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따라 발길따라

설악에서 비맞기.. 공룡능선 종주

by 혜산 2009. 10. 2.

2009년 9월 26일 코스 :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비선대 - 소공원으로 원점회기 산행

25일 밤 11시 연신내 출발

늦은 시간인데도 교통소통이 원활하지가 않다. 다음날로 이어지는 주말의 영향인지.

암튼 두 대의 차가 내부순환도로에서 북부간선도로를 접어들고, 다시 강동대교를 건너 새로 난 춘천 고속도로에 올랐다.

그런데 그만,,

뒷차가 춘천고속도로로 빠지는 길을 놓쳐버렸다.

전화벨이 울리더니 지금 만남의 광장이란다. 으이구.. 십여분을 기다려 다시 뒷차를 만나고

세시간 남짓만에 설악에 도착하여 이른 아침을 먹었다.

황태해장국, 청국장찌개 나는 얼큰 순두부.. 맛은 그저 그랬다.

 

3시 35분 신흥사 출발4시 15분 비선대 통과

 

설악동에서 마등령을 오르는 길은 된비알의 연속이다.

게다가 길바닥은 온통 돌,, 움직이는 돌때문에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간다.

 

4시 35분 깔딱고개 정상

금강굴은 언제 지났는지도 모른다.

오르다보니 금강굴 옆 깔딱고개를 올랐다. 모두들 땀에 푹 절었을만큼 기온이 높다.

원정산행을 앞두고서는 몸관리를 잘 해야하는데 모두를 바빴다던가 술을 펐다든가, 사연이 많다.

뭐 다 그런거지~

올해 육십오세인 연장자께서 특히 많이 힘들어하신다.

 

 

6시 10분 여기에서 사과 한 알먹고,,

 

 

 

 

 

 

 

 공룡능선엔 안개가 자욱하다.

어서 날이 말끔하게 걷히기를 바라는 옆지기에게 욕심을 버리라고,, 비나 안맞으면 다행일거라고,, 그랬는데.. 

 

 

 6시 35분

세존봉이 바로 위로 올려다보이는 곳에 쉼터가 있다.

여기에서 떡도 먹고 물도 마시면서 한동안 쉬어간다.

 

 

 

 

오늘의 일행은 모두 아홉명이다.

우리 가족만 네명, 옆지기에 아들과 사위가 동행했는데 이런 나를 보고 좌청룡 우백호라 든든하겠다며 놀려댄다.

 

 

하룻밤을 못잤더니 모두들 졸리다고 아우성이다.

그런 와중에 조용히 잠자리에 드신 송산님.

 

 

 

 

저 무거운 쇳덩이를 가져올까 말까하고 무척이나 고민했드랬는데, 결국은 들고왔다.

그런데 아쉽게도 공룡은 그 장엄한 모습을 안개속에 감추고 있다.

 

 

 약수터 

 

원래의 샘터는 말라버렸고, 조금 더 위로 오르니 졸졸 흐르는 작은 물이 있다.

모두들 이 곳에서 마른 목을 축이고 물통을 채웠다. 시원한 물맛은 꿀맛~

 

 

단풍은 약간 역광으로 찍으라고 그랬는데,, 빛도 시원찮고 카메라도 시원찮네.

 

 

 우뚝 솟은 세존봉아래 안개에 쌓인 산자락이 무척 신비롭고 아름답다.

 

 

김대장님 폼 좋고~

 

 

돌밭.. 을 지나고

 

9시 10분

- 한발 먼저 마등령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 아들을 만났다.

 

 

오우~ 드디어 마등령,, 첫번째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또 먹자~~ 누군가가 배낭에서 이슬이를 꺼냈다.

난 원래 산행중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분위기땜에 한 잔 마셨다.

한 잔의 소주맛은 너무나도 쓰디쓰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을 오르기 시작한다.

돌무더기 오름길을 오르고 - 돌 굴리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첫번째 봉우리가 나한봉인데, 사위를 분간하기가 어려우니 어떤바위가 나한봉인지 아리송하다.

 

 

음,, 이 곳이 나한봉일까.

지난 가을 이 곳에서 사방의 멋진 경치를 조망하면서 찍었던 기억을 되살려 다시 포즈를 잡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안개뿐이다.

 

 

단풍철엔 빨간 옷은 피하는게 좋다는거..

 

 

길은 작년보다 더 정비가 잘되어있는듯,, 길에도 돌이 깔려있다.

