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일
유럽 여행으로 가장 무더운 한여름을 잘 피했다 싶었는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더니..
돌아온 다음날로 폭염주의보에 연일 비 아니면 폭염이라.
잠못 이루는 밤이 수두룩 했던거..
그래도 오랫동안 산행을 못해서인지 온 몸이 찌뿌듯하고 무릎이 시큰거린다는 산노을 퇴근하자만 산엘 가잔다.
더워서 조금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에라 이왕에 흐르는 땀 운동을 하고 흘리면 얼마나 더 시원하겠는가 싶어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산으로 향한다.
요즘 들어 계속 내린 비로 습도는 거의 90퍼센트를 웃도는 것 같다.
불광사 들머리에 들어서자마자 계곡은 흐르는 물소리로 가득하다.
얼마나 더운지.. 오랫만의 산행이라 더욱 힘든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비지땀을 흘리며 걷는데 잠시 서서 쉬노라면 얼굴이 화끈거려 서 있을 수도 없을정도로 바람도 없다..
한 봉우리 올라서서 잠시 쉬어간다. 다행히도 이 곳엔 약간의 바람이 불어준다.
사탕 한 알 까먹고 산 여기저기 두루두루 살펴본다.
얼마나 비가 많이 왔는지,, 바위는 이끼로 검어졌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흘러가고, 주변엔 발을 담그고 노는 산객들도 있다.
녹음은 절정에 달해 검푸르고.. 향로봉은 여전히 의연한 자태 그대로다.
우리의 산,, 그 품에 안기니 비로소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다.
마냥 앉아만 있고 싶은데,,
머지않아 저 산봉우리를 넘고 비봉 능선을 넘어 북한산 계곡으로 갈거다..
은평 뉴타운도 변함이 없네..
올 추석 무렵엔 지리산에 들 수 있을까,, 기회만 된다면 그러고 싶은데. 생각은 거창하다,,추석 전엔 지리산 추석 후엔 설악산.
그나저나 체력이 될랑가 모르겠다.
유럽여행의 여파로 체중이 좀 빠졌다.. 따라서 기운도 딸린다. ㅋ
산을 오르는 도중 내리는 비로 바위가 너무 미끄러워 생각보다 일찍 하산하기로 했다.
약수터에서 물 한잔 마시고 사가지고 올라간 떡 한 팩 먹고 하산한다.
산노을도 체중이 좀 빠졌다.
객지에서 노숙을 하고 다녔으니 안빠지면 이상한거다. 그렇다고 잘먹은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지~
길은 흘러내리는 물로 모든 흙이 다 씻겨나가 돌과 바위만 앙상하게 남았다.
길 잃은 돌덩이를 만나면 발로 밀어내며 걷는다.
때로는 돌덩이를 들어다가 흙이 파인 자리에 놓아주기도 하며 내려간다.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망가져버린 길들을 좀 만져주고 싶다.
나 하나의 힘은 미약하지만 여러사람들의 힘이 모아지면 금방 다시 좋아질것이다.
실제로 그런분들이 아주 많다.
아주 참 좋다.
우리 둘이서만 조용하게 산 길을 걷는다.. 여유, 이런 여유가 그리웠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산하가 주는 행복감은 다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오늘 갑자기 북한산 주능선길이 걷고 싶어졌다. 그냥 괜히 생각난다.
이제 그만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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