해 건너갈 수도 있다.

해산굴 한번 통과하면 장수를 한다나 어쩐다나,,

하여간 호기심 많고 날씬한 다섯사람이 해산굴에 도전!

그런데,,

일단 이 곳은 배낭을 지고는 통과할 수 없다. 배낭을 벗어서 먼저 밖으로 올려보낸 뒤 사람만 간신히 통과할 수 있을 -위로 향한- 작은 구멍인데

그나마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통과할 수 없다. 왜냐면 발 디딜 공간이 전혀 없고 몸을 움직일만한 공간이 또한 없으므로.

하여 김대장님이 그 바위 구멍 앞에서 무려 3녀2남을 해산시켜야 했다..



해산굴에서 막 출생한 김대장님의 어부인이 4봉 앞에 섰다. ㅋ


그리고 제 5봉

오랫만에 산행에 동행하신 홍산님


굽이치는 홍천강을 보니 동강이 생각났다.



김대장과 사진 주고받기


이 주변에서는 비좁은 탓에 오르내리기도 순서를 기다려야 하고 바위틈에 빠지는 발을 조심해야만 한다.





제 6봉 도착

주변엔 전혀 빈터가 없다.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서서 그래도 즐거운 우리

6봉 내리막길은 짧지만 거의 미끄럼틀 수준이다.


7봉을 올라간다.



그나마 7봉 주위는 넓은 편이다.



현재 시간은 12시로 간식이나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지만, 이제 하나의 봉우리만 남았을 뿐이므로 그냥 참고 하산하기로 했다.

왜냐면 워낙 험한 산행이고 보니 안전이 우선인지라, 배낭을 끌르면 바로 등장하실 막걸리를 경계하기 때문이다.


7봉에서 바라보는 마지막 봉우리 제8봉


7봉과 8봉 사이에는 무명봉도 하나 있다.


7봉 내리막 길


팔봉산의 산길은 무조건 그 경사가 급하다고 보면 될만큼 모든 길이 편치가 않다.

게다가 마지막의 제8봉은 그 난이도가 다른 곳에 비해 더욱 심하므로 웬만하면 오르지 말것을 권유하는 경고문도 있고, 그 곳을 통한 하산길도 매우 위험하니 될 수 있으면 안전을 위해 7봉과 8봉 사이의 길로 하산하라는 얘기도 들린다.


마지막 8봉에 올랐다~




부부팀 네쌍이 함께 섰다.


8봉 주변은 좀 널찍한 편이지만 끝까지 막초타임은 갖지 않기로 하고 바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급경사로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안전시설이 잘 되어있다.

발을 놓는 곳에 쇠붙이 발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것이 잘못하면 미끄러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잘못 주의가 흐트러져 발이 미끄덩 하는 순간엔 바로 홍천강에 입수 할 수도 있으니 끝까지 조심해야 한다.



홍천강을 따라 산행 기점으로 돌아가는 길

이러니 비가 많이 오고 강물이 불어나면 입산금지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거.




홍천강가에서의 점심

이제서야 지고 다니던 막걸리를 배낭에서 꺼냈다. ㅎ


시간도 넉넉하고 날씨도 참 좋다. 이래서 봄 날은 좋구나..






1봉에서 8봉까지가 한 눈에 보이는 작은 산

그러나 100대 명산 중 하나라고 한다. 그리고 작은 산이라 얕보고 붙었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




버스로 돌아오라는 세시까지는 한참이나 시간이 남아서 괜시리 주차장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녔다.

차에 올라타고 한 숨 자고 나니 도로가 한산한 덕분인지 거의 한시간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해는 아직 중천인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