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8일 불광사 ~ 탕춘대능선 ~ 구기터널 입구
그동안 뜸했던 산행을 오후나마 짬을내어 결행한다.
늘 같이하던 김대장이 갑작스런 약속으로 2년만에 처음으로 불참했다. - 그렇게 산에 가고 싶어했는데.
비 온 뒷날, 그것도 69년만의 폭우였던탓에 산야는 아직도 그 습기를 머금고 서서히 증발시키고 있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계곡에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하늘은 습기를 머금어 뿌옇게 보일뿐이고..
한 고개 올라 나무그늘에서 쉰다. 습기가 많아그런지 땀이 엄청 흐른다.
바위또한 미끌미끌하여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무명봉에서도 여기저기 흘러내리는 검은 물줄기들
언제나 그렇듯이 향로봉이 야시시한 자태로 우리를 내려다본다.
저 깔딱고개를 올라갈 예정이었지만 바우가 너무 미끄러워 하산 시의 안전이 우려되므로 오늘은 안전코스로 가기로 했다.
집에서 나설때엔 청수동암문 너머 산성길로 하산할 마음의 준비를 했건만.
저 카메라가 왠지 수상하다.. 며칠전 집에 있던 카메라를 들고 충무로에 다녀온 이 후 렌즈를 바꿨는지.. 렌즈 크기가 달라보인다.
내가 카메라에 별 관심이 없고 잘 모른다는 약점을 이용하여 스리슬쩍 바꿔치기 (물론 돈 더주고) 한것만 같다.
내 잔소리가 듣기 싫은게지. 실은 잔소리가 아니고 조언인데.
그래~ 모른척 눈감아주자. ^^
가는 길마다 넘쳐나는 물 물 물..
나는 쪼그만 디카를 들고 두 남자를 모델로 담는다.
물은 어찌나 맑은지,, 그저 바라만보아도 좋다!!
향림담에 도착했다.
평소에도 마르는 일은 거의 없지만,, 제법 폭포가되어 흘러내리고 있다.
물살이 제법 거세다. 여기의 약수는 음용금지 판정이 난지 오래다. 참외를 물에 씻어 껍데기채 아그적 씹어먹었다.
요즘 유행하는 저 바지가 확실히 몸매를 돋보이게 해준다. 숏다리도 롱다리처럼, 어쩐지 전문 산악인처럼,, 그렇게 보인다는거.
그러나 배나온 아자씨들 조심하여 착용할지어다. 아무나 어울리는거 아님..ㅠㅠ
확실히 비교되는 두 바지.. 울 남푠 입고싶다고 사달라고 또 야단이다.
몸매땜에 안된다고,, 그동안 강력히 주장해왔던 바.
이 날 결국 하산길에 하나 장만했다. 에라 모르겠다~
향림담에서 바라본 계곡
향림담 바로 위에있는 이정표 - 이제 1km온겨~
여기에서 족두리봉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다가 좌회전. 고갯마루 사거리에서 향로봉길을 제외한 좌측 탕춘대 능선쪽으로 접어든다.
저 산허리에 난 길을 따라가다가 오른쪽은 탕춘대 능선으로, 왼쪽으로 오르면 비봉이다.
족두리봉의 어여뿐 모습 - 저 꼭대기에 나무인척하고 서있는 안테나겸 산불감시용 카메라,, 저것이 눈에 가시같다.
족두리봉의 남릉은 릿지 좀 하신다는 분들은 꼭 찍고 올라오는 스릴만점의 바윗길이다.
먹자타임~~ 오늘은 건전하게도 술이 없다. 김밥먹고 사탕으로 입가심 (저양반,,사실은 내일 치과가는 날이다. 당분간 금주령이 떨어졌거등~
탕춘대능선길 - 완전 운동장 트랙이다.
완만하고 넓은 길이라 노약자코스로 딱이다. 오죽하면 이 곳에서 마라톤을 하는 분이 계실라고..
주말이면 엄청난 인파가 이리 저리 쓸고 다니는 길. 거기에 폭우까지 더해져 나무들은 뿌리가 다 드러났다.
제발 정해진 길로만 다녔으면 좋으련만..
탕춘대 성곽길
이 나무는 병에 걸렸던 것일까..남다른 몸뚱이를 하고도 굳세게 잘 자라고 있다.
족두리봉과 향로봉
구기터널 입구로 내려가는 길을 놓치고 -이야기하며 편한길을 걷다보니- 다시 되돌아 가고있다.
하마트면 상명대까지 갈뻔했다~
하산길은 매우 짧다. 탕춘대 약수를 지나 십여분이면 하산완료다. 여기에서 비봉까지 2.4km
이 계곡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가면 계곡길로 향로봉이나 족두리봉으로 갈 수 있고, 오른쪽으로가면 탕춘대능선으로 곧장 오를 수 있다.
구기터널 산행 들머리에도 폭포가 흐르고 있다.
차를 타고 지나치는 사람들은 모를것이다. 바로 길 가에 이런 옥수가 흐르는 계곡이 숨어있다는것을.
콘크리트 담장이 높아 키가 작은 어린이들은 들여다 볼 수도 없다. 이왕이면 속이 들여다보이는 예쁜 담장이면 더 좋았을겄을..
오늘은 아주 짧은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좋다.. 뿌듯하다!! ^^*
'북한산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10.5 의상능선 (0) | 2009.10.13 |
---|---|
북한산 숨은벽 (0) | 2009.09.07 |
오랫만에 찾은 숨은벽 (0) | 2009.06.29 |
철쭉이 활짝 피었다!! 2009.4.29 (0) | 2009.05.01 |
수요산행 - 불광사~ 비봉능선~산성입구 (0) | 2009.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