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하루 앞둔 날 수요일
북한산을 올랐다. 오전에 시작하는 산행은 무조건 산성을 넘어가야 한다는 지론은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졌다만..
갈수록 게으름이 심해져서 어지간한 핑계거리만 있으면 편하려고 들기 일쑤.
수요멤버 이외에도 여러 분이 모처럼 함께 산행에 나섰다.
봄기운이 완연한 날이다.
엊그제 갑작스런 꽃샘추위가 좀 버겁긴 했지만 그러길래 오는 봄은 더욱 살갑고 나긋나긋한 여인네처럼 어여쁘고 반갑다.
다 좋은데 그눔의 황사가..
어서 큰 비가 와서 대기를 싸악 씻어주었으면 좋겠다.
아직 겨울의 흔적이 역력한 산은 푸릇한 소나무를 빼면 볼 것이 별로 없다만, 곧 마른 나뭇가지에 움이 트고 새잎이 나겠지.
그 날을 기다린다.
약수터에서의 간식타임
업무때문에 늦게 출발한 일행을 기다리느라 마냥 여유를 부리는 산행.
좋을시고~
멀리 백운대와 노적봉이 선명히도 보이는 날이다. 이만하면 아주 좋은 날씨지~
승가봉을 오른다.
우리가 마냥 여유를 부려가면 기다리던 일행이 택시를 타고 건너편 구기동에서 올라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이제까지 만만디로 하던 산행이 끝났다.
발에 발동기를 달고 달리듯 문수봉을 향하여 고고~~
석문통과하고 오늘은 청수동암문 깔딱 대신 문수봉 바위를 오르기로 했다.
바윗길 초입은 아직도 얼음이 반들하여 봉잡고 씨름을 해가면서 간신히 첫코스를 통과했다.
나는 얼음을 피해 - 처음으로- 봉이 없는 쪽 바위를 기어 올랐다. 그러다보니 먼저 오른셈.
처음으로 오르신 이 분 , 초장부터 시껍했다. ㅎ
두번째 난관 - 절벽 통과하기
여기야 뭐, 팔힘만 있으면 어린아이도 오를 수 있을걸~ 적어도 고소공포증은 느끼지 않을테니까.
여기는 아주 편한 길
멀리 북악산이 나즈막해 보인다.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는 문수봉은 정말 멋진 바위덩어리!!
마지막 난관 통과 중
사진을 다 찍고 올라가니 나만 남겨두고 모두들 사라지고 없네..
도대체 마누라가 뒤에서 오던 말던 걱정을 안하는구나..
저기에서 문수봉 꼭대기 바라보고 있구만.
두꺼비바위는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고 시간여유가 있을때 가야지..
여름엔 아주 아주 시원해서 좋은 바위그늘.
문수봉과 문수사 한 번 일별하고 일행이 기다리는 대남문으로 바삐 걸음을 옮긴다.
한적한 대남문 - 이 곳을 지날때면 늘 커피냄새가 진동하는 곳.
쉬어가며 커피 한 잔 마시기 딱 좋은 곳이지. ㅎ
그러나 우리는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엊그제 구정 명절을 넘긴터라 준비해온 간식도 각가지. 산자에서부터 약과까지.
올해로 자유의 몸이 되신 홍산님 - 표정이 밝아졌다. 일에서 해방되었다는 기쁨일까.
단체사진 남기고 하산해야지.
대남문 아랫길은 아직도 얼음세상이라서 미끄럼 조심해야 한다.
늦봄이나 되어야 다 녹을것 같은 얼음길이 꽤나 길게 이어진다.
초정 권윤창님의 현판글씨 '산영루'
계곡 건너엔 옛 선비들의 이름이 암각되어 있다. 김성근, 안사 심상훈
놀며 쉬며 다섯시간 남짓의 산행. 오랫만의 비봉능선을 걷고 나니 왠지 뿌듯하다.
앞으론 좀 더 부지런히 산행에 나서야지,, 왜냐면 산행의 계절 봄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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