 

 

쇠 줄 잡는 구간은 여전하지만.. 이런곳에선 곧잘 정체현상이 벌어진다.

반대편 희운각쪽에서 오는 팀들이 아주 많아서 산행이 어렵고 조심스럽다.

 

 

큰새봉을 지나는 길인지..

 

10시 10분 - 1275봉 아래쪽 v골짜기에 도착했다.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그냥 스쳐 지나치던 바위가 더 정겨워 보인다는것 외에는.  

 

 

 

 

 

 

 

 

 1275봉 오르는 길 - 정상까지 이십분이 걸렸다.

 

 

10시 44분 1275봉 정상

이 곳에서 점심을 먹느냐 마느냐로 의견 조율을 했는데, 대부분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여 그냥 통과하기로 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자리깔고 다리 쭉뻗고 쉬었으면 했는데, 그나마 하늘이 허락치를 않았다. 

출발하려는 참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거다.. 이런 덴장!

대충 배낭커버나 씌우고 출발했는데, 웬걸 비는 점점 기세를 더해가면서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 번 산행을 준비하면서 여러날에 걸쳐서 일기예보를 보았지만 비소식은 전혀 없기에, 우비는 얌전히 집에다 두고 왔는데..

오히려 이런 산행이 처음이신 분들은 우비를 다 챙겨왔더라는거.

또다른 교훈을 얻었다. 자연 앞에 겸손할것! 대장님 말씀 잘 들을것!

 

비가 내리고부터는 정신없이 걷기만했다.

신선대는 왜이리도 먼것인지.  가끔씩 비가 그치기도 했지만 카메라는 꺼낼 엄두도 못내고 그냥 직행했다.

신선대 내리막 험한 코스는 비에젖은 바위때문에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그래도 이 곳만 지나면 공룡능선도 끝인걸.

간신히 희운각 삼거리에서 김대장을 만나고 일행을 기다리는데 젖은 몸이 추워온다.

매실주를 꺼내 육포와 함께 선채로 나눠먹으니 조금 속이 뜨뜻해지는듯하다.

후미를 기다려 출발하는데, 대피소마다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비는 계속 오락가락하고 천천히 걷기에는 젖은 몸이 너무 춥기에, 우리는 쉴틈도 없이 점심도 굶은채 수많은 사람들을 추월하여 비선대로 향한다.

 

 

오후 세시 - 비선대 도착-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서야 비는 완전히 그쳤다.

 

 

야속한 하늘..

 

 

 

 

설악산이 처음이라는데 날씨 땜에 뭐 별로 본것은 없나보다. 그래서 담에 또 가야 한단다.

 

 

지루하고 또 지루한 비선대에서 소공원까지 3km의 길 - 발바닥이 아프다-

 

후미가 도착하는걸 보고 우린 대포항으로 회뜨러 나간다.

커다란 광어 한마리 잡고 그밖에 몇몇 잡고기들과 오징어회를 가지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나니 고기도 술도 시들하고,, 왜이리 졸린겨~~ 

점심으로 싸가지고 간 밥을 저녁으로 먹었다.

 

 

 

이튿날 아침 짐챙겨서 떠날 준비 중.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미시령을 버리고 일부러 양양을 거쳐 조침령을 넘는다.

 

 

여긴 어디??

 

진동리 아침가리 계곡에서 커피한잔 끓이는 중이다.

 

 

 커피맛 좋고,, 분위기도 좋고~~ 

 

 

마른안주가 있기에 이슬이도 한 잔.

 

 

막국수 집에 왔다.

허어,,김대장님, 장난감 총들고 좋댄다~~ ^^

 

 

서비스로 주는 도토리전에 동동주 한사발 들고 보니 기분이 훨훨~ 날아간다.. 

인심도 후하고 맛도 좋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김대장은 농사지을 씨옥수수까지 얻어서 챙겼다)

 

이 곳 진동리에서 출발하여 홍천에서 춘천고속도로를 타니 일산까지 채 세시간이 안걸릴만큼 빨랐다.

길은 갈수록 좋아지누만..

비는 맞았어도 즐거웠던,, 그러나 아쉬움도 컸던 산행이었다. 

돌아와서 보니 비에 젖은 빨래가 한보따리다. 흐미.. 

'산따라 발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10.24 용문산  (0) 2009.10.28
2009. 10. 18 월악산  (0) 2009.10.20
방태산 주억봉  (0) 2009.08.21
2009년 시산제 3월 14일  (0) 2009.03.19
치악산 종주 2008년 11월 8일  (0) 2008.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