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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일지

보현봉을 가보자~

by 혜산 2009. 11. 8.

2009년 11월 7일 토요일

놀토가 아니라서 느직이 한시에 일행을 만나 버스를 탔다.

오늘은 특별히 북한산을 남쪽에서 올라보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아주 오래전에 가 본 기억밖에 없는 그 곳.

평창동에서 버스를 내리고보니 예전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디가 어딘지 생소하기만 한데,

길을 물어 으리번쩍한 주택가를 바라보며 (입 벌리고 구경하기) 이십여분이나 올라야 겨우 산 아래 근접한다.

북한산이 국립공원이건만 어떻게 그 높은곳까지 건축허가가 났는지 차 없이는 도저히 살 수 없는 곳까지

주택들이 하늘높이 군림하고 있다.

 

가을은 이제 산 아래까지 내려와 길가 느티나무를 가을빛으로 물들였다. 

 

저~기 멀리 보현봉이 아득히 바라보인다.

 

크고 으리으리한 집들 사이로 가끔 오래된 낡은 집들이 섞여있기도 하다.

 

작은 형제회 수도원을 지나 약 십 분정도 더 오르면 비로소 산 아래에 도착한다.

 

며칠 전 추웠던 기억을 잊고 이제는 땀이 뻘뻘 흐를만큼 더운 날씨이다.

내일 비가 오려고 더 무더운듯 하다.

 

무슨 건물인가 하고 내려가 보았더니 삼각산 평창 보현산신각 - 서울특별시 민속자료 3호 - 이다.

매년 3월이면 유교식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산신각 앞 쪽엔 이런 쉼터도 있다. 천막지붕같은 저 바위도 참 특이하다.

 

드디어 산 길로 접어들었다.

 

 

 

 길 아래는 바로 절벽이고 그 아래로 펼쳐지는 평창동 일대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을 참으로 오래도록 다녔지만 이렇게 바라보는 경치는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으니 싫도록 바라본다.

십여분을 오르니 철조망이 길을 막고있다.

 

그래도 요렇게 돌아 어렵지 않게 진입한다.

비법정 등산로라지만 아직도 몰래 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듯 길은 훤히 잘 뚫려있다.

토요일이라는게 실감이 나지않을만큼 조용한 산 길이 무지하게 좋고 또 좋다.

 

잠시 쉬어가며 바라본 비봉능선이 좌측의 비봉부터 문수봉까지 한 눈에 쫘악 펼쳐진다.

남쪽에서 비봉능선 바라보기는 처음이라 감개가 무량하다..

 

 

 

약간 흐린 날이지만 평창동과 세검정 일대 그리고 뒤편의 북악산, 능선길의 팔각정이 잘 보인다.

 

오늘의 동행인은 우리 부부와 홍산님, 그리고 김아저씨

 

바위길을 두려워하는 아저씨땜에 능선의 암봉을 버리고 계곡 우회길로 접어들었더니 후회막급이다.

사람이 다니지 않아 쌓여있는 낙엽때문에 당최 길바닥이 보이질 않는다. 눈길 걷기보다 더 힘이 드는것 같다.

 

산 길을 걷다보니 이 곳에 예전에 얼마나 많은 인파로 몸살을 앓았던 곳인지가 느낌이 온다.

시멘트로 때워 만든 계단길이나 바위를 파서 만든 계단도 많고

평평하고 널찍한 곳엔 천막을 치고 장사를 했던것 같은 흔적도 보인다.

이 곳에서 처음으로 산객을 만났다. 우리가 가려던 계곡길은 잡목이 우거져 힘이 많이 든다고 차라리 능선을 오르라 일러준다.

우리에겐 초행길이고 인적이 드문곳이라 이런 조언들은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제 보현봉이 훨씬 가까워졌다. 바로 앞의 봉우리가 좀 높아보이긴 하지만..

호젓한데다가 경치까지 좋으니,, 지는 해가 걱정이 아니라면 마냥 머물고만 싶은곳이다.

 

보현봉 왼쪽 뒤로 문수봉이 빠꼼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저 곳을 오를 수가 있을까.. 해가 짧아서 문제다.

 

부지런히 오르고 또 오르자..

 

 두번째로 만난 팀이 우리 앞에서 걷고있다. 그 분들은 형제봉쪽 하산한다고 하여 갈림길에서 헤어졌다.

오늘 모두 합하여 다섯사람을 만났다.

 

암자가 있었음직한 너른 터엔 누가 비박을 했었는지.. 홍산님이 빨래집게를 하나 주웠다.

 

이제 보현봉이 코 앞이다.. 보현봉은 이렇게 남쪽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훨씬 더 멋있다.

 

당겨본 보현봉 -우측 꼭대기의 잠수함처럼 생긴 바위가 잠수함 바위인가.

산불감시 안테나 옆에 웬 사람 하나가 계속 뭔가 작업을 하고 있어서 공단직원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를 잡으러 달려 내려오기엔 길이 너무 험해보인다. ^^

 

왼쪽 문수봉아래 문수사와 능선에 대남문이 보이고, ,

이제는 구기동쪽 골짜기에서 떠드는 사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여기에서부터 저 보현봉 바로 아래까지 가는 능선길은 약간 험하다. 그 곳에 우회길이 있다.

 

김아저씬 여기서 엄청 얼었다. 앞으로 이런 길이라면 두번다시 가지 않겠다고.. ^^

 

 

보현봉 바로 아래 도착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한 번 올라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바위란 아래에서 보는것과

직접 붙어보면 많이 다르다는것.. 경험해본적이 있다. (위험한 짓 절대 금지!!)

 

보현봉 정상을 밟아보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접고 돌아선다.

보현봉을 왼쪽으로 돌아 옆구리를 걷다보면 대남문에서 구기동쪽 하산길인 계단과 만나게된다.

 

문수봉에 구조헬기기가 떴다.

 

요즘엔 길에 쌓인 낙엽때문에 골절사고도 꽤 많을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두번이나 발목이 꺽일뻔했기에.. 많이 조심을 해야했다.

 

4시 30분 대남문도착 

 

문수봉을 우회하여 청수동암문 안으로(밖인가?) 들어섰다.

야호~ 이젠 해가 져도 걱정없다. 여기부턴 우리 마당이니까..훗

승가봉에서 보온백에 넣어간 따뜻한 만두를 먹었다. 우리 김아저씨께서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모과주및 산사주도 한 잔씩 거들고나니

이미 해는 져버렸다.

5시 55분 사모바위 도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두운데다 비에 살짝 젖은 바위와 낙엽으로 미끄러워 발길이 무척 조심스러웠다.

끝까지 조심하여 무사히 하산 완료,, 하고보니 참으로 기분좋고 뿌듯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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