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산노을 병원가는 날이다.
진료를 마치고 새로 개통된 광화문을 보러 슬슬 걸어간다.
전차 옆을 지나 역사박물관 옆의 공원에서 따끈한 호두과자 몇 개씩 먹는다. 배가 좀 고파서..
광화문에선 마침 수문장 교대식이 진행중이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려 차가 없을때 찍으려고 무진장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은 저 트럭이 훼방을 놓았다.
프라하 왕궁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보러 갔었다. 아니 마침 갔는데 교대식 시간이었다.
싱거워빠진 그 걸 보겠다고 관광객이 아우성치는 가운데 보고나니 허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거기에 비하면 얼마나 멋진 교대식인가.. 그러나 애석하게도 관광객은 별로 없다.
이러니 관광적자를 못 면하지..
새로 쌓아올린 벽의 돌들은 너무나 희고 빛이나서,, 몇 백년의 역사를 한순간에 뭉개버린것 같은 느낌이다.
몇개의 도로를 횡단하여 광화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지않아도 썰렁한 궁궐 마당에서 바라본 하늘마저 흐려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 나라를 찾은 관광객들은 이 곳에서 어떤 느낌을 가지고 돌아갈까..
수문장의 복장이 신기한지 외국 관광객들은 그 옆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
몇시간씩 꼼짝 않고 서 계신 저 분들,, 표정관리도 함께 해야 하겠다.
오랫만에 보는 해태상 - 돌빛깔에서 광화문 담벽과 아주 대조적이다.
역시 세월이 남겨놓은 흔적은 흉내낼 수 없는거지..
해태상 아래쪽엔 한평남짓한 둘레에 잔디를 심어놓고 팻말도 세워놓았다. '잔디를 밟지 마시오'
보도블럭엔 흔하디 흔한것이 돌이건만 돌이나 깔면 될것을 뭐하러 잔디를 심어놓고 사람 불편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참 어설프다.
다시 도로를 건너 인사동쪽으로 향한다.
시내 나들이도 오랫만인지,,그동안 못보았던 작은 공원이 있다.
책에서만 배웠던 파피루스 - 고대 이집트에서 종이를 만들어 썼다던가.. 그 풀이다!!
이건 물파초라던가?? 어쨋든 주로 수생식물은 많이 심어 놓았다.
진료 결과가 좋아서 기분좋은 산노을
우리가 흔히 물망초라 부르는 식물 같은데 꽃이 핀건 처음 보았다.
물배추라고,, 김치를 담글 수는 없겠지~
물 속엔 비단 잉어도 있다.
인사동에서 점심 먹는다. 돌솥에 각종 버섯이나 채소 등등을 넣어 만든 고소한 비빔밥 - 좀 비싸다 - 만삼천원.
오랫만에 인사동 거리를 걷다가 어느 도자기가게 앞에서 문득 수저받침이 생각나서 가게 주인에게 수저받침이 있느냐고 물었다.
서양 아가씨와 물건 흥정을 하고 있던 주인 여자가 심상한 얼굴로 잽싸게 나의 위아래를 훝어보더니
'얼마짜리를 찾느냐'고 묻는다.
.....
내 평생 이렇게 장사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대체 얼마짜리가 있는데요? 이렇게 되물었다. 뭐 만몇천원짜리가 있다나 뭐라나..
고작 그따위것 팔면서 사람가려가며 장사하나 생각하니 참 어이없다.
물건 안사게 생긴 사람한테는 아예 보여주지도 않겠다는 수작이지. 참 장사 한번 편하게 한다.
조심해야지 그러다가 가게 말아먹을라.
생각하니 다시 열받는다. 그냥 웃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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