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엄마가 단둘이 여행할 마지막 기회,, 즉 아기가 생기기 전에 가능한 일
과감히 저질렀다.
그냥 뚜렸한 목표도 없이 기분 전환겸,, 일상탈출을 감행한다.
2011년 11월 22일 새벽 6시에 집을 나선다.
비행기 탄다~~
음,, 비행기가 땅을 박차고 하늘로 오르는 순간의 희열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
여긴 어디쯤일까,, 아마도 중국의 어느 도시인것 같은데..
두시간쯤 날아왔다.
정오의 태양이 하천 속에서 빛나고 있다.
다시 한시간 여를 더 날아서 이제 바닷가로 접근한다.
아마도 목적지인 홍콩에 거의 근접한듯.
홍콩 사람들은 숫자보다 영문자 A B C를 더 좋아하나보다.
버스 번호 뒤에도 곧잘 붙어있는 영문자가 영 낯선 이유는 뭘까.
홍콩의 상징적인 이층버스 - 왜 필요한지는 홍콩의 도시를 돌아다녀보면 금방 알것같다-
구룡반도에 있는 공항을 거쳐 홍콩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마치 우리나라의 영종도 공항에서 인천대교를 건너는 것과 비슷하다.
섬에서 육지로 가느냐와 육지에서 섬으로 가느냐가 정 반대일뿐.
사전에 알아둔 정보에다 스마트폰에 어플로 지도까지 입력해 두었지만 막상 버스를 타고 보니 안내방송이 전무하다.
웃기게도 그런 버스에서 와이파이는 무료라서 한국으로 카톡질까지 했지만서두.
내릴 곳을 알 길이 없어, 운전 기사에게 가서 물어보고 나서야 정확한 지점 '코즈웨이베이'의 '슈가스트리트'에서 하차하기에 성공했다.
가방을 끌고 우리가 묵을 호텔쪽을 찾아보니 지척에 있기는 한데,, 횡단보도가 없다.
도대체가 이 주변의 길들은 멀쩡히 갈 곳을 바라보고도 횡단보도가 없어 돌아가야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호텔 현관에 다다른 순간 두 명의 남자가 갑자기 뛰어나와 우리의 가방을 낚궈채듯이 받아 들고 다른 한 명은 엘리베이터로 뛰어가 스위치를 눌러 놓는등, 정신이 빠질정도로 서비스가 굉장하다.
원래 영어실력이야 형편없지만 어찌된 일인지 홍콩사람들의 영어 발음은 유럽인들의 그것보다 더 알아듣기가 힘이 든다.
너무 잘해서일까~
암튼 원래 예약한 방보다 더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장황한 설명끝에 우리의 방으로 가서 짐을 푼다.
호텔에 웬 취사시설이 있더라는거.. 별로 쓸일은 없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거실과,,
침실이 유리와 거울 간막이로 나뉘어 있다. 일명 거울의 방
아니 유리의 방인가.. 화장실도 유리 간막이라서 조금 황당했다.
우리나라는 겨울이건만 여기는 아직 많이 덥다. 이 사람들은 더위를 많이 타는지 에어컨을 틀어 놓아서 썰렁하기까지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호텔 주위는 학교들이 잔뜩 몰려있다.
그래서일까,, 이런 육교는 교육적 효과가 만점일듯 하다.
짐풀고 제일 먼저 한 일 - 근처 딘타이펑(정태풍)에서 샤우롱빠우 먹기
우리나라 TV에서 여러번 보았던 육수가 들어있는 만두와 갈비살이 얹혀있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두번째로 한 일 - 이케아 매장 돌아다니기.
호텔방 같지만 사실은 이케아 매장이다.
여기에 갖춰놓은 모든 물건이 이케아라는거. 수저에서 가구까지 정말 다루지 않는 물건이 없는듯하다.
봉제 인형도 있다. 가는 코너마다 널려 있는 천원짜리 쥐 한마리를 - 우리 고양이를 위해 샀다. (우리 냥이는 그앨 무서워한다. 너무 리얼했나..)
딸과 나는 요런 오밀 조밀한 물건들 들여다보는걸 좋아한다. 그리고 시시한 물건들 몇 개 쇼핑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비행기에서 먹은 심심한 커피가 양에 차질 않아서 호텔에 구비되어 있는 네스카페 커피를 밥주발에 탔다.
어쩐일인지 이 호텔엔 찻잔이 없넹.
다행히 맥주잔은 있었다.. 홍콩산 하이네켄 맛은 영 별로다.
창 밖엔 야경 - 먼 산위의 아파트들- 이 좌악 펼쳐졌다.
