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산 등산을 마치고 휴양림에서 첫 날밤을 시원하게 잘~ 잤다. -추워서 보일러를 약간 돌려야 했다-
이튿날은 점봉산 트래킹이 예정되어 있는데, 아홉시까지 도착하면 숲해설가와 함께 트래킹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엷은 안개가 살짝 드리운 아침가리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은 환상적인 모습이다.
이제까지 다니던 어떤 계곡도 이렇게 아름답지는 않았던 듯..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람이 불때는 소가 날라갈 지경이라서 이름붙었다는 쇠나드리를 지나 조침령 터널 입구에서 좌회전을 하면
드디어 점봉산으로 향하는 외줄기 길이다.
아직 몇km 구간은 비포장 길이지만 길은 널찍하다.
기린초등학교 진동분교를 지나고 주차장에 도착하면 마을 사람이 주차료를 받는다.
22년 동안 입산이 통제됐던 산림유전자원 보호림 점봉산 곰배령 일부 구간이 개방된다. 점봉산은 한반도 식물군의 남방계와 북방계가 만나는 남한 유일의 원시림 지역으로 우리나라 식물 4275종의 20%인 855종이 서식하고 있어 1987년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또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숲’ 상을 받았다.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는 최근 강원 인제군 기린면 주민들과 점봉산 내 곰배령 일부 구간을 개방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보호 관리하는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개방구간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 삼거리~곰배령 5.5㎞로 15일부터 개방된다. 생태계의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월·화요일과 산불 조심기간인 2월1일~5월15일, 11월1일~12월15일은 입산이 통제되고, 1일 3회 150명
만 입산이 가능하다. (한겨레신문)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면 미리 예약된 인원을 확인하고 등에 '숲사랑'이라고 쓰여진 노란색 조끼를 나누어준다.
즉, 허가증이라고.
길을 걷기 시작하자마자 넓고 시원한 계곡에 눈을 빼앗긴다.
그야말로 옥수가 쏟아진다.
길은 대부분 이런 정도의 편한 길이다.
경사도 별로 없어서 노약자 모두 쉽게 오를 수 있다.
게다가 거의 정상부근까지 빼어난 경치의 계곡이 따라오니 거의 환상적인 트래킹코스이다.
아주 많다는 흰물봉선, 그러나 별로 많이 보지는 못했다. 야생화에 신경을 덜써서일까.
겨울이면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려 설피 없이는 살지 못한다는 설피밭 강선마을을 지나 본격적인 트래킹코스가 시작된다.
징검다리가 놓인 계곡은 발을 담그고 잠시 쉬어가도 좋다. (다만 발이 조금 시렵다는거..)
하나 둘 조끼를 벗기 시작하더니, 여기에서 전부 벗어서 배낭에 집어넣는다.
조끼는 하산시 명단 대조와 함깨 반납한다.
간식타임이건만,, 모두들 다리 털기에 바쁘다.
이 산엔 어쩐일인지 무는 파리가 많다. 나도 종아리에 두어방 물렸는데 파리가 물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속새라고.. 지난해 숲체원에서 많이 보았건만 이름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어느님의 블로그에서 컨닝했다.
염아자
앉은부처(앉은부채)는 정상 부근에 많이 자라고 있다.
정상부근에 도착하면 갑자기 하늘이 훤해진다. 키 큰 나무들이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둥근이질풀이 가장 흔하게 눈에 띈다.
저 앞봉우리가 작은점봉산이라고 한다.
설악의 대청봉이 또렷이 보인다.
반대편 가칠봉을 배경으로 다정스런 두사람이 섰다. (이 여인은 이제 태평양을 건너가 다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일흔 노인에서 8살 어린이 모두 정상까지 다 함께 올라온 우리 가족들 -아직 몇 명이 빠져있다-
가까이 당겨 본 대청과 중청 - 중간의 중청대피소도 보인다.
온 가족이 기념촬영을 마쳤다~
가칠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보인다. 조금 부럽기는 하지만 뜨거운 태양이 무섭기도 하고
또다른 일정땜에 등산은 포기했다. 이제 하산이다.
울엄니,, 왕복 10km의 트래킹을 쳐짐없이 완벽하게 완수하셨다.
엄니 왈 '너 아버지랑 함께 가니까 힘이 하나도 안들더라..' 아직도 마음 속에 아버지를 모시고 사신다.
양치식물 관중이 군락을 이룬 곳
하산 후 회뜨러 동해로 향했다. 조침령터널을 지나면 양양은 금방이다.
산 아래로 내려가니 어찌나 덥던지..
-다시 방태산 계곡으로-
여기는 방태산 휴양림 우리가 묵었던 통나무집 '멧돼지'동 바로 앞 계곡이다.
두고 떠나기 정말 싫었던..
아깝다 아까워..
어찌나 좋다고 자랑을 해 댔던지 딸아이가 저녁때 차로 달려왔다.
정작 물이 너무 차서 들어가 놀지는 못한다고 '그림의 떡'이라고 그러네. ^^
아침나절엔 등산객을 실은 버스가 들어왔다.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산으로 향하는 모습이 참 보기좋다.
한 편 마음속으로 '오르려면 고생 짭잘히 할껄~~' 요런 생각이.. ㅋ
가기 싫은 발걸음을 돌려 서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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