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산일지

비봉과 문수봉 오르기

by 혜산 2011. 10. 12.

10월 8일 토요일엔 한강에서 불꽃놀이 축제가 있는 날이었다.

마침 모임이 있었던 용산 친지의 아파트 거실에 앉아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의 향연을 감상하고 있는데

산노을의 친구가 연락을 해왔다. 북한산에 가려고 하는데 시간되나??

마침 일요일엔 일정이 비어있기에 두말 할것 없이 오케이. 그리하여 아침 이른시간 산행이 시작되었다.

뭐 열시가 이른 시간은 아니지만 우리로서는 늘 한가한 오후 시간에 산을 오르는 습관이 생겨서..

 

 

불광사 뒤편을 오르는데 어느새 울긋불긋 물이 든 나무가 눈에 보인다.

며칠 전에 왔을때만 해도 안 그런거 같더니만..

 

추석무렵엔 맑고 푸른던 하늘이 요즘은 가뭄때문인지 흐리고 뿌옇기만 하여서 멀리 수원에서 온 분들에게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다.

좀 더 멋진 북한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서.

 

알아주는 잉꼬부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산노을의 고향친구,, 절친이다.

 

북한산이 처음이라고 하니 이 봉우리 저봉우리 설명하기 바쁜나머지

비봉을 언저리만 지나치려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냥 오르게 되었다. 

생각보다 산을 잘 타는 부부.

아주 오랫만에 산을 오른다며 '썩어도 준치 아니냐'고 우스개를 하는데 왕년에 알아주는 체력이었다고 하네.

역시 썩어도 준치가 맞다!

 

 

비봉을 오르는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그자리에서 우리도 한 번 폼을 잡아보았다.

 

비봉에서 내려다보는 잉어바위

 

비봉을 오르는 길은 갈수록 어렵다.

예전보다 발 놓는 자리가 홈이 파여서 좀 수월하기는 하지만 그대신에 까칠하던 바위는 수많은 발길에 마모되어 미끄럽기 때문이다.

오랫만에 오르려니 어디에 발을 놓아야 할지 어설프기까지 하여서 결국 위쪽에서 손을 내미는 어느 분의 손에 의지하여 마지막 바위를 올랐다.

 

가짜지만 진짜처럼 위장한 북한산의 진흥왕순수비

 

사모바위 주변의 너른 공터는 수많은 등산객에게 점령당했다.

김신조루트를 재현한다고, 예전 무장공비 김신조 일행이 비박하던 바위아래에 밀랍인형을 만들어 놓았다.

밤이면 우리가 몰래 라면을 끓여먹곤 하던 자리이다.

기어서 오르내리던 바위엔 계단과 데크가 놓여져서 예전의 분위기는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또하나의 추억이 사라져 가는구나..

 

내친길에 문수봉을 오른다.

 

문수봉을 오르다가 앞에 있던 어느 분의 스틱에 한방 얻어맞고는 문득 생각이 나길래 뒤에 있는 우리 일행에게 스틱을 접으라 말했더니 그 아주머니, 괜히 찔리는지 '뒤에 오는 사람이 거리를 두고 와야죠' 하고 한말씀 하신다.

참 나,, 누가 댁한테 뭐랬나요~

당연한 말씀이긴 한데 조금은 조심스럽고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하는것 아니감..

 

 

 

두꺼비 바위로 가세~

 

두꺼비 바위,, 멀리서 보면 펜촉바위.

 

 

문수봉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 본다..

외국인들이 한무더기 문수봉을 올라 혼잡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기가 엄청 세다는 바위에 앉아 승리의 브이를 그리고 하산 시작~

 

계곡이 너무 너무 가물었다..

단풍나무가 채 물들기 전에 시들어가고 있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