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산일지

인왕산도 오르고 사람도 구경하고

by 혜산 2015. 3. 27.

 

3월 21일 토요일

 

시골에 계신 큰시누이가 그녀의 시고모님과 함께 인왕산 구경을 오시겠다고 한다.

엥? 북한산도 아니고 웬 인왕산~~? 우리끼리는 이렇게 얘기했지만 어디서 어떻게 들었는진 몰라도  좋다는 인왕산에 꼭 한번 가고싶다는 희망을 꺾지 않으시므로 우리가 안내해드릴테니 오세요 할밖에.

코스를 궁리하다가 그 중 편안한 동네길코스를 택했다.

홍제역에서 만나서 현대아파트 뒷길로 오르면 완만한 경사로를 약 십여분 오르면 가지능선길을 만나고

개미마을이 지척에 보이는 길을 따라 삼십분정도 오르면 인왕산의 기차바위에 도착한다.

 

북한산과는 달리 계곡이 거의 없이 알바위로 이루어진 산봉우리 인왕산

노송숲이 매우 우거져있어서 인상적이다.

여긴 참나무가 없나봐요? 사돈어르신이 이렇게 물으신다. 그러고보니 참나무보다는 소나무가 더 많이 보인다.

북한산엔 온통 참나무 천진데.. 참나무가 기승하면 소나무가 자라질 못한다는 말씀이 이어진다.

 

건너편 안산과 아랫동네인 홍제동

날씨는 따사롭고 좋은데 약간의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연것이 아쉽다..

 

이 때 나타난 한때의 산악자전거팀,,, 아니 이런 악산에 웬 자전거란 말인가.

게다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들이니 더욱 놀랄뿐.

자칫 넘어지기라도 하면 뼈가... 그럼 큰일인데.

 

 

여하간 우리는 걷는다.

 

이제 기차바위가 지척

정말 기차처럼 길쭉하게 갈라진 크렉이 가로로 길게 이어져있다.

 

 

다 올라왔어유 누님~ ㅋ

 

쪼오기가 정상이에요~

 

겁도 없는 노인네들..

고소증이 없는 나도 오금이 저릴지경인데 우째 저기에서서 아래를 내려다본단 말인가. 얼렁 줄 안으로 들어가세요~~

 

싫다는 분들을 불러세워 증명사진 한 장 찍었다.

 

 

저만큼 인왕산 정상엔 사람들이 다글다글..

오가는 길목도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 좁은 길목에선 정체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진 널널한 길

 

이제 정상이 코앞이다.

 

 

사람에 밀려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여 오르는 정상길

 

막상 정상은 평평하고 밋밋한 곳. 그래서 저 작은 바위는 끝까지 정상을 밟으려는 사람들로 인기만점이다.

 

에잇, 까짓것 나도 한 번 올라가보자. 여길 오르려고 새벽잠 설쳐가며 찐빵 찌고 옥수수쪄서 짋어지고 세시간이나 차를 타고 멀리서 왔거늘~

 

인왕산은 편하게 자리 펴고 앉아 먹을만한 자리도 흔치않은 곳이라

간신히 경사진 그늘에 자리를 잡고 과일이며 찐옥수수 삶은계란 등등 배터지게 먹어준다.

우리가 준비해간 귤이나 뜨거운 물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다시 짊어지고 내려왔다. ㅎ

 

이쯤에서 나도 등장

 

증명사진 찍고 하산시작~

성곽길은 복원이 다 되어서 새하얀 돌이 햇살 아래 빛나고있다.

 

 

나도 저런 망중한을 즐기고 싶건만..

우린 수성동계곡으로 하산하여 경복궁을 통과한 후 인사동에서 점심겸 저녁식사를 하고 종로3가까지 걸어가서 헤어질 예정이다.

 

이런 길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교대로 일방통행을 해야하므로 적당한 선에서 끊어주어 양쪽 모두 원활하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

 

 

정상 한 번 돌아본다.

그리고 범바위로

 

범바위에서 누나와의 증명사진 - 산노을 바로 뒤에 청와대가 숨어있다.

 

범바위를 지나 그대로 진행하면 사직동으로 내려가는 성곽길이고, 수성동계곡을 가려면 왔던길로 조금만 되돌아가면 되는데,

초행인 우리도 어느길이 편한지 판단이 서질않아 다리가 아픈 누나를 위해 편해보이는 사직동쪽 길로 하산을 시작했다.

 

성곽길은 이렇게 생겼다. 편해보이지만 저 계단길이 그리 좋지는 않다.

약 십분이면 저런 길은 끝이나고 사직동에서 올라오는 찻길을 만나게된다. 찻길을 건너 그대로 진행하면 무악동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우리는 찻길을 따라 약간 더 내려가다가 수성동계곡 방향으로 하산.

 

 

 

수성동계곡

*수성동

이 일대는 조선시대 수성동(水聲洞)으로, 조선시대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비고>, <한경지략> 등에 '명승지'로 소개되고, 겸재 정선의 <수성동> 회화에도 등장하며, 당시의 풍경을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므로 '전통적 경승지'로서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 또한 이 일대가 조선후기 중인층을 중심으로 한 위항문학(委巷文學)의 주 무대였다는 점에서 문학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위키백과에 적혀있다.

 

지난 세월, 계곡 양편으로 자리잡은 옥인아파트가 경관을 해치고 산을 가리는 등

한시절을 아픔을 이기고 다시 옛모습으로 재탄생한 곳 수성동이다.

물소리가 아름다워서 붙었다는 이름이 수성동.

겸재정선의 회화에 등장하는 수성동의 모습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종로구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또한 이 돌다리는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등장하고, 도성 내에서 유일하게 원위치에 원형보존된, 통돌로 만든 제일 긴 다리라는 교량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고 한다.

 

참으로 작고 아담한 계곡이지만 옛시절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풍취를 지녔다.

지금은 가물어서 별로이지만 비라도 많이 내린 다음이면 꽤나 멋질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가 내리고 푸른 초목이 아름다운 날 또한번 와야지 하고 다짐하며 경복궁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서촌재를 지난다.

아주 자고 오래된 옛집, 그리고 갤러리 서촌재

 

 

 

그리고 윤동주 하숙집 터

 

 

경복궁 박물관 옆 돌벤치에 앉아서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봄이 오고 있구나.

 

오늘은 산에서나 길에서나 온통 사람들, 사람물결

인사동은 더더욱.. 사람구경은 싫컷 하고 왔다.

다녀와서 감기로 꼬박 하루를 고생하였다. 역시 나는 그저 조용한 주 중의 북한산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