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던 3월이 지났다.
아직까지도 모든 것이 마무리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그동안 미루었던 산행도 이제 슬슬 시작하려고 기지개를 켜본다.
토요일 (하필이면)
은평경찰서 건너편에서산행을 시작하여 향로봉과 족두리봉 사이의 안부를 지나 탕춘대 능선을 걸어본다.
경찰서 건너편의 오래된 무덤들을 지나 홀로 산을 오른다.
사실 이 야산을 걷는것은 워밍업이다.
어느분의 무덤인지.. 예전에 한벼슬하던, 지금은 후손이 끊겼는지 망부석은 무덤을 지키고 있으나 봉분은 거의 꺼져가고 있다.
홀로 산을 오르려니 페이스 조절이 안되어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그러니 숨이 찰 수 밖에. 오랫만의 산행이라 온 몸이 부실한 주제에 마음은 급하기만 하니 원..
급한 이유는 홍제동까지 갈 예정인데 출발시간이 너무 늦은탓에 그런거.
숨을 헐떡이며 약수터를 오르는데 아이들과 여성봉을 오르고 있는 산노을에게서 오봉사진이 한 장 날아온다.
좋겠네~~
어쨋든 산엔 등산객이 많다. 절터주변에 이르니 시끌벅적한 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온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자리를 펴고 앉은 사람들로 잣나무 숲이 그득하다.
약수터를 지나 늘 오르던 향로봉 깔딱을 옆으로 가로지른 뒤 잠시 물 한모금 마시고 간식 하나 먹은 다음 다시 출발.
족두리봉과 향로봉의 안부를 지났다. 이제 탕춘대능선이 코앞인데 잠시 족두리봉을 바라본다.
저 위에도 아마 사람들이 가득한 것이다.
날씨는 좋은데 하늘이 뿌연것이 공기는 탁하기만 하다.
빠르게 걸으니 덥기는 하지만 산위로 불어오르는 바람이 아주 시원하고 상쾌하다,, 이 얼마만인지.
탕춘대 성
탕춘대 능선길은 북한산 둘레길을 끼고 있을만큼 평탄하고 좋은 길이다.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데, 저희끼리 떠들어대느라 마주오는 사람을 마구 치고 지나가는 어이없는 사람들때문에 열이 뻗칠지경.
연이어 두 번을 부딪치고 나니 정내미가 뚝 떨어진다.
마주오는 사람을 피하여 몸을 옆으로 살짝이나마 돌려주는 사람은 열에 여덟도 안되는듯.
산행에도 질서와 예절이 있어야 하는 법인데 정말 너무들한다.
수많은 발길에 훼손될까 두려워서인지 이런 돌을 날라다 계단을 정성스레 만들어놓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저만치 산 길로 돌아 올라간다.
무릎아파서 계단은 싫다 그거지.
성곽 위
솔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고 좋은지 잠시 성 위에 앉아 또 족두리봉을 바라보며 바람을 즐겼다.
오봉을 타고 있는 산노을에게 카톡을 보냈지만 답은 오지 않는다.
구기터널 위를 지나 조금 가다보면 종로구쪽과 서대분구 쪽으로 나뉘는 갈림길인 암문에 도착한다.
암문의 북쪽은 평창동으로 향하는 둘레길로 이어지고 남쪽방향은 불광동 방향 장미공원쪽 둘레길이다.
홍은동으로 내려가는 길
멀리 인왕산 건너편의 안산이 보인다.
둘레길이라..
별로 험하지도 않은곳에 이렇게 멋진 계단을 만들어놓았다.
산길을 보호하려는 뜻인가?
삼거리 - 둘레길에서 빠져나와 녹번동 방향으로 향하는.
나는 이곳에서 녹번동 방향으로,, 거기에서 다시 홍은동 풍림아파트쪽 그러니까 북한산의 남서쪽 끄트머리로 산을 내려간다.
풍림아파트 뒤편, 산행의 종점에 이르니 개나리밭이 굉장하다.
북한산에 진달래는 많이 봤어도 개나리는 처음이다.
처음이라 물어 물어 걸었던 길.. 성공적으로 산행을 마치고 산을 내려간다.
홍은사거리 주변은 재개발인지 철거가 진행중이다.
을씨년스런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것도 흥미롭다.
아찔한 내리막길도 있고
이런 알록달록한 골목길도 있다. 한때 꾸미려고 애썼던 흔적들이 이채롭다.
얼마 있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겠지.
인간들이 살았던 흔적이란 결국 이런 폐허인가 싶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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