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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발길따라

드디어 한라산에 올랐네~~

by 혜산 2015. 1. 13.

가족여행으로 모처럼 온가족이 제주로 향했다.

그런데 산노을이 엉뚱하게도 이왕 제주도에 간 김에 잠깐 시간을 내어 한라산을 오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코스를 약간 수정하여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은 아랫마을에서 노는 동안 우리 두 사람은 한라산을 등반하기로 했다.

코스는 어리목~영실 (8.4km)

 

 

 

 

새벽잠을 설치며 이른 시간 비행을 하고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우리야 괜찮지만 어린 아이들이 추울까봐 약간 걱정이 된다.

 

제주 시내에서 고기국수- 육수에 국수를 말고 거기에 돼지고기 편육이 들어있다- 로 아침을 먹는다.

제주시만의 특이한 음식인듯 한데 맛은 괜찮았다.

점심으로 김밥을 - 이것도 제주 특유의 비빔김밥- 사가지고 배낭을 꾸려 어리목으로 향한다.

 

여기도 해발고도 1000m 인지라 흰눈이 산아래와는 대조적으로 많이 쌓여있다.

아래쪽 주차장에서는 위의 주차장에 자리가 없으니 아예 올라가지 말라고 막을 정도로 많은 차량들이 들어와 있는데, 대부분이 중국 관광객을 싣고 온 버스들.

표석 앞에서 굳이 한 장 찍으라는 산노을의 강권으로 돌 앞에 섰으나 뒤편의 중국 관광객들의 셀카질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ㅎㅎ

 

자아~ 드디어 한라산을 올라갑니다요~~ 감격의 순간이다.

몇 해 전 밤 배 타고 열나게 달려왔건만 때마침 내리는 눈으로 입산금지!!!  할 일없이 성산 일출봉을 또 올라갔었다. 이미 두 번이나 올라갔었던 곳을. 산도 인연이 있어야 올라볼 수 있다는 것이 맞는거다.

 

시작부터 깔딱고개~

 

 

 

 

혼자서 산을 오르던 어떤 아주머니와 서로 사진 찍어주기-- 그래서 둘의 사진이 남았다. ㅎ

 

 

산위에서 정말 믿을 수 없을만큼 시원한 샘물이 콸콸 쏟아진다.

물 맛도 아주 기가막히게 좋고~~ 역시 제주는 물이 좋은곳.

이 약수터를 지나면서부터는 이제 완만한 구릉지가 펼쳐진다. 깔딱진 오르막도 이제는 끝이다.

 

 

 

 

 

나무들은 완전히 눈이불을 뒤집어썼다. 키가 작은 나무들은 눈에 덮혀 보이지도 않을만큼 많은 눈이 왔나보다.

 

이 곳에 와보니 지난번 입산금지의 의미를 알것 같다.

기상 상태가 안좋은 날 산행을 감행하다가는 정말 큰일날것 같은 두려움이 이 맑은 날에도 느껴진다.

 

 

그러기에 등반로에는 긴 쇠막대에 붉은 깃발이 바다의 등대처럼 길을 안내해주고 있는 것이다.

눈은 거의 1m이상의 두께로 쌓여있어서 등반로를 벗어나면 눈구덩이에 빠져버린다.

처음이라 몰랐지만 저 길 아래에는 데크가 있다고 하넹. 데크의 가장자리 로프들도 눈에 덮혀 보이지도 않는다.

 

뒤를 돌아 보니 산 아래에는 심술궂은 구름이 뭉게 뭉게 우리를 따라올까 말까 하는듯.

 

 

저 뒤편엔 전망대가 있다. 그러나 가봤자 구름에 덮힌 하늘밖에 볼 것이 없을것 같아서 패스~

 

드디어 한라산 분화구가!!!

백록담이 저렇게 자그마한 봉우리인줄 몰랐었네..

 

 

그래도 감동이다~~

비록 올라 볼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오를 기회가 또 있을것이다.

 

 

 

 

제주도 눈밭에서만은 나의 루믹스 카메라가 색상이 더 좋아보인다. ㅎ

 

 

우린 서로가 서로를 찍고있다.

 

울퉁불퉁한 것들은 모두 나무 - 눈향나무- 얼마나 추울까..

 

*윗새오름 대피소 - 해발고도 1,700m

 

 

 

비교적 바람이 없어서 따스하다,, 사람들은 대피소 주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물 한모금 마실새가 없이 바로 영실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늘인가 했더니 구름 아래는 바다..

 

 

 

영실로 하산하는 길은 위험요소가 여러군데 있다.

길의 안전 막대는 눈에 덮혀 버렸고 바람도 세차기에 휘청거리다가는 절벽 아래로 떨어져버릴 것 같은 불안감도 들었다.

 

 

 

이제 산 아래 제주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산 중 돌아본 풍경도 멋지건만 제대로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다.

눈만 아니라면 아주 편안한 길이지만 겨울엔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길이다.

눈은 얼다가 녹다가를 반복하므로 아이젠을 신어도 별로 소용이 없이 미끄럽기에 스틱이 있으면 좀 더 편할것이다.

 

영실입구까지 차를 가져오기로 했었는데, 이런 눈길이어서,, 영실 매표소까지는 그냥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그 거리도 2.5km나 되므로 걸은 거리는 약 11km 정도 인데 눈길이어서 다리가 약간 버겁게 느껴진다.

이리하여 약 세시간 반에 걸친 산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차속에서 모셔두었던 김밥을 먹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