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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일지

형제봉-칼바위능선에서 제대로 비맞다

by 혜산 2014. 5. 4.

2014년 5월 2일 금요일

징검다리 연휴기간

분위기는 싱숭생숭하지만 모처럼의 황금연휴로 많은 사람들이 각자 일탈을 꿈꾸며 여행을 떠난다.

우리는 휴일이 아닌 금요일에 산행에 나섰다.

 

7211번 버스를 타고 북악터널 입구 삼성아파트에서 하차

길을 건너 형제봉 입구 둘레길 명상길 구간으로 들어선다.

 

구복암주변의 휘늘어진 나무와 어우러진 커다란 바위가 참 멋진데,, 바위 다른면엔 뭔 글씨가 커다랗게 암각되어 있어서 별로 보기 좋지 않다. 새긴지 얼마 되지 않은것이, 지난 번에 갈때만 해도 없던 글자다.

 

한 구비 올라 둘레길과 빠이빠이 하고 형제봉쪽으로 길을 오른다.

 

오늘의 일행 - 홍산님과 산노을

 

푸르스름한 북한산의 주능선이 달리는 앞으로 초록의 향연이 벌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볼것이 없었던 메말랐던 산이 이렇게 멋진 변신을 하였다. 하여간 사람이나 산이나 옷이 날개야~

 

평창동과 북악산

 

첫번째 형제봉에 올랐다.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온갖 상념까지 모두 날려버리는 듯 하다.

 

  

제 2 형제봉 오르는 중

홍산님은 언제나 선두를 바짝 따라가는 버릇이 있다. 앞사람 부담되니 그러지 말라고 일러도 소용없다용~

 

진달래 철쭉이 다 지고 나니 이번에 병꽃이 피었다. 여긴선 병꽃도 한 인물 하는구만~

 

 

 

 

내가 찍을걸.. 홍산님의 사진감각 끝내준다. 보현봉 좀 살려주지..

 

  

하늘이 왜 저럴까 생각했더니만..

저건 필시 비구름이지.

 

  

 

일선사 지나고 대성문을 오른다.

이 등산로는 형제봉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숲속 산행이라 한여름에도 좋다.

게다가 약간의 암벽을 기는 재미도 있고 급경사도 없으므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좋은 코스다.

 

 

둘레길입구에서 약 한시간 삼십분이면 대성문에 도착하니 북한산 능선에 닿는 가장 편안하고 짧은길인듯도 싶다.

 

 

 

 

대성문을 지나 백운대쪽으로 방향을 잡고 산성길을 따라간다.

 

대성문의 모습

 

 

이제 옆구리쪽에서 보현봉을 바라본다.

 

산성을 우회하는 옆길은 자연보호 차원에서 폐쇄시켜 놓았다. 넘어다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을테지만 우리는 특별히 오늘 법칙에 충실하기로 마음 먹고 산성길로 오르락 내리락,, 멀지 않은 보국문 쪽에서 칼바위능선을 거쳐 정릉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이제 보니 보현봉의 뒤태가 공룡능선의 큰새봉과 닮아있다. ㅎㅎ

 

외국인 일가족이 조용히 산성길을 걸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눈에 비치는 북한산은 접근성에서나 역사성에서 최고의 산으로 꼽히고 있다고.

 

북한산 주능선의 철쭉은 또 이런 모습으로 아직 남아있다.

 

백운대 전망터에 왔는데, 웬일인지 백운대엔 비가 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부는 바람도 심상찮고.. 이거 이러다 비 맞는거 아닐까?

 

우리가 오늘 갈 칼바위능선이 기다리고 있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가고 보자~

그동안 수없이 북한산을 오르 내렸지만 칼바위능선은 바라만 보고 이름만 들었지 발을 디뎌보기는 처음이다.

 

그리 험해보이지는 않는데..

 

급기야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까까지도 시원하다고 좋아하던 그 바람이 비바람일줄이야..

 

거센 바람에 모자를 붙잡고서 칼바위 능선에 오른 기념 사진을 찍는다.

 

 

보기엔 평온해 보이지만 비바람이 장난 아니다.

오즉하면 쓰고 가던 모자를 벗어 들었을까.

 

그래도 찍을건 찍고 가야지.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아마도 아까 우리가 올랐던 형제봉일것이다.

 

밧줄 구간이 조금 길긴 하지만 조심하면 크게 위험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날씨가 중요하겠지.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별것 아닌것처럼 보이긴 하는데 비가 와서 좀 미끄럽기에 조심스러웠다.

칼바위능선의 바위는 다른 곳보다 날카롭다. 발 디디기가 편치 않은데다 급경라 칼바위이란 명칭을 얻었나보다.

 

이때부터 비는 본격적으로 내린다.

정말 다행으로 칼날능선을 다 내려선 다음에 천둥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비옷조차 준비를 하지 않은 벌로 온 몸이 흠씬 젖었다. 급한 나머지 잠깐이나마 바위 아래서 비를 피하고 나니 빗줄기가 조금 가늘어졌다.

칼바위능선 안부에서 정릉 하산길은 2km 밖에 되지 않으니 더욱 다행이다.

 

거의 하산이 끝나가는 지점에 이런 쉼터가 있어서 더운 물과 함께 준비해간 김밥을 먹었다.

비는 거의 그쳤으므로 배낭커버나 겉옷을 바람에 날리며 조금이나마 말리기도 하고.

 

국민대 옆 쪽으로 하산할까 하다가 이 둘레길을 보고는 마음이 변했다.

우리 이 길을 따라서 형제봉 입구로 원점회기할까.

그래~ 비에 젖은 몸도 말릴겸 걷자~~

 

 

 

아무도 없는 조용한 숲이 참 좋다~ 

 

사실 거의 하산 지점에서 시작하므로 이 구간은 거의 오르막 계단이 많아서 비에 젖은 피곤한 다리가 약간 버겁기는 하다.

그래도 고즈넉한 분위기가 참 좋다는거. 이 구간도 전부가 숲속길이라서 한여름에도 좋은 곳이다.

 

 

산줄기를 따라 한바퀴 돌아 제자리로 왔다.

명상길 2km 구간은 50분이면 충분하다.

 

오늘의 날머리 - 형제봉입구

여기부터 평창마을길 구간 이라고 하지만 이 구간은 가본적이 없다. 보나마나 마을길이 대부분일테니까.

평창동은 예전에 형성되어 그렇긴 하겠지만 지나치게 위쪽까지 산을 깎고 집들이 들어서있다.

아깝다. 이제와서 저 비싼 집들을 부수고 산을 복원시킬 수는 없을테니..

 

버스를 타려니 이미 만원버스.. 뒷문으로 간신히 승차했다. 가는 도중 올라타려는 사람과 태울 수 없다는 기사님과 실랑이도 벌어졋다.

이 무슨 일인고? 러시아워도 아니건만.. 국민대 학생들이 대부분 버스를 점령한 때문인것 같긴 하다만.

사람들 사이에 낑겨 있으려니 옷이나 배낭이 좀 젖은것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걸으며 옷을 말리길 잘했다,, 안그럼 엄청 축축할텐데.

오랫만에 만원버스도 탔더니 에고 허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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