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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산 종주 -( 세석~천왕봉)

by 혜산 2008. 1. 4.

 

 

세석대피소에서 점심도 역시 야외에서 한다.

바람이 불어대려면 눈이라도 그쳐주면 좋으련만,, 쌓이는 눈 때문에 많이 성가시다.

점심메뉴도 떡라면.. 샘은 평소보다 많이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다녀오신 분의 말에 의하면 약 150m정도 걸어야 한다고..

너무 추운 관계로 서둘러 식사를 마치자마자 다시 길을 떠난다. 촛대봉을 향하여~

 

오후 2시 10분 세석대피소를 떠난다.

 

힘겹게 오른 촛대봉은 그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사진이고 뭐고 나는 얼른 바위뒤로 숨어야했다. 

눈보라가 점점 거세지자 좀 불안한 마음이 든다.

장터목까지 두시간 반정도의 거리지만 이런 악천후에서의 산행 경험이 거의 없다보니.. 체력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3시 45분 연하봉  - 어쩌다 머리가 백발이 되었나며 김대장이 놀린다. ㅎㅎ

연하봉에 도착하니 비로소 한숨이 놓인다.

 

 

 

 천지에 눈이 쌓여 있어도 목은 마르다.. 김대장

 

한시간을 더 걸어 4시 45분 장터목에 도착했다.원래 계획은 이 날 중으로 천왕봉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벽소령에서의 출발 시간이 늦었고,, 날씨도 좋지 않았고,하여 천왕봉은 내일 오르기로 하고 일찌감치 대피소에 짐을 풀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장터목은 백무동이나 중산리에서 오른 산객들로 여전히 붐빈다.

혼잡한 시간을 피하여 취사장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도 하고 이런 저런  안주로 남은 술을 모두 비웠다.

이웃을 잘 만난 덕분에 부족한 술도 한 잔 얻어먹고 과메기 맛도 보았다.

이런것도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ㅎ

종주를 하면서 재미있는 것은 산행 중에 한 번 만나기 시작한 사람들은 산행이 끝날때까지 계속 만나진다는 것이다.

산이 맺어주는 커다란 인연..

 

장터목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바람이 거센 곳이다.

밤새 우는 바람소리에 남자들은 잠을 설쳤다고 한다.

밤늦게 마신 커피 탓인지 나도 밤 잠을 설치고 잔뜩 부은 얼굴로 느직이 일어났다.

장터목에서 자고 일어나면 너 나 할것없이 모두들 얼굴이 붓는다. 워낙 고지대라서 그런지..

인스턴트 국에 밥을 말아서 들이키고 짐을 챙긴다.

이제 천왕봉을 올라야 하는데,, 거센 바람이 무섭기만하다.

 

2007년의 마지막 날 오전 8시 57분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한다.

  

몸은 부어올라 뻑뻑하고 몇 걸음 옮기는데에도 숨이 차오른다.

이런 상태로 거센 바람을 맞으며 어찌 천왕봉을 오를 것인지가 걱정스럽다.

 

앞서 간 이의 발자욱이 없다면 길을 잃을 지경인데,,

새벽에 천왕봉을 오르려던 사람들은 중도에 포기하고 도로 내려오기도 했다.

 

 

제석봉 오르는 길..

본격적으로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한다.

 

 

 

 

 

 

 

 9시 15분 제석봉

 

 

 

 

 

 

 

 

 

이슬을 먹고있는 사슴인가.. ㅎㅎ 김대장은 스틱도 짚지 않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로 체력을 과시한다.

 

 

 

 

 

  

 

 9시 53분 통천문

 

  

천왕봉 오르는 마지막 고비 - 천왕봉에 다가갈수록 눈보라는 거세진다.

 

 

아.. 정말 대단한 눈보라였다!

 

드디어 천왕봉에 올랐다..

후다닥 릴레이 하듯이 증명사진을 박는다.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정신없기는 매한가지.

 

무거운 이백이를 장터목에서부터 목에걸고 올라온 의지의 싸나이..

덕분에 사진은 남았다..

이 날 오후부터 천왕봉을 오르는 것도 금지되었다고 한다.

 

10시 20분 하산

아껴두었던 술 한병으로 정상주를 하려던 계획은 접어버리고 도망치듯 하산길로 접어들었다.