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작시간이 늦은 관계로 향로봉 깔딱을 올라본지도 오래되었다.
오늘도 역시 늦기는 마찬가지지만 어둠을 각오하고 향로봉을 오르기로 마음 먹었다.
산행멤버도 한사람 늘어서 여성멤버가 두 명이 되었다. 바로 김대장의 부인 되시겠다. 잠깐의 수요산행을 위해 거의 한시간이나 차를 타고 와야 하는 수고를 마다않는 착한 사람. ㅎ 그만큼 남편을 사랑한다는 증거겠지.
거기에다 지리산을 가고 싶어하는 학생 두 명이 따라붙었다. 지난 주는 무려 열두명이나 따라왔었지만..
숲 속은 연두빛 축제~
일년 중 요맘때만 볼 수 있는 화려한 연두빛의 향연이 한창이다.
석양을 등지고 자태를 뽐내는 이 여린 잎들은 말그대로 정말 귀여워 죽을지경이다. ㅎㅎ
옛날 기도원이 근방에 있었기에 기도원 약수터로 불리우는 이 주변엔 늠름한 소나무가 많이 있다.
어쩌면 자연은 이렇게 스스로 아름다움을 키우는지.. 아무리 바라보아도 감탄 또 감탄일뿐.
부디 오래도록 건강한 모습으로 인간들과 친구되어 인간들을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먼 훗날 우리가 죽어 백골이 된 후 우리의 손자와 그의 손자까지도 저 나무들을 바라볼 수 있기를..
향로봉 깔딱고개 올라가는 중. 우리야 이미 마르고 닳토록 다닌 길이지만 처음 오는 사람에게 이 깔딱은 그리 만만한 곳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여름과 겨울을 지나면서 저 바위들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늘 그대로인듯 하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주변은 조금씩 황폐화한다. 특히 가을이면 도토리를 찾는 사람들이 거미줄같은 수많은 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고도가 조금 높아졌다고 여긴 아직 잎들이 많이 어리고 작다.
향로봉 서쪽 끝에 도착하니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산 아래쪽엔 이미 지고 없는 진달래가 여기선 지금 한창이다.
오늘은 식당바위 대신 향로봉 끄트머리에 올라 석양을 바라보기로.
어, 여기가 어디에요? 하고 어리둥절한 김대장님의 안식구. ㅎ
일단 올라와 보라니까~~
여기에서는 그야말로 사방이 탁트인 일망무제의 경치가 펼쳐진다.
약간 탁한 하늘이 안타까울 뿐.
아까 우리가 올라온 길을 설명하는 중. ㅎㅎ
두 김대장님 - 올 한해도 즐산합시더~
산노을이 흐드러진 진달래를 바라보며 한말씀, 우리 화주나 한 잔 합시다~
어케요??
아, 꽃잎을 따다가 술에 띄워먹으면 그게 화주 아니겠어?
이러는거다.
그래서~~
예쁘다고, 맛좋다고 난리~ ㅎ
아, 몸은 나이를 먹어가는데 마음은 아직 늙지 않았구나..
꽃잎띄워 술 한잔 마시니 이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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