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연휴,,
요즘들어 날씨도 매우 좋다고 이런 황금 연휴에 어디론가 떠나서 뭔가를 해야 한다고..
가족들의 성화로 캠핑을 떠난다. 딸내외포함 다섯식구가..
산정호수 부근의 캠핑장에서 2박 3일,, 더불어 명성산 산행을 곁들이기로 했다.
꿩먹고 알먹고 그럴 작정이다.
산정호수로 들어가는 입구에선 차량관리비 명목으로 차 한대당 천오백원씩 받고 있다.
사실 우리야 캠핑장으로 들어가는거니까 자기네가 우리차를 관리할 일은 없지만 산정호수 입장료라 치고 그냥 얌전히 바치고 들어가는데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어서 길 양쪽에 주차된 차들 때문에 지나가기도 매우 혼란스러워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아마도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을 오르려는 행락객이 무지하게 많은 탓일게다.
집을 한채 장만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때문에 짐이 무척이나 많다.
두꺼운 옷가지에 침낭과 난로까지 두 집의 짐이 두 차 가득이다.
우리의 차림새는 유럽에서의 캠핑에 비하면 초호화판이라고 할만하다.
낯선 땅에서 아무런 집기 도구도 없이 땅바닥에서 비도 맞아봤으니
캠핑에서의 산전수전은 다 겪어본거나 다름없다. 그러니 이것이 호강일수밖에..
도착하고 보니 해도 들지않는 나무 그늘이라 어찌나 썰렁한지, 지난 주만 해도 덥다고 난리치던 마음은 어느새 간사하게도 그것을 잊고
춥다고 야단이다.
산정호수
오리배가 둥둥 떠다닌다.
호수 한쪽엔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촬영한 세트장이 남아있지만 멀리서만 바라보았다.
호수 가장자리엔 이런 데크시설이 있어서 물을 바라보며 걷기에 좋다.
난생 처음 오리배를 타 봤다.
우리도 한번 타볼까? 그러는데 아들이 서슴없이 그러자고 한다.
처음엔 장난으로 한 말이었는데 그대로 실행이 되어버린셈이다. 삼십분에 팔천원이고 삼십분이면 거의 쉬지않고 다리를 놀려서
호수 끝까지 다녀올 시간이 된다.
처음엔 무지하게 다리가 아펐는데 조금 더 타니까 적응이 되어 견딜만 했다. 참 별거 다 해봤다~
배에서 내려 캠핑장 돌아가는 길 - 저 앞으로 명성산이 보인다.
캠핑의 백미는 역시 불장난!! - 밤공기가 무척이나 쌀쌀하다.
다운자켓을 입고도 추워서 모포를 덮어쓰고 있을만큼.
산노을이 주변의 마른 가지들을 몽땅 주워다가 때면서 재미있게 놀고있다.
다음날 아침 - 하늘이 상큼하다~~
아침을 먹고 딸 혼자 남겨두고 네사람은 산을 오른다.
몇 해전 억새보러 민둥산을 오른 뒤로, 절대로 행락철엔 이런 산을 오르지 않으리라 결심했었는데..
여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역시나 수많은 인파로 산을 오르기가 매우 어렵다.
등룡폭포
폭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물은 졸졸거리며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할뿐이고 그나마 고여있는 물도 가뭄에 증발한 탓인지 물빛이 좋지 않다.
조것이 폭포라니..
기우제 올려야 할까부다.
명성산 해발 923m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을 경계에 두고 있으며 포천쪽의 산정호수와 6만평에 이른다는 억새밭이 유명하다.
후삼국시대, 왕건에게 쫓기게 된 궁예가 처지를 한탄하며 크게 울어 ‘명성(鳴聲)’이란 이름을 얻었다는 전설과 신라의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향하다가 커다란 바위산에 올라 설움에 복받쳐 엉엉 울었더니 산도 함께 울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또 다른 전설이 함께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억새가,, 제작년에 갔을때보다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다 이런것은 아니고 아직 살짝 덜핀 억새가 대부분으로, 10월 14일에 본격적으로 억새축제가 시작된다고 한다.
궁예약수도 말랐다.
땀이 난 손으로 렌즈를 만졌는지 사진이 자동으로 뽀샤시효과가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햇살이 좋았는데도 빛의 느낌은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예쁘다!! 가을 억새..
삼각봉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울긋불긋 장관이다.
그 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텐트에서 홀로 기다리는 딸 생각에 빠른 길 - 자인사 쪽으로- 하산한다.
경계가 확연한 명성산의 두 사면.
남북으로 긴 능선을 지닌 명성산은 억새뱥을 지닌 동쪽사면이 완만한 반면 서쪽사면은 가파른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서쪽사면을 따라 자인사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급경사의 험한 코스로 별로 권하고 싶지않은 곳이다.
산정호수에서 이틀밤을 자고 떠나는 날
느직이 아침 먹고 떠날 준비 - 짐을 거두는데만 한시간이 넘게 걸린다.
빨리 하자고 들면 그보다야 시간이 덜 걸리겠지만, 놀자고 하는 짓인데 스트레스 받으며 일삼아 할 것 없이 재미삼아 천천히 차곡차곡 차에다 짐을 싣는다.
하다보면 이것도 요령이 생기려나.
눈부신 황금들판이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참 아름답다!! 우리의 산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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