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일을 보고 늦은 시간에 서울을 출발하여 속초로 달린다.
강원도에 눈폭탄이 내린지도 열흘이나 지났으니 길은 말짱한 상태여서 달리는데 지장이 없다.
어쨋거나 도착하고 보니 너무 늦은 시간이라 시장의 상점들은 거의 다 문을 닫았다.
남아있는 한 가게에서 간신히 회를 떴다. 커다란 광어 한마리 오만원 - 식구들과 이슬이 반병과 맥주 한병으로 딱 알맞게 음주를 하고 따신 방바닥에 몸을 누이니 천국이 따로 없구낭~
다음날은 동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거가대교를 건너는것.
진작부터 와 보려 했으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미뤄뒀던 일을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눈이 오기는 많이 왔던가보다.
도로 양편에는 아직도 쌓아놓은 눈더미가 시커먼 형태로 흉물스럽게 남아있고, 중장비를 이용하여 치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눈덮힌 태백산맥의 산자락은 기가막히게 아름다울 뿐이고.
달리는 차 안이라서 뜻대로 잡지는 못해지만..
전망좋은 휴게소에서 잠시 차를 멈추고 바다를 바라본다.
동해까지는 고속도로로 그 나머지는 잘 뚫린 시원한 국도로(언제 이렇게 잘 만들어 놓았는지) 거침없이 달려 경주에 닿으면 거기부턴 다시 고속도로를 오른다.
날씨가 맑으니 해가 너무 뜨겁다. 차 안에서는 거의 더워서 땀이 날 정도라 한 때 에어컨을 켜기까지 했다는거.
부산을 지날때는 수많은 화물차 사이에 끼어, 장에 온 촌닭마냥 어리둥절 놀랍기도 하고.
복잡하고 정신없다,, 하지만 활기차게 돌아가는 우리나라 산업의 한 단면을 보며 마음 한편 든든하기도 하다.
이렇게 달리다보면 어느새 거가도에 닿는다.
새 길이 열리면서 들어선 새 항구인듯 - 깔끔하고 잘 정돈된 분위기이다.
거가대교의 시작은 해저터널 - 누군가는 수족관처럼 바다속이 보일것을 기대했다는 우스개도 있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구제역방지 약물 샤워를 몇 번이나 했던지.. 유리창은 닦고 또 닦아도 저 모양이다.
워셔액을 보충해가며 와야만했다. 그눔의 구제역 - 제발 이제 물러가라..
세계 최저 수심 48m를 지나고 있다. 여기가 진정 바닷속이라 말인고..
그리고 밖으로 나오면 또 터널
터널을 지나면 본격적인 거가대교를 넘는다.
대교를 지나면 또 터널, 그리고 또 대교, 또 터널의 연속이다.
역시 다도해..
거가대교는 곧장 거제도 장목면으로 이어진다.
장목면 대계리는 김영삼 전대통령의 생가가 있는곳,, 우리는 이 곳 주변에서 멸치와 다시마 등등을 샀다.
이 곳은 벌써 몇번째인데, 새 길이 생기면서 예전 처음 왔을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어쨋든 여기에서 사는 멸치는 가격이나 물건 모두 만족이다.
그리고
쉴틈없이 다시 거제대교를 건너 충무로, 그리고 충무에서 사천까지 무작정 달린다.
이 날의 숙박지는 삼천포로 정했기때문이다.
사천에서 남해도와 이어지는 창선대교
저 다리가 없을땐 배에다 차를 싣고 다니기도 했다. 그 때가 거의 십 년전 일인듯 싶다.
삼천포 시장도 거의 철시상태였지만 우럭과 해삼 등 이 날도 역시 회 잘먹고, 잠도 잘 잤다~
난 어딜가나 어쩜 그리 잠을 잘 자는지.. 유럽여행 내내 좁은 텐트안에서도 잠 하나는 삼빡하게 잘 잤다는거. (지리산 장터목 대피소만 예외다)
담 날 느긋이 일어나 출발 - 이제는 북진이다. 집으로 가야하니까~
하동에 들러 재첩국 든든히 먹어준다.
오늘은 사성암에 들를 작정이다.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던곳.
사성암은 구례에 있다.
오산 - 이것이 사성암이 앉아있는 산의 이름이다.
아주 산꼭대기는 아니지만 거의 9부능선에 위치한 암자. 산 자체가 엄청 경사진 바위산인듯,, 산아래 주차장에 차를 두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는데 아찔한 급경사길을 오른다. 거리는 3~4킬로미터이고 등산로도 따로 있다.
(버스이용료: 어른 삼천원, 학생 이천원 -왕복요금이다)
섬진강 가를 달려 사성암으로 간다.
사성암 - 오른쪽이 약사전이고 왼쪽은 스님이 기거하는 방이다. (아.. 전망이 얼마나 좋을까)
약사전
스님방 - 자세히 보면 차공양 중이시다.
사성암은 작은 암자이지만 전국에서 신도들이 버스를 대절해서 오기도 한다.
암자 뒤편으로 오르면 섬진강과 구례가 시원스레 눈아래로 펼쳐져 보인다.
섬진강 건너 지리산을 바라본다.
사성암 주변엔 작은 둘레길이 있어 작은 굴을 통해 한바퀴 돌아 나올수가 있다.
작은 암자라서 잠깐이면 다 둘러볼 수 있지만 시간 여유가 된다면 좀더 찬찬히 요모조모 둘러보고, 뒤산 정상까지 잘 되어있는 등산로로
올라본다면 더욱 좋을것같다.
아예 산 아래에서 등산으로 오르는 것도 아주 좋을듯. 돈도 절약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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