이렇게 홍콩에서의 첫 날이 지나가고.
이튿날 아침이다.
동도 트기 전 잠이 깨었다. 언제부터 그리 부지런했다고.
호텔 주변의 건물들 - 납작한 것이 거의 모두 학교이고 주변엔 낡은 아파트와 경기장도 보인다.
굉장히 오래 된듯한 허름한 아파트
그렇지만 아마도 가격은 꽤나 비쌀것 같다. 왜냐면 입지가 좋으니까.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로 내가 선택한것은 유럽식 질긴 빵과 스크램블에그와 과일이다.
진한 커피를 두 잔이나 마시고 소세지와 과일등으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
시시해 보여도 이런 한끼 식사값이 약 삼만원이나 한다는 놀라운 사실.
아침 먹고 나서 마켓과 바다 구경하러 스탠리로 간다.
호텔 근처에서 스탠리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일방 도로라서 그런지 상행과 하행을 모두 한 정거장에서 타야만 하는 난제가 있다.
잘못타면 거꾸로 가야하니 그랬다간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버스는 이층버스인데, 우리가 호텔에서 바라보았던 산을 넘어간다.
워낙 평지에 넓은 터가 없으니 산을 오르는 주변에도 산 위에도 고층 아파트들이 넘쳐난다.
구불 구불한 산길을 이층버스는 곡예하듯이 참 잘도 잘린다. 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사진 한 장 찍을 여유가 없다.
홍콩 영화배우 아무개가 살았다는 특이한 구조의 아파트.
좁고 높은 고층 건물이 산 위에 있는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참 신기해 보인다.
우리가 사는 지역의 정서와 너무 동 떨어진 느낌이라서..
하기는 이탈리아도 고층은 아니지만 산꼭대기에 마을이 있는 모습이 많이 신기했었지.
스탠리마켓이 있는 동네에 도착 - 멀리 마켓이 보인다.
스탠리는 바닷가 동네이고 또한 부촌이기도 하다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호화주택들이 많이 모여 있다고 한다.
더운지방이어서 일까.. 이런 나무 뿌리는 캄보디아에서 보았던 앙코르톰을 뒤덮은 거대한 나무 스펑의 뿌리를 연상케 했다.
빌딩의 숲 홍콩
홍콩시내에서 스탠리로 가는 길은 처음에 갔던 구불 구불한 산길도 있지만 터널을 통과하는 빠른 길도 있다.
돌아올때는 터널을 지나 훨씬 빨리 돌아왔다.
그리고나서 두번째 일정 - 하버시티로 간다.
하버시티는 홍콩섬을 건너간다. 즉 구룡반도에서 홍콩섬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다.
소고백화점 앞 코즈베이웨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어드미럴티역 - '투센완line'으로 갈아타고 한정거장 - 침샤추이역 에서 하차한다.
홍콩의 지하철은 우리처럼 숫자가 아닌 고유명사를 사용하기에 우리처럼 낯선 여행자는 알아보기가 어렵다.
중국식 한자라서 낯설기도 한데다가 어느 역은 영문이고 어느역은 한문과 영문으로 혼용되어서 더 헷갈린다.
이름을 잘 모르겠으면 색깔로라도 구분해야 하는데 딸이 복사해 온 지하철 노선표는 흑백이라 말이지.
자유여행시 지하철에 관한 공부는 필수!!
하버시티는 거대한 쇼핑몰이다.
지도를 들고 다녀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로 마치 장에 나온 촌닭처럼 어리버리 할 밖에.
이른바 명품 매장들이 번쩍번쩍한 가운데,, 그걸 사겠다고 줄을 선 사람들을 바라보자니..과연 인간이란 동물은 참 미스테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버시티에서 바라보는 노을
저녁 9시부터 한다는 조명쇼를 보자면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하버시티의 마켓을 돌아다녔다.
수입품을 많이 취급한다더니 역시 한쪽 코너엔 한국의 라면이 가득하고 또 다른 곳엔 떡볶이와 만두도 있었다.
홍콩섬의 야경
저녁 9시면 저 건물들의 꼭대기에서 레이저 쇼가 음악과 함께 약 십오분간 펼쳐진다.
분명히 저 물은 바닷물이건만.
우리의 한강보다는 거리가 더 좁아 보인다.
이곳에서 배를 타면 십분도 안걸려 홍콩섬으로 건너갈 수 있다고 하니.
홀로 푸른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 삼성건물 되시겠다.
배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망설이다가 그냥 아는 편한 길, 지하철로 돌아온다.
홍콩에서의 두번째 날이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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